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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대만 총통이 일본 희극인의 죽음을 추모한 이유 

“코로나19로 美 해군 못 믿어… 자위대에 ‘추파’ 던지는 것(일본 정부 관계자)” 

바이러스가 초래한 동중국해 안보 불안… 일본 역할 커질 수도
항모 11척에서 코로나19 감염 시 미군은 더는 세계 경찰 아냐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 71)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음성 판정을 받은 승무원들이 육지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UPI/연합뉴스
4월 3일 오전 9시 반부터 도쿄 이치가야에 있는 방위성에서 고노 다로방위상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방위성의 기자회견은 보통은 좁은 회의실에서 진행돼 왔지만, 이날만큼은 기자들의 보건을 고려해 A동 11층에 있는 ‘제1성의실’이라는 널찍한 방을 사용했다. 창밖 마당에는 벚꽃이 만발했지만, 회견장 안은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엄동설한과 같은 분위기였다.

고노 방위상이 엄중한 표정으로 모두 발언을 이어갔다.

“먼저 아키타(秋田, 일본 북서부 아키타 현의 시) 주둔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입니다. 보건소가 실시한 적극적 역학조사에 따르면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4월 1일과 2일에 새롭게 1명씩이 추가됐습니다. 현재 현직 자위대원 21명과 3월 31일 자로 퇴직한 전직 대원 등 총 22명이 자위대 내의 (첫 번째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그중 20명에 대해서 PCR검사 결과가 나왔으며, 1명이 4월 1일에 양성판정을 받아 확진자는 총 2명이 됐습니다. 새롭게 양성으로 나타난 대원은 4월 2일에 의료 기관에 입원했으며, 밀접접촉자 22명 중 검사가 남아있는 2명에 대해서는 현재 일정조정 중에 있습니다.

또 3월 30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대원의 동선을 조사한 결과, 1월 10일부터 3월 25일까지 다가조(多賀城, 일본 북동부 미야기 현의 시) 주둔지에서의 훈련에 참여했으며, 훈련에 함께 참여했던 대원들에 대해 현재 청사 내 격리 또는 자택 대기를 명령했습니다. 이들 대원에 대해서는, 관할 보건소와 함께 PCR검사의 실시와 그 밖의 향후 조치에 대해 조정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일본을 방어하는 25만 명의 방위성 자위대 내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생긴 것이다.

방위성 자위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방위성은 동일 업무에 관해 ‘A반과 B반’으로 나누는 2교대 체제로 전환했다. 하루걸러 혹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는 등, 향후 만일 어느 반에서 감염자가 나와도, 업무가 정체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자위대 내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


▎4월 1일 일본 방위성 신입 직원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아 고노 다로 방위상의 훈시를 듣고 있다. / 사진:AFP/연합뉴스
자위대 운용 방식에 관해서도 질문이 날아왔다.

기자_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방위성은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좀처럼 텔레워크(telework, 자택근무) 등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2교대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이 외에도 코로나의 대책으로 채택되고 있는 대응을 가르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노 방위상_ “당연히 손 씻기에 힘쓴다든가, 혹은 접촉을 피한다든가, 2교대로 할 때도 거리를 둔다든가 하는 원칙적인 일은 하고 있습니다. A팀, B팀으로 나눠 어느 정도 업무를 할 수 있는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부분이 있겠지만, 한 사람의 감염으로 전체로 확산되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소 효율성이 떨어져도 감염 확대를 방지하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방위성 자위대에서는 최근 또 하나의 심각한 고민이 부상하고 있다. 그것은, 미군 내에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그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져 고노 방위상을 긴장시켰다.

기자_ “주일미군에 관해 묻겠습니다. 요코스카 기지의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에서도 승무원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또 ‘히스판 TV’라는 스페인어 방송에서는 미 국무부가 안전보장상의 이유로 감염자 수를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 내에서는, 3명의 감염자로 인해 항해 중에 단기간에 90명 이상으로 퍼졌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주일미군은 일·미 간의 지위협정에 따라 입국 시 일본 정부에 의한 검역도 받지 않고, 미군 기지를 통해 일본 국내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방위성은 주일미군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정보를 상세히 공유하고 있습니까? 또한 외무성이 미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들이 자유롭게 일본 국내에 출입할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일미군이 일본 내 방역 ‘구멍’으로 지목


▎2월 16일 일본 자위대가 요코하마 항에서 격리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승객들을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AP/연합뉴스
고노 방위상_ “주일미군 내의 감염자도 일본의 보건소와 정보 공유는 돼 있습니다. 또한 주일미군이 미군 시설에 입국하는 경우는, 미국 측이 일본의 검역과 같은 조치를 현재 취하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19의 감염 방지는 미국 측이나 주일 미군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므로, 거기는 확실히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_ “항모에서도 감염자가 나오고, 특히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는 집단 감염이 있었다고 하는 등 상당한 인원 수에 영향이 있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감염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기고 있는 상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세의 불안정성을 피하기 위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정책이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노 방위상_ “현시점에서 주일미군의 문제가 있다고는 인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에스퍼 국방장관도 감염자가 나오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미군의 위기관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발언했습니다.”

기자_ “미 국방성이 개별 기지나 부대 등의 감염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표명한 것에 관해 질문 드립니다.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 등에서는 계속 정보를 공유한다고 발표도 하고 있습니다만, 이 방침이 주일 기지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설명이 있었습니까?”

고노 방위상_ “주일미군 내의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해서는 현지의 보건소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위성도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정보는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_ “지난번 회견에서도 감염자는 총 8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돼 일본 측에 통고된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고노 방위상_ “미군의 세계적인 통일된 지침으로서, 기지마다의 감염자 수는 발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므로, 일본 측에서 거기에 반하는 발표는 삼가고 싶습니다.”

기자_ “실제로 통고가 있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고노 방위상_ “대답한 대로입니다.”

더 세세한 문답이 오갔지만 생략하겠다. 고노 방위상은 2002년 4월 아버지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자민당 총재)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제공했다. 그래서 흥분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이날도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참고 견디며 답변을 이어갔다.

예전 외무상 시절에는 고노와 기자의 다툼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의 남관표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TV 카메라 앞에서 호통을 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버지 요헤이씨는 김대중 대통령과 평생의 친구 관계에 있었지만, 자민당 총재로 있으면서도 일본 총리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아들인 고노 방위상은 기자에게서 아무리 곤란한 질문이 나와도 인내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무대응 “사실과 달라”


▎3월 30일 일본 도쿄의 한 실외 전광판에 유명 희극 배우 시무라 켄의 부고를 알리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 사진:REUTERS/연합뉴스
방위성 자위대가 코로나19 문제와 처음 연계된 것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동북부대를 중심으로 연인원 2700명의 대원을 파견했을 때였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는 2004년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가사키 제조소에서 건조한 길이 290m, 11만5875t의 호화 여객선이다. 객실 수는 1337개이며, 그중 960개는 오션뷰, 748개는 전용 발코니가 있다. 영국의 P&O사가 소유하고 있지만, 2014년 이후는 일본을 중심으로 항행을 하고 있었다.

문제가 된 여행은 1월 20일부터 2월 4일까지 16일 동안 이뤄졌다. 탑승 비용은 창문이 없는 안쪽의 방이 1인당 25만 엔으로 가장 저렴하다. 가장 비싼 스위트룸은 1인당 138만2000엔이다.

1월 20일 오후 5시, 승객 총 3700여 명이 요코하마 항에서 16일간의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1월 25일 오전 7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는 ‘춘절’시즌으로 혼잡한 홍콩에 입항했다. 그러나 여기서 70세의 홍콩인 남성이 신체의 불편을 호소해 하선했다.

검사 결과, 이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됐다. 배는 예정을 하루 앞당겨 2월 3일 요코하마 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승객과 승무원을 합해 3711명은 선내를 벗어나지 못했다.

상황이 일변한 것은 2월 5일의 이른 아침이다. 선내에 승객들을 경악시키는 방송이 나온 것이다. “273명의 검역 결과 이 중 10명에게서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이 배의 승객 전원은 후생노동성의 지도로 앞으로 14일간 선내에 머물게 됐습니다. 그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바로 여기서 지옥의 14일이 시작된 것이다. 3월 1일 모든 승객과 승무원의 하선이 완료됐지만, 3월 28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감염자는 712명, 사망자는 10명에 달했다. 죽음의 크루즈가 돼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자위대가 맡은 임무는 선내 소독, 진료 및 약 배부, 약 분류, 양성판정 환자의 이송 등 4개 업무였다.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례 없는 임무였다.

나는 이때의 상황에 대해 방위성에 갈 기회가 있을 때 관계자에게 잡담처럼 물어봤다. 그러자, 다음과 답이 돌아왔다.

“전원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이중 장갑을 착용하고, 방호복의 이음매 부분은 모두 접착테이프로 막는 등 감염으로부터의 보호는 철저했습니다. 함께 작업했던 후생노동성 사람들이 놀랄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2명의 감염자가 나왔지만, 우리 자위대원은 감염자가 제로였습니다.

가장 먼저 마주친 곤란은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자위대의 업무는 그곳이 어디든 무선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기본으로 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통신망 설치 업무를 최우선으로 진행했습니다.

이후 대특수무기위생대까지 투입했습니다. 생물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대의 정예 부대입니다.

요코하마 항의 크루즈선 옆에 자위대 구급차를 준비시켜 수송 지원을 했는데, 4대의 주행거리는 총 1만km를 넘었습니다. 2700명이 숙박한 곳은 인근에 임차해 정박시킨 2대의 대형 페리선이었습니다.”

관계자의 말을 요약하면, 자위대는 이를 실로 전례가 없는 ‘국가적 위기’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외 미디어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를 ‘요코하마 타이태닉호’라고 야유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인식이었다.

그 후에도, 방위성과 자위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가 이어졌지만, 최근 다시 한번 그들의 내부적 긴장감을 확인하는 기회가 있었다. 3월 30일 저녁 나는 아베 정권의 방위 관계자와 만났다.

미 항공모함 2대, 코로나19로 ‘셧다운’


▎2018년 8월 1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대만·미국 영화제 연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사진:REUTERS/연합뉴스
전날 심야에 ‘일본의 희극왕’으로 불렸던 희극 배우 시무라 켄(향년 70세)이 코로나19에 걸려 급사했다. 그러자 3월 30일 아침 속보가 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어로 추모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무라 켄씨, 국경을 초월해 대만인에게 많은 웃음과 기운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 천국에서도 많은 사람을 웃게 해주겠지요.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과거 일본에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후지TV 계열의 시무라 겐 주연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시무라 대폭소]라는 이름으로 대만에서도 중국어 자막으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시무라 켄은 2002년 일본 아시아 항공 광고에서 대만 출신 배우인 가네시로 다케시(금성무)와 공연해 일본에 대만 관광 붐을 몰고 오는 계기가 됐다. 이런 점에서 차이 총통 스스로가 추모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여겨졌다.

필자는 아베 정권의 방위 관계자에게 그 트위터를 보여주며 이런 소감을 말했다. 그러자 그 방위 관계자는, 조금 눈살을 찌푸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다.

“내게는 단순한 한 코미디언의 죽음을 추모하는 메시지로 보이지 않는다. 차이잉원 정권이 중국과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대만이 강경하게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세계 최강의 미군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군을 믿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에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남중국해 미-중 충돌 심해지는 양상


▎북한이 지난 3월 21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때마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6일 타이베이 법안(TAIPEI Act)에 막 서명했다.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에 이처럼 든든한 법은 없다. 이 법은 대만의 외교·국제참가·경제무역의 3개 분야에서 대만의 지위 향상을 뒷받침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만이 WHO(세계보건기구)에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작년 5월에 상원에서, 10월에는 하원에서도 심의가 시작돼 각각 순조롭게 통과됐고,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서명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도 미국이 믿을 수 없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총리실의 방위 관계자가 계속한다.

“왜냐하면 미군 내에서 코로나19가 만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군대 함선이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와 같다. 함 내에 단 한 명 감염자가 나온 것만으로 함선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인도 태평양군 전체가 일시적으로 기능 부전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 틈새를 파고들어 중국 인민해방군이 도발하면 대만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3월 24일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 승선한 3명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판명됐다고 미군이 밝혔다. 이틀 뒤인 26일에는 CNN이 감염자가 25명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8일에는 30명으로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루스벨트 호에는 5000여 명이 승선했으며 베트남에 기항한 뒤 괌으로 돌아왔다. 승선자 모두 격리시설에 수용돼 검사를 받았다.

3월 27일 FOX뉴스는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도 승선 중인 두 사람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항모는 요코스카 기지를 모항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도 요코스카 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코스카 기지도 일시적으로 봉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9일에, 이대로 가면 220만 명이 감염자가 된다며 전 국민을 향해 4월 30일까지 자숙 요청을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이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척의 항모에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군은 더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

당연히 미군도 그런 위기를 잘 알고 있다. 3월 25일에는 미사일 구축함 매캠벨이 대만해협을 넘었다. 다음날인 26일에는 EP-3E 전자정찰기를 대만 남부와 남중국해에 파견했고, B-52 폭격기 2대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떠나 대만 근해를 비행했다. 모두 중국에 대한 위협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도 지지 않았다. 나는 2월에 중국의 한 관계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분노의 말을 들었다.

“1월 11일에 대만 독립을 목표로 하는 차이잉원이 ‘총통’에 재선되고, 게다가 817만 표나 얻으면서 향후 대만 독립 주장을 강화해 갈 것이다. 그의 재선은 예상했던 범위 내의 문제였지만, 1월에 가장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은, 1월 25일 춘절 날에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행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그 이틀 전에 전대미문의 우한 ‘봉쇄’를 단행해, 코로나19로 전 국토가 긴급 사태에 빠져 있었다.

그런 가장 고통스러운 춘절 날에 미군은 상처에 소금을 바르는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그 무자비한 만행 하나만으로도, 올해는 동아시아 해역에서 우리가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한 해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했다.”

지난 3월 26일 정례 기자회견을 연 중국 국방부의 렌궈창신문국 부국장 겸 대변인은 지난 2월 미·중 양군이 해상에서 일촉즉발이었던 상황을 밝혔다.

“2월 17일 중국 해군이 공해 상에서 연례 훈련을 하던 중, 미 해군의 P-8A 정찰기가 중국 측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함대에 접근해 왔다. 이 상황은 4시간 넘게 진행됐고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중국 함대로부터 400여m까지 접근해왔다. 미국 측의 무모한 비행은 프로 군인의 조종으로 보이지 않고 극히 안전을 해치는 행위였다.”

이때는 중국 함대가 미군 정찰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월 3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웨이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긴급 전화통화를 했다. 미·중 양측이 서로 상대 군의 도발 행위를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미·중 국방장관 회담은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월 10일, 미사일 구축함 매캠벨 호가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의 파라셀 제도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단행했으며, 3월 15일에는 항공모함 루스벨트의 전투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였다.

이에 중국 인민해방군도 3월 16일 Jing-500, Jian-11 등의 전투기를 대만 서부 및 남부 해역 상공에 파견하는 야간훈련을 강행했고, 대만 공군이 스크램블을 발진했다.

“코로나19로 북한 생물전(戰) 경각심”

방위성 자위대에게 대만 문제는 센카쿠 방위와 직결된다. 해상 보안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배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던 올해 1월부터 3월에도 변함없이 센카쿠 근해에 밀려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1월 접속수역에 27일 동안 98척, 영해에 2일 동안 8척이 접근해 왔다. 접속수역은 자국 영해와 맞닿은 일정 범위의 수역을 말한다. 연안국은 접속수역 내에서 출입국 관리 또는 위생상의 법령 위반 등을 막는 조치를 할 수 있다.

이어 2월엔 접속수역에 26일 동안 90척, 영해에 2일 동안 8척이 접근해 왔다. 마지막으로 3월엔 접속수역에 30일 동안 101척, 영해엔 1일 동안 총 4척이 출몰했다. 이처럼 중국 국적의 배가 거의 매일 같이 센카쿠 근해로 출몰해서 일본 해상보안청과 ‘격투’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으로서는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의 영토이며, 댜오위 섬(센카쿠 제도)은 대만의 불가분의 영토이다. 즉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불가분의 영토인 셈이다”라는 논리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보면 “센카쿠 열도는 싸울 필요조차 없이 일본 고유 영토”이다. 지금은 해상보안청이 대응하고 있지만, 유사시에는 언제라도 자위대가 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대만 문제에는 특히 예민해져 있는 것이다.

한편 방위성 자위대는 북한에 대한 경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앞서 나온 방위 관계자에 의하면 북한에 관해 경계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고 한다.

첫째, 일본 국내가 코로나19로 긴급사태에 빠져 있을 때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이다. 북한은 3월에도 2일·9일·21일·29일 각각 2발씩 사거리 200~40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일본 열도를 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은 하지 않았지만, 일본은 경계를 늦추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나는 도쿄 이치가야의 방위성 본성의 안뜰에 요격미사일 PAC-3이배치돼 있는 것을 3월에도 목격했다.

또 하나는 생물학 무기로 인한 테러 공포다. 단 하나의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패닉에 빠뜨리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에 재차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자위대가 지난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수행한 임무도 가까운 미래의 생물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필자는 코로나19 문제가 길어지면, 북한 자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은 신체적 약자가 위험해지지만, 국가는 경제적 약자가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북한 위기 가능성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 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특별편집위원

202005호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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