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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패트롤] ‘도시 브랜드 전문가’ 윤경희 경북 청송군수 

“현장에 문제가 있고, 길이 있고, 답이 있다” 

청송사과축제 ‘전국구’로 급부상, 관광객도 500만 명 첫 돌파
축제 접근성 높이고 브랜드 재정립 등 과제 현장에서 발굴


▎윤경희 경북 청송군수가 군청 집무실에서 지난 2년간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청송군
경북 청송군의 특별한 자랑거리는 두 가지다. 하나는 청송사과, 다른 하나는 청정공기다. 전국에 유통되는 사과의 13.2%를 이곳 청송에서 키워낸다. 내륙 지역 특유의 건조하고 일사량이 많은 기후 덕분이다. 2004년부터 열어온 ‘청송사과축제’도 한몫했다. 청송사과는 현재 지역 전체 농·축·임산물 수입 중 6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청정공기도 거저 얻은 게 아니다. 1998년부터 배출가스 기준 초과 차량의 군내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공해 유발 공장의 설립도 금지했다. 1997년 대구환경청의 군내 대기오염도 측정 결과에 따른 결정이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청송의 대기환경이 자연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맑았다고 한다. 이 ‘특산품’ 공기를 지키기 위해 제조업 유치를 일정 부분 포기했던 것이다.

이렇게 특산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오랜 기간 민관이 동분서주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청송의 사과와 청정공기를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이다. 브랜드 파워의 문제였다. 2018년부터 군정(郡政)을 이끄는 윤경희 청송군수의 고민은 어떻게 청송 특산품의 브랜드를 확립해 부가가치를 키울 것이냐에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민선 7기 반환점을 돈 지금, 윤경희 군수의 브랜드 정책은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새로 고안한 도시 브랜드 ‘산소카페 청송군’이 ‘2020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도시 브랜드 부문 대상을 받은 것이 단적인 성과다. 이에 질세라 청송사과축제도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전국 35개 ‘문화관광축제’ 중 하나로 지정돼 국비 보조금 지원을 받는다.

군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도 있다. 2018년 한 해 청송을 찾은 관광객은 543만 명으로, 2017년(450만 명)에 비해 20%가량 늘어났다. 이들이 군내에서 지출한 금액도 730억원으로, 1년 새 47% 늘었다(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 관광통계 조사).

전국 농어촌 지자체 평가 ‘전국 2위’

윤경희 군수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비결이 뭘까. 군내에서는 윤경희 군수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현장 중심 소통행정’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경희 군수는 임기 첫날부터 취임식도 거른 채 전 읍·면의 민생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민선 7기 군정을 시작했다. 2018년 당시 제7호 태풍 쁘리빠룬의 북상에 따른 피해현장부터 살폈다. 윤경희 군수가 허리를 숙이고 군민과 눈높이를 맞춰나가는 데 있어 의미가 있었던 첫 행보였다.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청송사과축제 장소를 용전천변으로 과감하게 옮긴 것도 중대한 전환점으로 인식된다. 윤경희 군수는 “축제란 지역민이 먼저 흥을 돋우고 어우러져야 타 지역민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판단, 축제 장소를 청송읍내와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이곳은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송IC와도 가까워 다른 지역에서도 축제를 즐기러 오기에도 수월한 위치다. 이 밖에 윤경희 군수는 축제 기간을 늘이고, 축제장 주변 경관 정비와 편의시설 확충 등을 진행한 끝에 청송사과축제 규모를 크게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260억원 규모의 청송사랑화폐를 발행한 것도 주목할 성과다. 청송군은 이를 통해 농민수당과 농산물 택배비, 코로나19 관련 지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송사랑화폐를 보유한 지역민이 군내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런 노력에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한 것을 감안, 소상공인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금 지원 등 정책을 추가로 시행해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런 노력과 성과는 외부 기관을 통해서도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일보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2019년도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 농어촌 기초자치단체(82개) 부문에서 종합 2위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경희 군수 취임 이후 주민 만족도(전체 9위)가 크게 올라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황금색 사과 품종인 시나노골드 묘목을 들여와 ‘황금진’이라는 브랜드로 재탄생시키는 등 특산품의 경쟁력을 강화해낸 노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덧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윤경희 군수는 “지난 2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고, 과분할 정도로 많은 주목과 칭찬도 받았다”며 군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으로의 군정에 대해서는 “현장에 문제가 있고, 길이 있고, 답이 있다”며 “앞으로도 발로 뛰는 소통행정을 통해 일신우일신하는 청송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008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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