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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2020 美 대선 승자는 누구? 

여론조사로는 바이든··· 투표율과 ‘샤이 트럼프’가 변수 

직접·간접 선거 결합된 방식이라 이변 가능성도
대선 59회 만에 불복 후보 나올까


▎차기 미국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격돌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왼쪽)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세계 패권국의 수장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목전에 다가왔다.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지, 아니면 오바마 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미 대통령은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 질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물론 한반도의 운명과 주변 정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미국 대통령학의 선구자인 리처드 뉴스타트 교수는 현대 미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Imperial President)’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 관전 포인트와 최종 승부를 결정지을 막판 변수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5大 관전 포인트


①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대선 투표일(11월 3일)을 앞두고 현재 판세는 바이든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상 우위를 보이고, 특히 대선 승패를 판가름할 모든 경합주(州)에서도 앞선다. 통계적 원리를 활용하는 대선 예측 시스템들도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예측한다. 총력을 다해 추격전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후보의 막판 뒤집기가 성공할까, 아니면 바이든의 대세 굳히기로 끝날 것인가. 미국의 CNN 방송이 전국 유권자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53%)가 트럼프 후보(42%)를 두 자리 숫자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리 9번 당선인 맞힌 교수도 바이든 점지


▎10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입원한 지 72시간 만에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마스크를 벗고 있다.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는 다양한 선거 예측 시스템이 발달해 있다. 과거 데이터를 활용, 알고리즘을 구축해 선거를 예측한다. 대선 족집게 예측으로 유명한 아메리칸대의 앨런 릭트먼 교수는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했다. 릭트먼 교수는 1984년부터 2016년까지 9번의 대선 당선인을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그는 과거 대선의 역사적 자료를 정리해서 13개 항목으로 대선 승부를 예측한다. 트럼프는 13개 변수 중에서 6점, 바이든은 7점을 얻었고,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통계·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파이브서티 에이트(538)’도 바이든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예견한다. 이 시스템은 각종 여론조사 자료를 수집해 가중치를 부여하며 4만여 회 시뮬레이션한 결과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은 87%,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13%로 이미 승부는 끝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10월 중순 현재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도 바이든(346명)이 트럼프(192명)를 크게 앞선다.

미국 대선은 간접 선거와 직접 선거가 결합된 방식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그리고 워싱턴 D.C. 선거인 3명으로 구성된다.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 득표의 매직넘버는 270명이다. 바이든이 이미 매직넘버를 확보한 것으로 예측된다.

② 여론조사의 정확성

현재 여론조사와 예측 시스템 분석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이 최종 선거인단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2016년 대선 때 여론조사상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패배했다. 당시 대표적인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는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7.5%p)이 우세를 보였지만 결국 트럼프(+0.7%p)에게 패배했다. 플로리다도 여론조사상 클린턴(+4.2%p)이 앞섰지만 결국 트럼프(+1.2%p)가 승리를 거뒀다. 당연히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문제가 됐다.

미국의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대선에서의 실패를 경험 삼아 여론조사 방식과 예측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정교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양 후보 간의 여론조사 격차는 2016년 대선 때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는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③ 경합주들의 향배

미국 대선은 주별 승자독식 방식으로 진행된다. 50개 주 대부분은 공화당 우위(Red State), 민주당 우위(Blue State) 성향을 띠고 있다. 다만 선거 중반에 접어들면 10여 개 경합주가 드러나고 결국 5∼6개 주로 압축된다. 이곳이 대선 마지막 승부처가 된다.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여섯 개 경합주에서 바이든이 약 4.0%p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승리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6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수가 101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④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여부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선거 결과에 불복한 경우는 없었다. 지금까지 58차례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 45명을 선출했지만 정통성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트럼프가 여러 차례 대선 결과에 불복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9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우편 투표를 통해 선거를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패배할 경우 승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근 ‘유고브’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 결과 발표 이후 양 후보 지지자들의 갈등으로 폭력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 유권자들 절반 이상(55.8%)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9월 말 미국 상원은 대선 결과 승복과 평화로운 정부 교체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⑤ 한반도 운명에는 누가 유리할까?

미국 대통령은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기 때문에 관심이 크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든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든 각기 장단점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1기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우선주의, 자국경제이익주의, 글로벌 협력체제를 떠난 신고립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경제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다. 또 중국과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우리 외교의 선택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오바마 정부 3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동맹 관계, 국제적 협력 관계를 중심으로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북핵 문제는 ‘제2의 전략적 인내’로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과의 갈등이 다소 완화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우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국정 운영 계획을 수립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이 우리에게 특히 유리하다고 예단하기 힘들며, 상황별 전략적 시나리오를 가지고 안보와 경제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대선 직후 당선인 측과 원활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

3大 변수


▎10월 7일 마스크 차림으로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왼쪽). / 사진:AFP 연합뉴스
① 투표율

미국 대선 투표율은 평균 50~60%대를 보인다. 2016년 대선 투표율은 56.9%다. 미국은 유권자 등록제도를 실시하기 때문에 백인·고소득층·고학력층은 투표 참가율이 높은 반면에 유색인종·저소득층·저학력층은 투표율이 낮다. 또 젊은 세대들은 투표율이 낮고 고연령층일수록 투표율이 높다. 대체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높은 투표율을, 민주당 지지자들은 낮은 투표율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투표율이 높으면 바이든에게 유리하고, 투표율이 저조하면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견인한 ‘샤이 트럼프(Shy Trump)’의 규모와 투표율도 승부를 가름할 중요한 변수다. 샤이 트럼프의 핵심은 중부지역 백인 저소득층 노동자들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백인 여성과 지식인들은 트럼프 지지 그룹에서 상당히 이탈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합주라 일컬어지는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선벨트(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에서 양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율은 최종 승패에 가장 중요한 변수다.

② 우편 투표(사전 투표, 부재자 투표 포함)

올해 미국 대선은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우편 투표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린스턴 선거 컨소시엄’의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의 64%는 사전에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의 61%는 선거 당일 직접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45개 주에서 8000만 명 이상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으며 이는 역대 대선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선 유권자로 등록한 약 2억1000만 명 중에서 40%가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2016년에는 부재자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의 20%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 조사에 따르면 경합주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우편 투표를 많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재자투표 신청자 중 민주당 지지자 비중은 펜실베이니아(65%)·아이오와(52%)·노스캐롤라이나(47%)·플로리다(45%)에서 상당히 높다. 그런 측면에서 높은 우편 투표율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③ 코로나 이슈

2020 미국 대선은 한마디로 ‘코로나 대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경제적인 변수에 기반해서 대선 예측 시스템을 개발한 ‘무디스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는 트럼프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고, 결국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컸다. 실업률도 낮고 주식 시장도 최고 지수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견실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트럼프 지지도가 확 꺾였다. 실업률이 세 배 넘게 급증한 것을 주요 하락 원인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대응에 실패해 미국 국민 700만 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1만여 명이 사망했다. 특히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대통령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젊은 부통령 후보들에게 관심 집중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조기 개발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연말까지 1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할 가능성은 작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반대급부의 혜택을 받는 바이든은 안정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언론 인터뷰 횟수를 줄이면서 직접 대면의 대규모 유세를 피하고 있다. 트럼프의 네거티브 전략과 인신공격성 발언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서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실패에 대해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관심 있는 변수 중 하나는 부통령 후보들의 역할이다. 바이든(78세)과 트럼프(74세) 모두 고령자다. 현직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과의 역할 분담과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서 부통령 후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은 투표일에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일주일쯤 지나 부재자 투표 결과가 합산되면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투표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두고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그리고 내년 1월 6일 상원의장의 공식적인 대선 결과 공표 때까지 선거의 정통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내년 1월 20일에 누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와 인종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미국 대선 과정과 결과에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의 대응방안을 철저하게 강구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 서성교 건국대 초빙교수 sgsuh21@gmail.com

202011호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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