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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 반도체 이후 미래 먹거리(1) 전기차·수소차] 친환경차 전쟁 한복판에 선 한국 자동차 산업 

현대차,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진화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수소차·전기차 투 트랙 미래전략 구사
전기차는 테슬라 이어 세계 2위 목표, 수소차는 도요타와 1등 경쟁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2019년 6월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 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중 친환경차 시장의 지배자는 누가 될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무오염 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사이에서 고민해왔다. 하지만 배터리의 한계는 극복하기 힘들어 보였고, 수소 연료전지 상용화는 요원해 보였다. 하이브리드, 클린디젤 등 저오염 자동차는 20년 이상 내연기관차와 공존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위기와 그에 따라 강화된 환경 규제는 내연기관 자체의 퇴출을 예고하고 있다. 그사이 배터리, 연료전지 기술은 상용화 가능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LA 스모그’로 악명 높은 지역이다. 캘리포니아 대기환경위원회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선도적으로 무오염 자동차 의무판매 제도, ZEV(Zero Emission Vehicle)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체 자동차 비중의 2%를 무오염 자동차로 판매하는 제도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오염 자동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밖에 없다. 수소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다임러·GM·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상용화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대안은 전기차밖에 없었다. 당시 출시된 가장 유명한 전기차는 GM의 EV1이다. EV1은 혁신적인 전기차로 마니아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과충전, 과방전을 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한계 때문에 모두 폐기처분됐다. 결국 1996년 캘리포니아 대기환경위원회는 무오염 자동차 의무판매 제도 도입을 연기했다. 저오염 자동차 판매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틈 파고든 현대차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 / 사진:AP연합뉴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활용해,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디젤 엔진을 활용해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저오염 자동차를 만들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1997년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었다. 2017년 기준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전기차) 1위는 152만 대를 판매한 도요타였다.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25만 대)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프리우스 출시 이후 도요타는 20년간 친환경차 1147만 대를 판매했다.

최근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분류에서 빠지면서 이 분야에서 도요타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도요타는 특이하게도 아직까지 단 한 종의 전기차도 출시하지 않았다. 도요타가 전기차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도요타는 LG화학(3501개)에 이어 둘째로 많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2896개)를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는 1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워낙 많이 판매해왔기 때문에 환경 규제 대응에 대한 절실함이 덜하다”며 “전기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소차로 건너뛰는 전략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상용차에 사용하던 디젤 엔진을 승용차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디젤은 가솔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 개선도 획기적으로 이뤘고 이들이 만든 디젤 엔진은 ‘클린디젤’이라고 불렸다. 클린디젤의 인기는 높았다. 한국만 하더라도 디젤차 판매량이 2010년 48만 대에서 2015년 96만 대로 2배나 늘었다. 하지만 2015년 글로벌 친환경차의 변곡점이 된 역사적인 ‘디젤게이트’가 터졌다. 싸고 연비 좋은 클린디젤이 조작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폴크스바겐은 실험실에서만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고 실제 도로에서는 다시 배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연비를 조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리콜된 차량만 1100만 대에 달했다. BMW는 조작은 하지 않았지만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재순환 장치를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차량에서 불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 이상 클린디젤이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사건의 주범이었던 폴크스바겐은 2016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통해 전사적으로 친환경차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전기·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차에 투자했다. 특정 플랫폼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패권이 어느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모든 친환경 플랫폼에 투자한 것이 좋은 판단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친환경 전용 플랫폼 아이오닉 라인업을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3가지 타입의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차량이다. 또 뛰어난 공력 성능과 배터리·모터·엔진 등을 조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22.4㎞/L로 국내 시판 모델 중 최고 연비를 달성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모드만으로 5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1회 충전 시 총 9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아이오닉의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 세계 최고 전비(136MPGe)를 달성했다. 리터당 주행거리로 환산하면 약 57.8㎞/L로 내연기관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환경부가 인증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191.2㎞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 된 테슬라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2020년 6월 전기 자율주행차 투자 발표회를 열었다. / 사진:GM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역시 유럽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은 무엇보다 실내 공간 활용이 용이한 SUV 전기차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차체가 크고 무거우면 그만큼 주행거리는 짧아진다. 그래서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전기차는 대부분 소형세단, 해치백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SUV면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 406㎞를 달성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전기차로는 특이하게 미국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 7월 코나 일렉트릭은 유럽 시장에서 르노 조에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체코에 연산 3만 대 코나 일렉트릭 생산 공정을 추가로 구축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진검승부는 2021년부터 본격화한다. 주인공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다. 내연기관 플랫폼에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던 이전 모델들과 달리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된다. 아이오닉 브랜드 첫 차량이 아이오닉5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발표에 참여해 아이오닉 브랜드 전기차의 성능을 일부 공개했다. 정 회장은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 이상을 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내년은 현대차그룹에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은 도요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다툰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을 출시했다. 다임러·GM·도요타 등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수소전기차 연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고객이 주문하면 언제든 공급할 수 있는 양산형 수소전기차는 투싼이 처음이다. 투싼 수소전기차는 5년간 1000대가량 판매됐다.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2018년 출시됐다. 넥쏘는 5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고 1회 충전에 609㎞를 달릴 수 있다. 또 10년 16만㎞를 보증하며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수소전기차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후 넥쏘는 1위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첫 수소전기차가 됐고, 2019년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그뿐 아니라 미국 산업디자인협회가 주관하는 ‘IDEA 디자인상’ 자동차 운송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해 디자인도 인정받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부터 가동된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를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독일 기가팩토리에서도 2021년 여름부터 모델3와 Y가 생산된다. 지난해 37만 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올해 50만 대, 내년에는 8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서운 성장세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테슬라는 전기차 19만 대를 판매해 압도적 1위다. 시장점유율이 무려 24%나 된다. 5만1000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한 르노에 비해 4배나 많다. 테슬라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자동차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2020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시키는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은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엄두를 내기 힘든 분야다. 또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인공위성을 통해 이뤄지는 통신 스타링크도 준비하고 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400조원으로,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를 합친 것보다 많다.

니콜라 수소트럭의 실체 논란


▎2020년 7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스위스로 처음 수출되는 모습. / 사진:현대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반격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 SUV ID.4를 출시했다. 폴크스바겐은 원래 지난해 9월 ID.3를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소프트웨어 문제로 1년여간 출시가 지연됐다. 폴크스바겐은 ‘트랜스폼 2025+’ 전략을 토대로 전기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2022년까지 모든 주요 세그먼트에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배치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는 전기차를 연간 150만 대 판매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2020년 이후부터 글로벌 전략형 10개 차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GM은 LG화학과 합작해 만든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쉐보레·캐딜락·GMC·뷰익 등 브랜드별로 내년 10개 신차를 포함해 2023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최대 22개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켄 모리스 GM 부사장은 “GM은 차량 전동화와 관련해 3000개 이상의 글로벌 특허를 출원했고, 2025년까지 200억 달러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1회 충전 시 최대 64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구동 방식에 따라 235~1000마력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망은 긍정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출시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얼떨결에 현대차가 테슬라 다음가는 전기차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내년에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전기차를 출시하면 진정한 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현대차의 전기차 목표는 폴크스바겐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었다.

미국의 수소트럭 회사 니콜라가 6월 4일 상장했다. 니콜라는 하루 만에 주가가 100%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GM·포드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수소트럭을 한 대도 만들어본 적 없는 회사에 시가총액 30조원은 과했다. 전기차가 친환경 승용차 시장의 지배자로 확인되고 있는 와중에 수소트럭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트럭의 특성 때문이다. 트럭은 많은 짐을 싣고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한다. 니콜라가 만든다고 했던 클래스8 트럭은 중량 15t이 넘는 대형 트럭이다. 여기에 물건을 25t 실으면 총중량 40t이 된다. 클래스8 트럭은 적게는 수백㎞에서 길게는 1000㎞를 넘게 달려야 하기 때문에 매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배터리로 충당하려면 적재 공간의 절반을 배터리로 채워야 하는 수준이다. 또 배터리 무게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40t 트럭을 전기 트럭으로 구현하면 배터리 무게만 10t이다. 수소연료전지는 7t, 디젤은 7.5t이다.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 트럭을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2017년 11월 테슬라 세미 전기 트럭을 공개했다. 2019년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2020년으로 연기됐고, 2021년으로 또다시 연기됐다. 테슬라의 명성과 달리 배터리 전기 트럭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다임러 트럭 책임자 마틴 다움은 테슬라 세미 트럭에 대해 “테슬라가 정말로 이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는 분명히 두 대의 테슬라 세미를 사게 될 것이다. 하나는 분해하고, 하나는 테스트를 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과 캘리포니아는 동일한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언급한 세미의 사양은 물리 법칙을 무시한,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가 같은 출발선에 있다

수소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수소트럭 역시 현대차와 도요타가 앞서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을 양산해 유럽에 수출했다. 현대차가 만든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190㎾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 350㎾급 모터를 탑재했다. 대형 수소탱크 7개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다. 350바(bar) 수소탱크를 탑재했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짧은 편이다.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된 700바 탱크를 사용하면 주행거리를 두 배로 늘릴 수 있고, 액체 수소 등을 활용하면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연료 충전시간은 약 8~20분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전남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수소트럭 총 40대,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스위스 정부는 수소트럭이 원활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수소트럭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 ‘H2에너지’와 합작사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수소트럭을 판매해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소는 아직까지 정비 인력, 충전인프라 등이 부족하다. 그래서 전문기업들이 수소트럭을 관리하고 이용자는 이용한 만큼만 돈을 내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연료가 되는 수소 공급 역시 현대차가 함께 참여하는 수소 생태계 안에서 이뤄진다. 현대차의 파트너사인 H2에너지는 스위스 국영 전력회사 알픽, 글로벌 가스업체 린데와 함께 ‘하이드로 스파이더’를 설립했다. 하이드로 스파이더는 알프스 산맥에서 사시사철 내려오는 물을 활용해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엑시언트 수소트럭에 공급한다.

일본 도요타는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 베이징자동차, 제일자동차, 시노하이텍, 둥펑, 광저우자동차 등 5개 중국 기업과 상용차용 연료전지 합작 투자사 ‘유나이티드 퓨어셀 시스템 R&D’를 설립했다. 합작회사에서 만든 수소 연료전지는 중국의 트럭과 버스에 2022년부터 탑재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수소차 보급 로드맵을 통해 2020년 5000대, 2025년 5만 대, 2030년 100만 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중국의 수소전기차 생산량은 3000여 대로 이 중 버스가 1300대, 트럭이 1700대다. 중국은 승용은 전기차, 상용은 수소차라는 투 트랙 정책을 펴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22년부터 중국에서 수소트럭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중국 수소 에너지 박람회에서 외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기술 혁신상을 받았다.

내연기관 100년 역사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는 장기간 인류를 위협할 테고, 더 이상 자동차 환경 규제가 퇴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후발주자로 항상 추격자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친환경차 경쟁은 모든 선수가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시대 대응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설 것인가, 아니면 계속 후발주자로 남을 것인가. 그 기로에 서 있다.

-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기자·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 저자 soonwoo@mtn.co.kr

202011호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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