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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 코로나19 극복 선봉장들… 뭉쳐야 산다!(7) GS] “디지털과 환경, 가보지 않은 영역에서 혁신하자” 

 

지난해 전격 등판한 허태수 회장 체제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
코로나19 고통 극복에 GS 모든 계열사 동참… 정체 깰 미래 전략도 가속화


▎GS건설은 남촌재단과 함께 2009년부터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 사진:GS건설
2019년 12월 3일, GS그룹에서 전격 발표가 나왔다. 그룹을 15년간 이끌어온 허창수(72) 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것이다. 허 회장의 임기가 2년 남았음에도 이런 결정을 내렸기에 더 의외였다. 이날 허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서 세계적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이유를 밝혔다. GS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 사실상 그룹 의사결정 구조에서 스스로를 배제했다. 허 회장은 GS건설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에만 전념하기로 정했다.

이날 허창수 체제를 대신해 GS그룹의 새로운 수장이 될 인물도 동시에 등장했다. 허태수(63) GS홈쇼핑 부회장이 새 회장으로 추대된 것이다. 허태수 체제로의 조용한 권력 이동은 GS 특유의 ‘가문경영’ 전통에서 비롯됐다. GS 경영에 참여한 허(許)씨 일가가 허태수 회장으로의 리더십 전환에 합의한 것이다.

GS그룹의 기원은 LG그룹 공동창업자인 고(故) 허만정 창업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 창업주는 아들 8명을 뒀는데, 이 가운데 셋째인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아들이 허창수, 허태수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은 허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허태수 회장은 막내(다섯째)다. 허태수 체제는 GS그룹 3세 경영의 실질적 마지막 주자라 할 수 있다.

전임 허창수 회장 체제 15년 동안 GS의 규모는 3배 이상 커졌다. 그는 LG와의 계열 분리 이후 GS의 수장 자리를 유지해왔다. 2004년 GS홀딩스 설립을 시작으로 독립한 GS그룹은 재계 순위 8위까지 올라섰다. 인화와 내실의 문화를 중시하며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내실도 다졌다. 에너지(GS칼텍스·GS에너지), 유통(GS리테일·GS홈쇼핑), 건설(GS건설)에 걸쳐 주력사업을 두고 있다. 지주회사 ㈜GS가 핵심을 이루는 기업 지배구조도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허창수 회장은 동생에게 수평적 권력 이양을 결행했다. 허태수 회장의 넷째 형인 허명수 GS건설 부회장까지 동반 퇴진했다. 허태수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펼쳐진 ‘뉴 노멀’에 맞춰 GS그룹이 새로운 리더십의 필연성을 인식한 셈이다.

부산 출신인 허태수 회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졸업 후 미국 컨티넨탈은행에서 일하다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런던법인장. 국제금융사업부장 등을 거친 뒤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 회사에서 허 회장은 경영 성과를 보여줬다. 포화상태로 여겨지던 홈쇼핑 시장에서 CJ오쇼핑과 1등을 다투는 영역까지 회사를 키워낸 것이다. 취임 직전인 2006년 연 취급액 1조8964억원, 당기순이익 512억원이었던 GS홈쇼핑 실적은 2018년 연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이익 1206억원으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홈쇼핑 업계 최초로 취급액 4조원을 넘어섰다.

허 회장은 레드오션으로 여겨지던 홈쇼핑 시장에서 새 시장영역을 개척했다는 평판을 얻었다. 내수산업 이미지가 강했던 홈쇼핑 사업에서 해외 진출과 모바일쇼핑으로의 영역 확장을 성공시킨 덕분이다. CEO로서 허 회장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투자와 역량을 집중시켰는데 이것이 적중했다. 2014년 7300억원이었던 모바일쇼핑 취급액이 2018년 2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것이다. 홈쇼핑은 TV로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자, 모바일쇼핑 시장이 그 대안으로 열린 것이다.

GS홈쇼핑 키운 혁신 전도사


▎허태수(오른쪽) GS그룹 회장이 래리 라이퍼 스탠퍼드 디자인센터장과 환담하고 있다. / 사진:GS그룹
GS가 허창수 회장 체제를 예상보다 일찍 종료하고, 잡음 없이 허태수 체제로 이동한 근본에는 ‘내실’에서 ‘혁신’으로의 그룹 패러다임 전환 의지가 자리한다. 허태수 회장은 GS그룹 오너 경영자들 중에서 가장 디지털 친화적인 CEO로 꼽힌다. 허 회장은 2020년 1월 취임 이후 ‘디지털’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경영 화두로 내세웠다. 그룹 회장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언제나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좋은 인재들이 많이 찾아오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며 그 조건으로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및 육성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 구축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조성 등을 강조했다.

이 가운데 애자일 경영은 전임 허창수 회장의 테마를 계승했다. 애자일은 ‘유연한’, ‘민첩한’ 등으로 번역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의미다. 허창수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진화 속에서 미래의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적 조직구조”를 역설했다. 허태수 회장은 그 토대 위에서 디지털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장착하겠다는 전략이다. 개방형 혁신으로 해석되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뿐 아니라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지적 재산 활용 등을 통해 내부 혁신을 가속화하며, 기술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장에 공급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혁신 전략을 뜻한다.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 경영대학원 교수가 창안한 개념이다. 인텔, IBM, 제록스, 루슨트 테크놀로지 등이 이 혁신 전략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삼성전자의 ‘비전 2020’ 핵심 전략으로 채택됐다.

52g와 GS퓨처스의 탄생

허태수 회장 취임과 맞물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라는 위협이 엄습했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허 회장의 지향은 어느덧 선택 사항이 아닌 사활이 걸린 조건이 됐다. GS의 강점인 정유·건설·유통은 하나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에 직격탄을 맞는 전통산업에 속한다. 그 어느 때보다 대응이 빨라야 하고, 그 방식은 예전과 달라야 했다.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답습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허태수 회장이 꺼낸 화두가 “Beyond GS”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 클린 에너지 등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영역을 포함해 적극적인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자”는 메시지다. 2020년 6월 GS임원포럼에서 허 회장은 이런 지향성을 꺼냈다.

사실상의 회장 취임사에 해당한 2020년 1월 신년사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 허 회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며, 우리에게 지금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관한 솔루션으로 “IT와 데이터를 결합해 우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 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당부했고, “중장기적으로 GS가 보유한 핵심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코어 사업과 연관된 사업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간다면, 차별화된 실력으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을 알아야 고객의 니즈(needs)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래야 적확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지론이다. 허 회장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디지털 전환이 실행되려면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전제다. 허 회장은 “실무자들도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의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해 서로 성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조성하자”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GS홈쇼핑의 자회사 GSL 랩스를 설립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기술과 혁신적 기업 문화를 습득하라는 배경이 깔려 있었다. 회장 취임 후 이런 색채는 한층 더 짙어졌다. 2020년 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캠프(D.camp)에서 ‘스탠포드 디자인 씽킹 심포지엄 2020’에 허 회장은 계열사 CEO 100여 명과 함께 참석해 래이 라이퍼 스탠퍼드 디자인센터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것이 기업과 사회에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실리콘밸리 선진 기업들의 혁신 방법론을 각 계열사에 적극 전파해 혁신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목표에서 2020년 6월 탄생한 시스템이 ‘GS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커뮤니티 52g’이다. 허 회장도 이 커뮤니티 멤버로 사원들과 의견을 나눈다. 52g는 ‘5pen 2nnovation GS’의 줄임말이다.

52g의 교육 과정은 디자인 씽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리콘밸리 혁신방법론 등 변화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각 강의는 현지 연사들의 실시간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다. 2020년 8월 GS퓨처스 설립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샌 마테오에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 나설 목적의 벤처투자회사를 차린 것이다. GS퓨처스는 지주회사인 ㈜GS를 포함해 GS에너지,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글로벌, GS EPS, GS E&R, GS파워, GS건설 등 총 10개 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펀드 운용회사다. 규모는 1억5500만 달러에 달한다. GS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유망 기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투자할 계획으로 만들었다.

“취약계층 지원에 최선 다하겠다”


▎허세홍(왼쪽) GS칼텍스 사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양사의 협업을 상징하는 만남을 가졌다. / 사진:GS칼텍스
GS의 주력 업종은 정유 사업이다. 코로나19 타격 이후 주식 시장이 반등을 했음에도 GS 주식은 회복이 더딘 편이다. 성장 업종으로 부각된 전기차 배터리 분야와 달리 시장이 정유업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정상화까지 기약이 없다. 이는 곧 항공업 등, 기름을 소비하는 업종의 부진과 직결된다.

이런 와중에도 GS는 전사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2020년 2월 27일 GS는 성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허태수 회장은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모두가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쓰고 있는 의료진과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GS는 취약계층과 경제활동 위축으로 피해를 입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GS 계열사들도 나름의 지원 활동을 펼쳤다. GS칼텍스는 3월 10일 2억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2억원은 GS칼텍스 임원진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금액이었다. 기부된 성금은 자가격리 대상자의 생필품 지원, 의료진의 피로해소제 물품 구입 등에 쓰였다. 또 GS칼텍스는 코로나19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경북 지역 카센터 상공인들에게 회사 윤활유 제품 1만 박스(6억원 상당)를 무상 지원했다. 아울러 대한간호협회에 엔진오일 무료교환 쿠폰 1000개를 전달했다. 이밖에 GS칼텍스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헌혈 급감으로 수혈이 필요한 중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임직원들의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GS칼텍스는 지역사회 감염확산 방지에도 나섰다. 여수 공장 임직원들은 인근 마을 32개 경로당과 마을 회관을 주심으로 주 1회 이상 지속적 방역에 나섰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억5000만원 상당의 여수사랑 상품권을 구매했다. GS칼텍스는 2008년부터 매주 5일간 일 평균 350여 명의 여수 지역 결식 우려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GS칼텍스 사랑 나눔터’를 운영해왔다. 여기에는 회사 임직원, 임직원부인회, 퇴직사우회 봉사대, 자원 봉사대 등이 교대로 활동했다. 최근 11년간 누적 봉사자 숫자가 4만3000여 명에 달했다.

GS건설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가정 공부방 지원 사업이다. ‘꿈과 희망의 공부방’으로 이름 붙여진 이 활동은 2011년 5월 1호를 시작으로 2013년 6월 100호를 오픈했다. 이어 2016년 11월 200호점을 완공했다. 2019년까지 290호점까지 연 상태다. 또한 GS건설은 남촌재단과 연계해 2009년부터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임직원들이 직접 김치를 담가 전달하는 행사로 2010년부터는 직원가족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2013년부터는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 모임인 미코리더스 회원들도 동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극복을 위해서 GS건설은 2020년 3월 경북 구미시에 방진 마스트 등 비상용품 50상자를 기부했다. 또 부산시 연제구 토목사업 현장에 면 마스크 2000장을 제공했다.

GS리테일은 2020년 1월 코로나19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들에게 1억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충북 진천시와 협의해 코로나19 격리시설에 대비한 교민과 유학생들을 위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일상에서 함께하는 나눔 플랫폼’이라는 사회공헌 방향성을 가지고 사회 소외계층 지원, 환경 정화 등의 지역 친화 활동과 재해재난 지원을 펼쳐나가고 있다. ‘GS나누미’라는 봉사단을 조직해 전국 각 지역 점포를 통해 매달 보육원이나 양로원 환경정화, 노숙자 배식, 소년소녀가장 공부 도우미, 김장과 떡국 나문 등의 지속적인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GS리테일은 2006년 대한적십자사와 약정식을 체결하고,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임직원들은 헌혈 후 발급받은 헌혈증을 백혈병 소아암 환자나 혈액이 긴급히 필요한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헌혈 캠페인 참가 누적 인원은 1만 명을 돌파했다.

GS의 사회공헌 방식


▎‘무지개 상자’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GS홈쇼핑 사옥에서 매년 열린다. / 사진:GS홈쇼핑
GS홈쇼핑도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마스크 30만 장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당시 설 연휴가 끝난 직후 마스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치지 못했을 상황에서 GS홈쇼핑은 소외계층을 위한 마스크 수량을 미리 확보했다. 이외에 GS홈쇼핑은 아동복지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가정이나 경제적 문제 등으로 교육과 문화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다양한 특기 적성 교육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무지개 상자’라고 이름 붙였다. 이 연장 선상에서 무지개 상자 악기 지원 프로젝트, 무지개 상자 오케스트라 등을 실행했다. 무지개 상자 오케스트라는 매년 GS홈쇼핑 사옥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GS ESP도 매년 발전소 인근 학교에 장학사업 및 교육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GS스포츠는 모든 임직원 및 선수들이 ‘급여 1% 나눔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1%씩 적립된 기금은 축구 꿈나무 육성을 위한 활동에 투입된다. 또한 서울 전역에 FC서울 유소년 축구 교실을 열어 다문화 가정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사회적 가치 추구와 병행해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공헌은 미래 사업 모델 장착이다. 허태수 회장에게는 산업 환경 변화의 파도 탓에 정체된 GS의 성장세를 반등시켜야 한다는 책무가 놓여 있다. 그는 2020년 7월 6일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GS칼텍스 여수 공장을 찾았다. GS의 심장과 같은 이곳에서 허 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외쳤다. 실제 GS칼텍스는 가상현실(VR)을 정유업에 접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했다. 기기 오작동이나 공장 이상 등 위험 상황을 가상현실로 체험해보고 비상 대응상황을 대비해 훈련하는 시스템을 여수 공장에 마련한 것이다. GS칼텍스 인텔리전트 플랜트의 핵심 사업인 ‘디지털 트윈’은 2017년 글로벌 리서치 기업 가트너에 의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뽑힌 바 있다.

또한 GS칼텍스는 2020년 6월부터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미래형 주유소 전략’을 채택했다. 기존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주유·세차·정비 등 일반적 서비스뿐 아니라 카 셰어링 및 전기차·수소차 충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비롯해 택배 및 드론 배송 등 물류 서비스도 제공하는 모델이다. 실제 2020년 4월 GS칼텍스는 인천 물류센터에서 유류 샘플 드론 배송 시연을 열기도 했다. 유조선이 해상 부두에 접안해 유류를 하역하기 전, 제품 확인을 위해 소형 선박이 유류 샘플을 운반해 온 것을 드론으로 대체한 것이다. 여수 공장에서도 2015년부터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설비의 부식과 균열 점검에 드론을 활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GS칼텍스는 LG화학과 손잡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특화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전기차가 GS칼텍스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동안, 주행 및 충전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LG화학의 빅데이터, 배터리 서비스 알고리즘이 배터리의 상태와 위험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GS칼텍스는 2022년까지 100㎾ 이상 초급속 전치가 충전기를 160개 수준으로 확장해 주유소를 거점으로 삼는 전기차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드는 복합수지(기능성 플라스틱)를 2010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및 가전 부품 재료로 활용되는 복합수지를 연 2만5000t 생산 중이다. 이산화탄소 6만1000t을 감축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소나무 930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으며, 승용차 3만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에 해당한다. GS칼텍스 여수공장도 에너지 효율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이산화탄소 19%, 미세먼지 유발 물질 30% 이상을 줄였다.

미래형 사업 모델로 진화

GS에너지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석유화학 사업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사에 8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전자제품, 의료기구 제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건설·운영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2020년 1월 을지로 BC카드 본사에 ‘미래형 GS25’를 열었다.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과 스마트스캐너가 적용된 최초의 무인형 편의점(2018년 9월 강서구 마곡동)에서 진일보한 시스템이다. 계산대 없이 운영되는 미래형 GS25에서는 QR코드를 통한 개인식별, 고객 행동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 AI가 활용된 결제 등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GS건설은 향후 3년간 배터리 재활용에 1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포항 영일만 4산업단지 일대 부지에 배터리 재활용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또한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에 1억8500만 달러를 투자해 발전용량 300㎿급 태양광발전소 개발에 뛰어들었다. 2021년 4월 상업 운전 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 밖에도 건설 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환경 요건 강화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듈러 주택(공장에서 만든 부품과 자재를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시공하는 공법) 사업에도 진출했다. 허창수 전 회장의 장남이자 GS 4세 경영주자 중 한 명인 허윤홍(41) GS건설 사장은 폴란드 단우드(목조 모듈러), 영국 엘리먼츠(철골 모듈러)를 전면에 나서 인수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011호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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