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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 여자배구 ‘흥행 퀸’으로 뜬 ‘배구여제’ 김연경 

여성들이 더 지지하는 스포츠 셀럽 

코로나19 영향과 도쿄올림픽 메달 위해 연봉 낮춰 V리그 복귀 선택
코트에서 일거수일투족이 화제, 개인 유튜브 구독자만 50만 명 넘어


▎2020년 6월 10일 김연경의 흥국생명 입단식이 열렸다. 김연경의 가세로 여자프로배구는 단숨에 겨울철 최고 인기스포츠로 떠올랐다.
2020년 10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석은 텅 비었지만, 취재진이 구름처럼 몰렸다. 프로배구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이 맞붙은 이날 경기를 찾은 취재진은 66개사 77명에 달했다. 평소라면 10명, 많아야 20명 정도인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숫자였다.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감독과 선수들은 마이크를 든 채 관중석에 앉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해야 할 정도였다. 이 경기는 ‘배구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4211일 만에 치른 V리그 복귀전이었다. 김연경은 2008~2009시즌 종료 후 JT 마블러스(일본),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이상 터키) 상하이(중국) 등 해외리그에서만 뛰었다. 그리고 지난 6월, 원소속팀인 흥국생명 복귀를 결정했다.

파워를 앞세운 폭발적인 남자배구에 비해 인기가 없었던 여자배구는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성장세다. 김연경의 복귀는 불붙던 여자배구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김연경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를 몰고 왔다. 김연경의 소속팀 흥국생명의 독주로 리그가 재미없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흥행은 기대 이상이다. ‘무적’ 흥국생명을 향한 다른 팀들의 도전은 더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1년 뒤로 미뤄진 도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2020년 7월, 충북 제천에선 프로배구 컵대회가 열렸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각 팀의 전력을 확인하는 전초전이다. 외국인 선수 상당수가 출전하지 않고,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V리그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대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맞붙은 여자부 결승전은 지상파인 KBS2 채널로 중계됐다. 광고를 판매하지 않는 KBS1이 아닌 KBS2에서는 최초였다. 방송 관계자는 “시청률은 야구에 비해 떨어지더라도 광고주들의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뒤지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기 시청률은 2.04%(닐슨코리아 제공)였다. 역대 컵대회 최고 기록이다. 최고 10%대까지 올라가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나 30%를 넘기도 하는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제외하면, 상당한 수치였다.

김연경 복귀에 시청률·화제성 쑥쑥


▎지난 11월 11일 김연경(오른쪽)은 네트 잡아당기기 등 과격한 제스처로 논란을 일으켰다. / 사진:한국배구연맹
정규시즌 들어서도 시청률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자배구는 6개 팀이 총 6라운드(30경기)를 치른다. 12월 4일, 3분의 1에 해당하는 2라운드가 끝났는데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1.10%였다. 지난 시즌(1.01%)보다 10%가량 상승했다. 김연경의 소속팀 흥국생명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2019~2020시즌은 1.04%였는데, 올 시즌은 1.55%다. 시즌 초반엔 프로야구와 일정이 겹쳐 낮 경기로 치러졌는데도 이런 숫자가 나왔다.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지켜보는 팬들의 수도 겨울 종목의 왕자였던 프로농구를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무관중으로 개막한 V리그는 ‘수도권 1단계’일 때 관중석을 개방했다. 흥국생명이 유관중으로 진행한 첫 경기였던 10월 24일 인천 도로공사전은 5분 만에 500장의 입장권이 동났다. 11월 11일 흥국생명 대 GS칼텍스전도 10분 만에 입장권 1692장이 모두 팔렸다. 일반석 기준 티켓값 다섯 배가 넘는 암표가 중고사이트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한 상태지만, 김연경과 여자배구의 ‘티켓 파워’가 증명됐다. 투박하게 얘기하면 과거 여자배구는 남자배구와 끼워서 판매되는 ‘1+1’ 상품과 같았다. 남자배구 팀에 비해 훨씬 적은 운영비를 썼고, 시청률과 인기도 남자부에 못 미쳤다. 프로배구 초창기엔 남녀부가 같이 연고지를 쓰면서 하루에 남자부 1경기, 여자부 1경기를 치르는 게 보편적이었다. 경기 시간도 남자부 위주로 배정됐다. 여자부는 팬들이 찾기 힘든 평일 오후 5시, 남자부는 7시에 열렸다.

이런 상황은 2016년 리우올림픽을 계기로 바뀌었다. 당시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8강까지 진출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4강)보다 성적은 낮아졌지만 주요 경기가 모두 중계됐다. 특히 조별리그 한·일전에서 김연경의 입 모양이 잡힌 게 큰 화제가 됐다. 거침없는 행동과 뛰어난 실력으로 걸 크러시(여성이 여성 스타를 좋아하는 경향)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김연경이 세계 최정상급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150만 유로, 약 19억원)도 뒤늦게 알려졌다. 2017년 설문조사에선 대학생이 꼽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연경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식빵언니’ 구독자는 50만 명을 돌파했다.

다른 종목과 달리 배구는 여성 선수들이 외모를 가꾸고, 드러내는 데 관대한 편이다. ‘예쁘고, 멋진’ 여자 선수들이 역동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배구의 매력이 널리 전파됐다. 배구팬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여성 팬 비율이 높아졌다. 이재영, 이다영(이상 흥국생명), 강소휘(GS칼텍스) 등 새 얼굴들도 속속 등장했다. 결국 2018~2019시즌 기준으로 여자부 전체 시청률이 남자부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게 김연경의 힘만은 아니겠지만, 도화선이 된 건 분명하다. 한 남자부 구단 관계자는 “김연경은 배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안다. 단순한 배구선수가 아닌 ‘셀럽’ 수준이다. 김연경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남자부에선 10년 넘게 김요한(은퇴), 문성민(현대캐피탈)을 뛰어넘는 스타가 안 나왔다. 그렇다고 실력에서 앞서는 것도 아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본선에 한 번도 못 나갔다. 남자배구의 숙제”라고 고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네트 잡아당기기 사건’으로 김연경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김연경은 11월 11일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 도중 블로킹을 당하자 네트를 잡아당겼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즉각 “경고를 줘야 한다”고 심판에게 항의했다. 김연경은 2세트에서도 공을 코트 바닥에 내리쳐 구두 경고를 받았다. 이미 흥국생명에 구두 경고와 옐로카드(박미희 감독)가 한 차례 나온 상황이라 심판이 김연경에게 처벌을 내린다면 세트 퇴장 또는 레드카드(1실점)뿐이었다. 레드카드가 나오면 그대로 경기가 GS칼텍스의 승리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강주희 주심은 “상대 팀 선수에게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경기를 속개했다.

릅연경부터 네트 잡아당기기 사건까지


▎도쿄올림픽 메달을 겨냥한 김연경이 배구 대표팀 라바리니(오른쪽)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후 김연경은 태도 논란에 휘말렸다. 외국어로 욕설을 하거나, 상대 선수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는 자극적 행동에 대한 지적이 뒤따랐다. 결국 김연경은 “열정이 과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을 갖추겠다”고 사과했다. V리그 최고의 선수인 김연경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더 큰 화제를 모았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눈길을 끄는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서른세 살인 김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하자 일부 팬은 ‘릅연경(르브론+김연경)’이라고 비꼬았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36·미국)처럼 우승을 위해 연봉을 깎는 ‘페이컷(pay cut)’을 했다는 것이다. 제임스의 경우 2008~2009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고향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떠나 마이애미 히트로 갔다. 이유는 순전히 우승반지였다. 마이애미는 내부 FA 드웨인웨이드를 붙잡았고, 크리스 보쉬도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세 선수는 연봉을 조금씩 낮춰 계약했다. 전력불균형을 막기 위한 샐러리 캡(salary cap, 연봉 총액 상한제)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다.

흥국생명은 마이애미 못잖은 ‘드림팀’이다. 이 팀에는 김연경과 함께 국가대표팀 레프트로 뛰고 있는 이재영이 있다. 김연경과 이재영은 공격은 물론 서브 리시브, 수비까지 뛰어난 선수들이다.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두 명이 모였으니 전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도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이다영은 국가대표 세터다. 센터인 김세영과 이주아도 전·현직 국가대표다.

물론 김연경은 우승 때문에 흥국생명과 계약한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유럽리그 사정이 나빠졌다. 김연경 몸값을 감당할 팀이 없었다. 몸값을 낮춘다면 유럽에 남거나 중국에 갈 수도 있었지만,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가 강했던 김연경은 차라리 국내에서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전 소속팀 엑자시바시에서 출전 비중이 낮아진 것도 복귀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제임스와 달리 김연경은 자유로운 몸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임대 선수로 뛴 2년을 놓고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결국 터키로 이적한 뒤 해외에서 뛰면 FA, 국내에서 뛰면 흥국생명 소속으로 결론이 났다.

이미 FA 시장이 끝난 뒤 국내에 돌아온 김연경으로선 흥국생명과 계약하거나, 계약 이후 트레이드밖에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다른 팀에 내줄 리 만무했다. 김연경이 터키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정도로 계약했어도, 나머지 선수를 내보내거나 연봉을 깎아야 했다. 결국 김연경 스스로 연봉을 대폭 낮춰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 소속사 라이언앳은 “절대로 이면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이 겹쳐 샐러리캡이 무력화된 절대강자가 탄생했다.

‘어우흥’은 없다


▎김연경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는 구독자수 50만 명을 넘겼다. / 사진:‘식빵언니’ 캡처
김연경은 2020년 1월 올림픽 예선에서 옆구리 근육이 찢어진 뒤 오랫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박미희 감독이 김연경에게 천천히 팀에 합류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정해진 스케줄이 끝나자마자 팀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인터뷰도 사양하고 훈련에 매진했다.

역시는 역시였다. 김연경은 12월 11일 현재 득점 4위(277점), 공격종합 1위(48.40%), 백어택 1위(47.14%), 서브 1위(세트당 0.409개)를 질주하고 있다. 흥국생명엔 외국인선수 루시아, 이재영 등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많지만, 승부처인 20점대에선 김연경에게 가장 공이 많이 올라간다. 수비력도 여전하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는 세트당 3.909개로 6위다. 리시브와 디그 성공 숫자를 합한 수비(5.114개)는 10위. 큰 키(192㎝)를 살린 블로킹도 일품이다. 센터를 제외한 선수 중에선 가장 많은 세트 당 0.386개를 잡아냈다.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도 승승장구했다. 1,2라운드에서 모두 전승을 거둬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10연승)을 세웠다. 10승 1패(승점 29)를 기록해 2위 GS칼텍스(7승 4패, 승점20)를 멀찍이 따돌렸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가세한 뒤 팬들 사이에선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이 떠돌았다. 다른 팀과 실력 차가 너무 커 우승팀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선 흥국생명이 30전 전승 우승을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예상과 달랐다. 물론 흥국생명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지만, 다른 팀과 격차가 엄청나진 않았다. 컵대회부터 조짐이 보였다. 당시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루시아까지 출전해 준결승까지 4연승을 달리면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해 우승컵을 내줬다.

프로배구 최다 연승 신기록 도전도 실패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막바지 4연승을 더해 14연승을 이어갔다.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 수립한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12월 5일 열린 GS칼텍스전에서 먼저 두 세트를 따고도 2-3 역전패를 당했다. 물론 리그 전체 판도로 보면 더욱 흥미로워졌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물론 흥국생명이 가장 강한 팀이다. 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다. 절대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야 배구 팬들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루시아가 어깨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루시아는 4주 이상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외국인선수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자가격리 기간(2주)를 포함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는 데 최소 6~8주가 걸린다. 김연경, 그리고 흥국생명을 상대하는 팀들은 일관된 전술을 들고 나온다. 강력한 서브로 김연경과 이재영을 괴롭혀 체력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GS칼텍스가 그랬다. 그들은 이재영에게 서브를 집중시켜 공격에 가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자연히 김연경은 루시아와 이재영의 몫까지 공격을 책임졌다. 4세트까지는 35점을 올렸지만, 5세트엔 힘이 떨어져 1득점에 그쳤다.

마지막 숙원, 도쿄올림픽 메달

아이러니하게도 위기는 김연경에게 기회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하락세를 그렸다. 경쟁국 일본을 넘지 못했고, 아시아에선 태국에도 위협 당했다. 하지만 해외 리그에서 뛰면서도 꼬박꼬박 대표팀에 합류한 김연경이 공수에서 맹활약해 팀을 살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득점 1위에 오르며 MVP를 차지했고, 한국은 4강까지 올라갔다.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앞서도 말했지만 올림픽 때문이다. 김연경은 런던과 리우에서 메달에 도전했으나 한두 걸음이 모자라 물러났다. 김연경은 “유럽에서 대표팀 훈련 및 경기를 위해 오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당시 김연경과 함께 뛴 선수 중 아직까지 대표팀에 남은 선수는 한송이(KGC인삼공사)와 양효진(현대건설)뿐이다. 리우올림픽에선 세대교체가 있었다. 김연경의 어깨에 많은 짐이 놓여 있다.

현재 배구 대표팀은 4년 전보다 강해졌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이재영과 이다영이 주축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스테파노 라바리니(41·이탈리아)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컬러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 경력이 없지만 세계적인 클럽에서 경력을 쌓았다. 라바리니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맡게 된 건 월드클럽챔피언십에서 맞붙었던 김연경과의 관계가 결정적이었다. 영어 사용이 능숙한 김연경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까지 맡고 있다.

2020년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아쉽게 러시아에 2-3으로 역전패한 대표팀은 1월 아시아 예선에서 개최국 태국을 3-0으로 꺾고 가볍게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당시 김연경은 복근 부상 속에서 진통 주사를 맞고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선 일본, 세르비아, 브라질 등 강호들을 누르고 6위에 올랐다. 경쟁력은 충분히 확인했다. 도쿄올림픽엔 12개국이 출전한다. 다행히 조 편성은 무난하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일본(7위), 세르비아(3위), 브라질(4위), 도미니카공화국(10위), 케냐(공동 19위)와 A조에 편성됐다. 리우올림픽 챔피언 중국(1위)을 비롯해 미국(2위), 러시아(5위)를 모두 피했다. 8강 토너먼트에서 두 번을 더 이기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동메달) 이후 첫 메달이 가능하다.

올림픽 이후 김연경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태극마크는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소속팀 흥국생명을 떠날 가능성은 있다. 올 시즌은 어쩔 수 없이 연봉을 낮췄지만, 다음 시즌 그리고 그 다음 시즌에는 최고액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고액연봉자가 많은 흥국생명을 떠날 수밖에 없다. 배구계에선 2021~22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이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해외리그 재도전도 가능하다. 대표팀에서 은퇴한다면 유럽으로 다시 가거나, 중국·일본 팀과 계약할 수도 있다. 과거와 같은 고액연봉을 받긴 어렵지만, 국내(상한선 7억원)보다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 이에 관해 김연경은 “지금 내 목표는 흥국생명에서 우승하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뿐이다. 그 뒤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 김효경 중앙일보 스포츠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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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호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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