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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칼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위한 ‘행동 10년’ 

“지구촌 청년들 연대 넘지 못할 벽은 없다” 

젊은 세대 숨결이 긍정적 연쇄작용 가속시키는 원천
청년 중심 기후 변화 해결책 만드는 ‘도전’ 추진해야


▎2019년 2월 ‘미션2020’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의장 일행이 도쿄 시나노마치에 있는 창가학회 총본부를 방문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을 역임한 피게레스 의장은 창가학회가 시민의 의식 변혁을 촉구하고자 전개한 풀뿌리 운동에 깊은 공감을 보냈다. / 사진:SGI
2020년 9월, 유엔은 세계 평화의 구축을 진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군축과 비확산 문제에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이것은 청년들이 ‘긍정적인 변혁을 일으키는 주체’라는 인식을 보여준 유엔 총회의 결의를 바탕으로 유엔 군축국(UNODA)이 한국의 자금을 공여받아 개설했습니다. 군축의 진전에 청년이 공헌할 수 있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또 인권 분야에서도 주목해야 할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실시한 ‘세계인권교육 프로그램’ 제4단계(2020~2024년)입니다. 여기서도 청년들이 인권 교육에 지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돼 ‘청년의 손으로 청년과 함께하는 청년을 위한 인권 교육’의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창설 75주년의 역사를 새긴 유엔에서는 바야흐로 지구적인 과제를 해결할 책임자로서 청년의 역할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넓혀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에 앞서 새로운 흐름을 상징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바로 2019년 9월에 유엔본부에서 개최한 ‘청년기후정상회의’였습니다.

저는 이 정상회의에서 ‘유엔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심정이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특징 때문입니다.

첫째, 140여 개 국가·지역에서 모인 청년들이 각국 대표가 아니라 같은 세대의 일원으로서 참석한 점입니다.

둘째, 유엔 관계자가 아닌 청년들이 토론을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셋째, 발표자가 차례로 연설하는 유엔의 기존 회의와 다르게 활발하게 논의를 펼친 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키노트 리스너(기조 경청자)’를 자청한 점이 상징적이었습니다.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논의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찍이 저는 2006년에 발표한 유엔 제언에서 ‘해마다 유엔총회 개회 전에 전 세계 청년 대표를 초대한 ‘프리 미팅(사전 모임)’을 열어 청년들의 의견에 각국 대표가 귀를 기울일 기회를 마련할 것을 검토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청년기후정상회의가 그 제안을 실행하는 진보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청년들이 중심이 돼 세계 각지에서 실시한 ‘국제기후파업’에도 큰 공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발단은 스웨덴 고등학생인 그레타 툰베리 씨가 기후 변화의 대책 강화를 주장하고자 3년 전 여름에 등교 거부로 시작한 파업입니다. 그 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순식간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맞서는 청년의 행동은 많은 사람이나 단체의 행동을 가속하는 파동을 넓히고 있습니다.

첫째는 세계 대학들의 움직임입니다. 대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고, 기후 변화 연구에 힘써 대학과 지역에 지속가능성 교육을 강화하자는 선언에 찬동하는 대학이 늘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많은 고등교육기관의 네트워크가 여기에 동참해 대학 등 1만6000곳 이상이 소속돼 있습니다.

둘째는 각국 지자체가 펼치는 활동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의욕적으로 대처하는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의 연대가 138개국 1만여 지자체로 넓혀졌습니다. 청년기후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 대학생인 브루노 로드리게스 씨는 “기후 변화에 관한 변화를 일으키는 젊은이들은 새로운 집단의식을 구축했다”고 말했는데 실로 젊은 세대의 숨결이 긍정적인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 리더십 발휘할 무대 넓혀야


▎“과학혁명처럼 ‘인간의 외적인 혁명’뿐만 아니라 현대 세계에는 ‘인간 자신의 혁명’이 필요하다” 파리의 푸른 하늘 아래에서 로마클럽 설립자인 아우렐리오 페체이 박사(왼쪽 넷째)와 나눈 첫 회담에서 인류의 미래에 관한 책임감을 이야기했다(1975년 5월 파리회관). / 사진:SGI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로마클럽 설립자 아우렐리오 페체이 박사가 “공정하고 민주적인 도리를 적용하려면 젊은이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도리”라고 한 말이 떠오릅니다. 로마클럽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을 형성한 계기가 된 지구의 유한성에 대한 경종을 약 반세기 전에 울린 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중심 역할을 한 페체이 박사는 특히 “젊은 세대의 상상력과 행동 조직에 더 많은 리더십을 발휘해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박사와는 1975년에 만난 뒤로 5차례에 걸쳐 대담했는데 그 필요성을 강조해서 한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젊은이들의 소리를 듣는 일은 선택 사항도 차선책도 아니다. 정말로 세계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근거로 삼아야 하는 ‘도리’이자 빼놓을 수 없는 ‘절차’라는 것이 박사의 신념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세계의 많은 청년이 연대를 맺고 소리 높여 기후 변화에 용감히 맞서려고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박사가 희망을 의탁한 힘이 크게 꽃피우기 시작한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장의 한계] 발간 당시에 쟁점이 된 공해나 자원 문제처럼 국소적 대응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과 달리, 기후 변화의 원인은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활동 등 모든 면에 미치기에 상황을 타개하기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유엔의 미래 보여준 청년기후정상회의


▎로마클럽 창설 5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회의에 이케다 SGI 회장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각국 지성들과 SGI 대표가 참석했다. 기후 변화의 문제 등을 둘러싼 논의를 나눴다(2018년 10월 이탈리아 로마). / 사진:SGI
그러나 기후 변화를 둘러싼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도 받아들이기에 따라 얼마든지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대응해야 할 분야나 장소가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상황은 한편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재하는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그만큼 다양한 형태로 넓혀진다는 사실입니다.

SGI의 대표도 참석한 청년기후정상회의에서는 그 무대의 확대를 말해주는 분과 회의가 열렸습니다. 자연보호를 비롯한 창업·금융·기술·예술·스포츠·패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동영상 송신 등에 관한 분야에서 새로운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했습니다.


▎2019년 9월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의 연합회의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한 청년기후정상회의. 세계 140여 개 국가·지역에서 많은 청년이 참석한 가운데 SGI의 대표도 참석했다. / 사진:SGI
그런 의미에서 저는 청년기후정상회의 직후에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 정상회의’의 정치 선언 내용을 주목합니다. 2030년까지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과 수행 10년’이라고 규정한 뒤 활동을 추진하면서 영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대상 중 하나로 ‘청년’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정치 선언을 듣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세운 것이 바로 ‘행동 10년’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엔이 정한 ‘행동 10년’에서 다수가 참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청년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의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내는 도전을 강력하게 추진하자고 제창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앞으로도 청년기후정상회의를 해마다 개최해 유엔의 새로운 모습을 정착시키고 유엔과 시민사회가 연대를 맺어 ‘기후 변화에 맞서는 청년 행동 10년’ 활동을 폭넓게 전개하면 어떨까요. 또 그 방향을 결정짓는 초석으로 평화와 안전보장에서 청년의 역할을 강조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50호’를 계승하는 형태로 기후 변화에 관한 의사 결정에 청년의 참여를 큰 흐름으로 만들어 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합니다.

우리도 청년부가 2014년에 추진한 ‘소카글로벌액션’을 발전시켜 ‘소카글로벌액션 2030’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일환으로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는 활동인 ‘나의 도전 10가지’를 비롯해 각국에서 기후 변화에 관한 온라인 강연회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의식 계발 활동을 펼치는 등 풀뿌리 행동 연대를 넓히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해결을 비롯해 SDGs를 달성하는 길은 절대 순탄치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청년들의 연대가 있는 한 넘지 못할 벽은 결코 없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 이케다 다이사쿠 - 1928년 1월 2일 도쿄 출생. 창가학회인터내셔널 회장. 소카대학교·소카학원·민주음악협회·도쿄후지미술관·동양철학연구소 등 설립. 유엔평화상·한국화관문화훈장 등 24개국 훈장, 세계계관시인 등 수상 다수. 전 세계 대학으로부터 397개의 명예박사·명예교수 칭호 수여. 토인비 박사와 대담집 [21세기를 여는 대화]를 비롯한 저서 다수.

202102호 (202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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