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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패트롤] 시장·군수 공약 이행 점검 (4)충청 

천안 농업공약 성과, 옥천은 복지정책 우수, 태안·괴산, 주민 참여 투명 군정 돋보여 

군정·보육·교육·농업·여성 등 지역별 특징에 따라 공약 다채
코로나19로 보류되고 지자체 상황 따라 폐기·변경된 공약도


▎박상돈 천안시장은 2020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농업인 월급제’ 등 농업 분야 공약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 사진:천안시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1년여 남짓 남았다. 막판 스퍼트로 주민에게 했던 약속의 ‘완료’를 향해 달려가야 할 시기다. 시장·군수 공약이행을 점검하는 월간중앙이 이번에 살펴본 지역은 충청도다. 구체적으로 충북 괴산군·옥천군·진천군과 충남 천안시·청양군·태안군 등 지자체 6곳을 살펴봤다.

임기 막바지인 만큼 전체 공약 중 완료된 공약을 중심으로 점검했다. 분야별 공약 완성을 살펴봤을 때 80%에 육박하는 완료율을 보인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0%인 시·군도 있었다. 단순 완료율로만 평가할 수 없기에 개별 공약 이행률과 폐기된 공약도 함께 살펴봤다. 특히 지자체 6곳을 군정·보육·교육·농업·여성 등 다양한 키워드로 분류해보니 지역별 특징과 주력 공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100개 공약 이행을 약속했으나 2021년 4월 기준 29개 공약을 완료했다. 공약 완료율 29%로 비교한 지자체 중 가장 하위다. 남은 60건은 계속 추진 중이며 9건은 일부 추진으로 분류됐다. ‘도시재생어울림센터 내 청년행복센터 조성’ 사업과 ‘고래울~천안의료원 간 도로 개설’ 사업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다만 박 시장은 2020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시정을 펼친 기간이 2년이 채 안 됐다.

분야별 가장 높은 완료율은 ‘농업’ 관련 공약으로 11개 중 6개를 완료해 54% 수준이다. ‘복지’ 관련 공약 완료율도 50%로 16개 공약 중 8개를 완료했다. ‘행정’ 관련 공약은 하나도 완료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이행률을 살펴보면 천안시 자원봉사센터 신축 이전 30%, 불당동 분동 30%, 백석동 행정복지센터 신축 이전 10%, 쌍용1동 행정복지센터 신축 이전 20%, 부성2동 행정복지센터 신축 이전 20% 수준이다.

박상돈 천안시장, ‘농업인 월급제’ 성과


▎가세로 태안군수는 ‘주민참여예산제 지원 및 주민제안사업 읍·면 단위 시행’ 공약을 이행하며 활발한 주민참여로 지방재정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사진:
박 시장은 짧은 시정 기간에도 불구하고 ‘농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농업인 월급제(농산물대금 선지급제) 실시’ 사업은 2020년에 25개 농가와 올해 1분기 31개 농가를 선정했으며 1인당 최대한도 월 2000만원 선에서 지급되고 있다. ‘농어민 수당지원’ 사업도 순항 중이다. 수당 신청 대상은 과거 1년 전부터 천안에 거주하며 충남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시민 중 농업 외 종합소득액이 3700만원 미만인 사람이다. 2020년 상반기에 8900여 농가에 45만원을 지급했으며 같은 해 3분기에는 농가 외에 전업축산, 임업, 어업 종사자도 신청을 받았다. 2020년 4분기에는 1차 신청자 추가지원 35만원에 이어 2차 신규 신청자 2500여 세대에 80만원을 지급했다. 농업인 193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74.8%가 경제적 부담이 완화돼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사업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사업비 120억원이 투입되는 해당 공약은 관정 개발, 노후 용수로 정비, 저수지 준설 및 개보수 등 다양한 세부 계획이 마련돼 있다. 2020년에는 저수지 준설 2곳, 관정 개발 1곳, 지표수 보강개발 공사 1곳이 완료됐다. 올해는 노후 용수로 정비 사업을 실시하고 저수지 정비사업 관련 용역을 완료할 계획이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전체 공약 103건 중 2020년 12월 31일 기준 32건을 완료했다. 완료율 31%다. 분야별 공약 완료율도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투명한 태안’ 분야 공약은 5건 중 4건을 완료해 80% 완료율이지만 ‘희망찬 태안’ 7%, ‘新산업 태안’ 12%, ‘미래의 태안’ 26% 수준이다.

태안 군정의 키워드는 ‘투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관련 공약 5개 중 4개를 완료하기도 했거니와 개별 내용도 살펴볼만하다. ‘주민참여예산제 지원 및 주민제안사업 읍·면 단위 시행’ 공약의 목표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군민의 참여로 지방 재정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정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첫 시도였던 터라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면서 관심 있는 군민의 교육이 선행돼야 했다. 군민 100여 명이 군·지역·청소년 참여예산위원회에서 사업발굴부터 제안서 작성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2019년에는 주민제안사업 읍·면 단위 시행과 참여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2021년에는 읍·면 지역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 자체 심의 기능을 부여해 정책 집행과 예산 편성에 대한 군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다. 특히 주민 제안 사업 31건에 예산 21억1100만원을 배정했다. 다만 주민 제안 사업 발굴 역량 부족으로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제도에 대한 군민의 무관심으로 자발적 참여가 부족하다는 숙제도 떠올랐다.

이차영 괴산군수, ‘함께하는 참여 군정’ 성과


▎송기섭 진천군수는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고 각종 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을 상향했다. 아울러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주민의 ‘안전보험’ 가입을 완료했다. / 사진:진천군
이차영 괴산군수는 5대 분야 115개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6월 30일 기준 63건(54%)을 완료했으며 남은 공약 52건 중 보류 공약 2건을 제외한 50건을 정상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약 분야별로 살펴보면 ‘함께하는 참여 군정’ 분야 16개 공약 중 12개를 완료해 75%로 가장 높은 완료율을 달성했다. ‘품격 있는 맞춤복지’ 분야는 21개 공약 중 15개를 완료해 71% 완료율로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명품힐링 문화관광’ 분야의 공약 완료율이 저조했다. 22개 공약을 내걸었으나 7개 사업만 완료에 그쳐 완료율 31%다. 지역 기반 기초산업인 ‘도약하는 순정농업’ 분야도 26개 공약 사업 중 12개 완료에 그쳐 공약 완료율이 46%다.

좋은 성적을 거둔 ‘함께하는 참여 군정’ 분야 공약을 살펴보면 ▷괴산사랑 ‘미래희망군민협의체’ 운영 ▷군민참여 원탁회의 운영 ▷괴산사랑운동 전개 사업 등을 완료하며 주민의 군정 참여 통로를 확대하고 군민 소통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미래희망군민협의체’의 경우 산업경제·농림·문화관광·복지환경·행정분과위원회 등 5개 분과에 분과위원 65명을 구성했다. 군비 1800만원을 지출해 괴산 미래비전 2040과 군 현안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군민참여형 원탁회의’는 괴산군의 읍·면별 인구수에 비례해 인원을 배정해 주민이 지역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연 4회 원탁회의를 개최했으며 축사 악취 저감 방안, 난개발 방지를 위한 지자체 검토 방안 등 군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을 다뤘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56개 공약을 내걸었는데, 지난해 말까지 20개 공약을 완료했다. 공약 완료율 35%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보육·교육’ 분야의 공약 완료율이 80%로 가장 높다. ‘자치·지역’ 분야 공약도 5개 중 3개를 완성해 60% 완료율이다. 다만 공약 완료율이 0%인 분야가 있다. ‘문화·관광’ 분야인데, 7개의 공약 중 완료된 사업이 한 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양군의 ‘다문화 가족 지원 확대’ 사업은 완성도가 높다. 2019년에는 한마음 가족축제와 세계시민교육을 진행했다. 아울러 다문화 신문을 발간하고 자녀 학습비와 결혼 이주 여성 자격증 취득비를 지원했다. 2020년에는 한국 정착에 필요한 내용을 필리핀어(1029건)와 베트남어(1360건)로 번역했으며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 다문화가족심리안정 프로그램 진행, 한소리음악단 조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청양군 출신 대학생은 생활안정비를 지원받았다. 김 군수는 관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생이 타지에서 겪는 거주비 부담을 덜어주고 생활 여건 증진을 위해 재학 중 1회에 한해 100만원을 지급했다. 2019년에 46명, 2020년에 83명이 혜택을 받았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2021년 4월 기준 135개 공약 중 59개(44%)를 완료했다. 남은 75개 사업은 정상 추진되며 2개 사업은 사실상 폐기 수순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삶이 풍요로운 휴먼시티’ 관련 32개 공약 중 19개를 완료해 59% 공약 완료율 보였다. ‘군민과 함께하는 위드시티’ ‘교육·문화 융합의 디자인시티’ 분야 공약 완료율이 45%로 뒤를 이었다. ‘친환경 건강도시 그린시티’ 분야는 25개 공약 중 6개 완료에 그쳤다. 24%의 낮은 완료율이다.

송기섭 진천군수, ‘전 군민 안전보험 가입’ 공약 완료


▎김재종 옥천군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 여건 개선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치매 검진비, 대상포진 무료 접종 등 노령인구를 위한 맞춤형 복지 공약을 완료했다. / 사진:옥천군
송 군수는 외국인을 포함해 군민 8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 군민 안전보험 가입’ 사업을 완료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와 범죄로 상해 피해를 본 주민이 최소한의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2022년까지 군비 3억100만원이 투입된다.

여성을 위한 정책도 활발하다. 송 군수는 ‘여성 일자리 1000개 창출’ 공약 이행을 위해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훈련 교육을 진행했다. 아울러 군 차원에서 취업을 연계하고 여성 인턴제를 실시했다. 2018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며 2020년까지 경력단절 여성 900여 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군내 ‘각종 위원회 여성위원 비율 40% 이상 확대’ 공약도 완료했다. 송 군수는 “정책 결정에 성 평등한 관점이 반영돼야 하고 남성 중심적인 의견 도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공약을 추진했다. 2019년에 진천군 관련 부서별 위원회의 성비 및 위원 임기만료일을 파악하고 만료된 위원들을 여성으로 신규 위촉할 수 있도록 해당 부서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김재종 옥천군수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 80개 공약 중 41건을 완료했다. 51% 완료율이며 보류·폐기된 공약 없이 남은 공약 39건을 정상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군수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경제’ 분야 11개 공약 중 9개를 완료했다. 81% 완료율로 군민들에게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행복한 복지’ 관련 사업도 72% 완료율(18개 중 12개 완료)로 높은 편이다. ‘내실 있게 성장하는 균형발전’ 공약 완료는 저조하다. 김 군수는 지역 균형 발전 사업을 18개 내걸었으나 완료된 사업은 ‘생활자원회수센터 설치’ ‘동안사거리 회전교차로 설치’ 2건에 불과하다.

김 군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사업 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소상공인 자영업 점포 리모델링 지원’ 공약을 이행하며 노후 점포 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3년 이상 관내 사업장을 두고 상시근로자 3명 미만인 소상공인에게 최대 2000만원을 지원했다. 2019년 44개 점포, 2020년 53개 점포가 보조금을 받았다.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 개선도 이어졌다. 근로자 근무 환경과 공장 기반시설 정비사업 보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은 2019년 25개, 2020년 29개 업체로 최대 2500만원이 지급됐다. ‘관내 기업 우선구매제도 확행’ 공약 완료를 위해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옥천군 중소기업 우수제품 전시 박람회를 개최했으며, 옥천군 공공구매기관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했다.

고령화 세대를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도 칭찬받을 만하다. 김 군수는 ‘70세 이상 시내버스 무료 이용’ ‘70세 이상 치매 정밀 검진비 지원’ 공약을 완료했다. ‘70세 이상 대상포진 무료 접종’ 사업의 경우 군비 12억9900만원을 지출해 7600명의 예방 접종을 완료했으며, 2020년에는 65세 이상으로 대상자를 확대해 어르신 3512명이 추가로 예방 접종을 실시했다. ‘국가유공자 예우 지원 확대’ 사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옥천군은 ▷순직군경 유족 수당(10만원/월) ▷공상군경 수당(만65세이상, 10만원/월) ▷보국수훈자와 배우자(각 5만원/월) ▷순직공무원 유족 수당(5만원/월) ▷공상공무원 수당(5만원/월) 등 6개 수당을 신설해 지급하고 있다.

김돈곤 청양군수 4개 공약 폐기, 옥천은 공약 변경 많아


▎김돈곤 청양군수는 ‘다문화 가족 지원 확대 사업’에서 완성도가 높다. 아울러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문해교육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 사진:청양군
괴산군의 보류 사업은 2건으로 다문화 관련 공약 사업이다.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사업 및 단기취업지원’ 사업과 ‘다문화자녀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어 ‘보류’ 사업으로 분류됐다.

가세로 태안군수가 공약을 폐기한 사례는 단 1건이다. 가군수는 공약 사항 실천·변경을 위해 태안군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지역주민 35명으로 구성된 주민배심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0월 주민배심원 회의를 통해 ‘삭선군부대 부지개발추진, 첨단 정보화 산업단지로 개발’ 공약을 폐기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4개 공약을 폐기했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 분야 ▷보건지소 물리치료실 설치 ▷여성회관 건립 공약이다. 대신 ▷청년정착 쉐어하우스 도입 공약을 추가했다. ‘지역경제’ 분야에서는 ▷민관 기업 유치팀, 기업애로 전단팀 운용 ▷공사 발주 시 지역업체 참여 의무화 공약을 폐기했다. 다만 ▷쌈지 주차장 확대 공약을 새로 만들었다.

진천군의 경우 ‘중부권 성장거점 솔라시티’ 분야 공약에서 ‘이월 공업지역 개발 추진’ 사업은 일부 추진 사업으로 분류됐다. 이월 공업지역과 관내 산업·농공 단지 등을 연계해 공업 벨트를 구축하고자 했던 계획은 3월 31일 사업시행자의 사업철회로 공약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친환경 건강도시 그린시티’ 공약의 하나인 ‘덕산 생활체육공원 조성’ 사업은 혁신도시 조성 등에 따른 인구 증가로 군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려는 사업이었다. 군비 22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단기간 내 많은 사업비 충당이 어려워 일부 추진 사업으로 분류됐다.

옥천군은 폐기·보류 공약은 없으나 세 차례에 걸쳐 공약 내용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 ‘국립옥천묘목원’ 사업이 ‘산림바이오 혁신성장 거점 조성’ 사업으로 변경됐으며, 사업 기간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이었으나 2019년부터 2024년으로 줄어들었다. 사업예산 규모도 120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반대로 ‘동물복지형 축산 기반 선도적 추진’ 사업은 사업 규모가 확대됐다. 사업예산이 당초 5000만원이었으나 16억원으로 증가했다. 동물복지 인증기준 완료에 초점을 맞춘 원래 계획과 달리 축산 시설·장비, 사양관리, 환경오염 방지 등 전반적인 친환경 축산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한다.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202109호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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