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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대선캠프 ‘감초’ MZ세대의 24시 

“본부장님 대신 형·누나라고 불러요… 캠프는 사무실이라기보다 카페죠” 

여야 대선주자 주요 캠프에 2030 청년들 참여해 종횡무진 활약
“청년 문제 해결하려면 MZ세대에 정치 참여 문 더 활짝 열어야”


▎청년들이 합류하면서 기존 대선캠프의 딱딱했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여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사진:손준영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여야 대선후보 캠프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아침 7시 반. 서울 여의도에 자리 잡은 여당 A예비후보 캠프는 본부장단 회의 준비로 긴장감이 흐른다. 9시까지 진행되는 회의에는 캠프의 주요 리더뿐 아니라 청년본부 간부들도 필수 참석자다. 오전 11시. A후보 캠프 인근에 자리 잡은 야당의 B예비후보 캠프에서도 청년 문제 해결을 놓고 삼삼오오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후보 캠프와 지척인 야당 C후보 대선캠프는 저녁노을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빌딩이다. 이곳은 해 질 녘이면 카페로 변신해 캠프 관계자들이 찾아오는 청년들을 맞이하기 바쁘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당 당사에서 후보 캠프로 근무지를 옮긴 일부 당직자를 제외하면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 참여하는 청년들에게는 급여나 활동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사실상 ‘열정페이’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힘든 일을 자처했을까? B후보 캠프 멘토단에서 활동했던 김화랑(21)씨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 중이라 지금 당장 많은 돈이 필요하진 않다”며 “최저시급 몇 푼 받는 것보다 청년들의 메시지를 후보에게 하나라도 더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게 훨씬 낫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현업과 병행하는 청년들도 있다. B후보 캠프의 이명준(30)씨는 회사원이면서 대선캠프 멤버로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시간 분배는 회사 쪽에서 양해를 해줘 자유롭다. A후보 캠프의 이모씨는 캠프 활동을 하는 동안 취업 준비도 틈틈이 한 결과 9월 초 취업에 성공했다.

C후보 캠프의 이재빈(36)씨는 아예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그의 정당 활동은 철저한 비밀이다. 그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그리고 주말 등 근무 외 시간에만 캠프에 간다. 물론 그 외의 시간에도 캠프 일을 돕지만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캠프 업무도 많아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야당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이효령(24·여)씨는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대부분 비대면 수업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장의 실익보다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참여하게 됐고, 그런 생각을 캠프에서도 높게 사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비록 무급이지만 학업과 캠프 업무 병행이 무모한 도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성 정치권에서 청년은 행사에 ‘동원’되는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청년 특유의 자발성과 눈치 보지 않는 발랄함을 내세워 캠프마다 서로 모시려고 하는 중요 계층이 됐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청년을 한자리에 동원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더는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 이후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반강제적 동원을 통한 정책 홍보나 소통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낮에는 회사생활, 퇴근 뒤 자투리 시간에 캠프 활동


▎5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 카페를 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청년기자단 간담회에 앞서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오종택 기자
야당 관계자는 “올해 큰 선거만 3번 있었다. 그때도 인력 동원 얘기가 계속 나왔지만 결국 조직을 동원했다고 이기는 게 아니더라”며 “혹여 작은 선거라면 인력을 동원하는 것이 통할 수도 있겠지만, 대선은 큰 선거라서 다르다. 무엇보다 후보가 잘해야 하고, 자연스레 민심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증가한 데는 온라인 문화 확산의 영향도 크다. 2030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계기는 단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대중화다. 기존 정치가 신문과 뉴스를 통해 다소 딱딱하게 전해졌다면, 요즘은 정치 소재가 ‘유행이나 패러디’를 의미하는 ‘밈(meme)’처럼 편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최근 2030세대로부터 관심을 받는 홍준표 후보의 ‘무야홍’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유행어 ‘무야호’에 착안해 ‘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의 앞글자를 축약해 부르다 유행어가 됐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과거 자료들이 재생산되고 이를 사람들이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후보에 대한 이미지나 여론이 형성된다. 홍준표 예비후보 캠프 청년본부장 김경민(27)씨는 “요즘은 동원하거나 억지로 무엇을 만들려고 하면 다 티가 난다. 2030이 SNS를 통해 정치 정보나 뉴스를 더 많이 접하게 되면서 기존 ‘동원 정치’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캠프에 참여한 청년들은 또래보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이가 대다수다. 그들 역시 처음에 대선캠프라고 하면 ▷수직문화 ▷폐쇄성 등 부정적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김경민씨는 “대선캠프는 대통령 후보 배출이 목적인 조직이라서 ‘어르신’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 솔직히 캠프에 가도 커피나 탈 줄 알았다”며 “그런데 실제 와보니 2030세대가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최재형 예비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최인호(21)씨는 “대선캠프 역시 여느 알바생처럼 청년들을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다르더라”고 고백했다.

실장 대신 ‘마스터’라 부르고, 캠프는 ‘놀이터’로 개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월 1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김경민씨는 “막상 캠프에 와보니 내가 대화하고자 생각만 하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참 많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대선캠프라고 하지만 동네의 형·누나들이랑 일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웃었다. 김씨가 맡고 있는 캠프 내 청년본부장 자리는 서열상 10위 이내의 중책이다. 27세에 불과한 청년본부장이 삼촌이나 아버지뻘인 40~50대 다른 부서 본부장들과 동급인 것이다. A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비당원 이훈영(27·대학생)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캠프가 훨씬 역동적이다. 정해진 포맷에 따라, 선거 일정에 따라 끌려다닐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청년본부에서는 기획할 수 있는 콘텐트가 다양하다. 후보 일정에 따라 새로운 것을 계속 계획하고 있는데, 다방면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대선캠프도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우선 캠프 안에서 서로 부르는 호칭부터 달라졌다. A후보 캠프는 실장·본부장과 같은 기존의 명칭 대신 ‘마스터’와 ‘프로’라는 직제를 만들었다. 조금 더 프로의식을 갖기 위함도 있지만, 그동안은 대부분 청년들이 행사나 업무에 동원되거나 업무를 하더라도 ‘막내’ 역할 등 기존의 형태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홍준표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연령층이 낮다 보니 ‘본부장님’ 대신 서로 편하게 ‘형·누나’라고 부른다. 폐쇄적이었던 대선캠프 사무실도 개방했다. 캠프에서는 대선캠프 공간을 ‘놀이터’라고 부른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캠프의 모습은 카페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자유 공간’이었다. 청년들에게 이질감을 줄 수 있는 근엄한 후보 사진으로 가득한 벽면과 사무실 내 칸막이(파티션)는 없었다. 김경민씨는 “정책이 물론 중요하지만, 일반 청년들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도 중요하다. 놀이터에 친구들이 가끔 와서 커피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 후보님과 직접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느 카페처럼 노래가 흘러나왔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기념으로 홍보책자나 리플렛에 찍어 갈 스탬프도 마련돼 있다. 국회의사당 돔(본청) 뒤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뷰(view) 맛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재빈씨는 “보통은 어르신들이 몰려오는데, 여의도 대선캠프에 일반 청년들이 막 찾아오는 것 자체가 정말 신기한 일”이라며 “상근하는 실무자가 다 젊어서 더 친숙한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환경도 자유롭게 바뀌었다.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각자 집에서 비대면으로 활동하는 청년이 많아졌다. 줌(zoom)과 구글미트 등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MZ세대는 대선캠프에서도 이와 같은 자신들만의 특징을 드러냈다. 코로나19 비대면 상황과 맞물려 캠프 측에서도 자유로운 출근과 일정을 장려하고 있다. 이명준씨는 “출퇴근은 자유롭다. 캠프에서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나간다”며 “적어도 우리 캠프는 반드시 출퇴근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필요할 때 편하게 활용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소통부터 정책 개발까지, 못하는 게 없다


▎더불어민주당 A예비후보 캠프가 만든 웹드라마의 한 장면. / 사진:유튜브 캡처
청년들의 대선캠프 참여는 분위기 쇄신뿐만 아니라 본래 목적인 후보 지원 업무에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최근 여야 주자들은 ‘메타버스(가상세계)’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MZ세대가 메타버스에 친숙하다는 점에 착안해 주요 후보들이 자신을 닮은 아바타로 새로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대세가 됐다. 몇몇 주자들은 메타버스 캠프를 차려 온라인 세미나와 회의, 심지어 팬 미팅까지 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선거운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이 바로 청년본부 멤버들이다. A후보 캠프의 청년본부는 메타버스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장비를 직접 설치한다. 마스터 홍재희(28)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온라인 행사가 많다. 메타버스나 줌 같은 건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익숙하기 때문에 청년본부에서 행사를 거의 전담하고 있다”며 “행사가 하루에 3~4개, 많을 때는 6개까지 있다. 우리 청년본부가 아니었으면 절대 성공 못했을 것 같은 기획이 많다”고 말했다.

SNS 및 온라인 소통을 통해 MZ세대 표심을 잡는 것도 청년본부에 주어진 특명이다. A후보 캠프 청년본부는 직접 연기와 촬영, 편집까지 해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다. 마스터 김윤서(33)씨는 “MZ세대에 맞는 콘텐트로 공감대를 많이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청년들은 긴 영상을 안 본다. 그래서 후보님이 관련된 영상을 유튜브 ‘쇼츠’나 짧은 웹드라마로 만들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분야에서도 청년들의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 수직적이었던 과거 대선캠프 구조와 다르게 지금은 캠프의 최상층부까지 청년들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전달되고 있다. 이재빈씨는 “중간 과정 없이 후보님한테 직접 의견을 전달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A후보 캠프는 출범 초기에 후보와 청년본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하루 평균 3~4시간씩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 주거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제안이 반영돼 ‘청년일자리국가책임제’,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 등이 최종 정책으로 공식 발표됐다. 홍재희씨는 “청년본부라고 해서 청년 관련 일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캠프 내 모든 부서가 담겨 있는 축소판이 바로 청년본부”라며 “기본적으로는 MZ세대를 공략하고 있지만 홍보뿐 아니라 정책과 전략, 그리고 기획 전반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최근 캠프를 해체하긴 했지만 최재형 예비후보 캠프는 청년 멘토단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대선후보가 스스로 멘티의 자세로 청년들에게 배우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했다. 이명준씨는 “기존 정치권에서 말하는 공정은 우리가 느끼는 것과 괴리가 있다. 실제 학생 사회에서나 청년들끼리 술 한잔하면서 하는 현실의 이야기들을 정책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후보가 우리 의견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우리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청년들이 거침없이 변화를 주도해가고 있지만 고충도 적지 않다. 청년들은 하나같이 공직선거법을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영상과 SNS를 주로 접하고 소비하는 세대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청년들의 발목을 낡은 선거법이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훈영씨는 “선거법 때문에 늘 계획했던 것보다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문구에 허위사실이 포함돼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위험성 때문에 많이 위축된다”고 털어놓았다.

“현실 정치, 여전히 청년 현실과 괴리 크다” 목소리도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 캠프 소속 청년들이 줌(zoom)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회의하고 있다. / 사진:홍준표 예비후보 캠프
현재 선거법은 SNS와 동영상 플랫폼,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온라인 매체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다. SNS는 선거법 제93조 1항의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당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 녹화 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첨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는 내용 안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 분류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12월 ‘이와 유사한 것’에 SNS가 포함된다는 해석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SNS 별도 선거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3년과 2016년에 선거법 개정과 해당 조항 폐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 또한 흐지부지됐다. 결국 현재는 선관위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SNS 활동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김경민씨는 “기획서를 만들고 선거법 검토받고, 수정 피드백 받고 이 과정이 무한 반복이다. 선관위와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당초 기획했던 것을 제때 올리지 못할뿐더러 애써 기획한 것이 무산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선거가 놀이 문화이기도 하다. SNS·동영상 플랫폼·메타버스 등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이른바 ‘감정노동’이다. 청년들이 주로 전화를 받는 업무를 하다 보니 ‘직책이 뭐냐’, ‘네가 뭔데’와 같은 무시를 당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심한 경우에는 이유 없이 욕설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김경민씨는 “대선캠프에 찾아오거나 전화를 거는 어르신 중에 막 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누군가를 만난 자리에서 명함을 내밀며 본부장이라고 소개하면 ‘네가 뭔데 그걸 하냐’는 식으로 대할 때도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뭉뚱그려서 MZ세대로 표현하는 기성세대들의 틀에 박힌 분류에도 볼멘소리를 했다. 이재빈씨는 “40살와 59살의 간극보다 20살과 39살의 간극이 훨씬 크다”며 “같은 MZ세대일지라도 나이별로 휴학, 군대, 취업, 결혼, 부동산 대출 등 고민이 각기 다르다. 이렇게 싸잡아서 분류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게 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후보 캠프마다 청년 정책을 뭉뚱그려 내놓다보면 여의도 정치권에서 내놓는 청년 정책도 현실과는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대선캠프에 들어와서 일하다 보니 정치권과 젊은 세대 간에 괴리가 너무 크다는 걸 느꼈다”는 최인호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말로는 청년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치권에서 내놓는 청년 정책의 대부분이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탁상공론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요. 현실에서 청년들이 겪는 고통과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청년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또 정치권은 청년들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고요. 선거 때만 등장하는 청년, 그리고 청년정책은 사양합니다.”

- 손준영 월간중앙 인턴기자 storkism@naver.com

202110호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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