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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정의선 회장 취임 1년, 현대자동차그룹의 대변신 

순찰 로봇, 하늘을 나는 車 정의선,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로보틱스·UAM·자율주행·수소차 신사업 전력투구
■ 기후변화 대응 해법 모색… 미래 세대 위한 책임감
■ “기업 역할의 창의적 변화는 구성원에서 비롯” 확신
■ 고객과 품질 강조로 글로벌 경영 환경에 성공 대응


▎2020년 1월 6일 정의선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 2020’의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사진 오른쪽은 ‘현대차 미디어 행사’ 진행을 맡은 로라 슈워츠.
"길이 없으면 찾아라. 그래도 없으면 만들어라.” 맨손으로 현대그룹을 일군 아산(峨山) 정주영(1915~2001) 명예회장의 지론이다. 흙수저 출신임에도 국내 굴지의 기업을 세운 정 명예회장의 정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캔두(can-do)정신, 도전정신이다. 생전에 그가 임직원에게 자주 던졌다는 한마디, “이봐, 해봤어?”는 아산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잘 대변해준다.

아산의 DNA는 아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을 거쳐 손자인 정의선(50)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까지 이어졌다. 2018년 9월 그룹의 수석부회장이 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14일 그룹의 수장인 회장직에 올랐다. 1999년부터 20여 년간 현대차·기아를 운전하던 정몽구 회장이 명예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핸들을 장남에게 넘긴 것이다. 회장 취임 1년, 정 회장의 리더십은 경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판매는 전년 대비 10%를 상회하고 있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SUV와 고급차 판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며 친환경 미래차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면서 이제 해외에서도 정의선 회장의 도전정신과 리더십에 주목하는 글로벌 혁신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은 고객·인류·미래 그리고 사회적 공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 유수의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의 K.C.크레인 발행인은 지난 7월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정의선 회장을 이같이 소개했다. 일본의 주요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치열하게 달려온 지난 1년은 전통적인 제조업체 경영자나 기업가라기보다는 미래를 개척하는 혁신가의 모습이었다고 평가한다. 단순히 자동차산업의 리더라기보다는 인류의 행복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으려는 혁신의 여정이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대한 기여가 기업, 즉 현대자동차그룹의 본질적 사명임을 강조한다. ‘인류의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굳은 의지로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 회장의 행보가 기업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혁신의 지향점이 인류라는 정 회장의 지론은 기업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전통적 접근과 차별화되는 한편, 인류를 향한 진정한 책임과 맞닿아 있다. 동시에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체 경영자 넘어 글로벌 혁신가로


▎‘굿 리스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소통하는 CEO를 자처한다. 지난 3월 16일 현대자동차그룹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 회장.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새해 메시지에 정 회장의 혁신 의지가 축약돼 있다. 정 회장은 최근 미래 세대를 자주 언급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의 소산(所産)이다. 시간이 없다는 절박함도 표출한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가 역할을 하고 극복하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태초의 청정에너지라는 수소의 ‘글로벌 전도사’를 자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룹 주요 계열사도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후 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 사회공헌을 확대했다. 원동력은 역시 정 회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세계 권역별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체계화하고, 친환경 사회적기업 및 스타트업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 구성원에게도 과감하게 시작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빠르게 시도하는 조직문화를 요청했다. 기업 역할의 창의적 변화는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믿는 그는 사내 기업가 마인드와 개척자 정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도전적 동기 부여가 내부 구성원의 창의적 사고, 자발적 몰입, 열린 참여 등 능동적 변화를 촉진한다고 믿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이후 조직문화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유연 근무제, 복장·점심시간 자율화, 자율좌석제 등 자율성을 신장했고 직급체계도 통합했다.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에는 ‘전기차를 충전하며 보내는 시간을 특별한 고객 경험의 시간으로 재창조한 아이디어’와 ‘스마트폰 원격 제어로 차량을 살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 5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모였다. 최근에는 거점 오피스와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비롯해 ‘위드 코로나’에 대비한 근무형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판교·성내 등 최근까지 거점 오피스 8곳을 마련했고 다른 그룹사에서도 거점 오피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방식의 신업무플랫폼 도입 이후 효율적 재택근무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지속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리더가 아니라, 구성원과 미래를 향한 변화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재임 시절 주요 임원과의 사내 포럼에서 “저부터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지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정 회장이 내부 구성원을 ‘회사의 고객’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3월 정 회장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은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회사의 고객인 임직원과 직접 공유하겠다는 뜻에 따라 열렸다. 정 회장은 과거 사내포럼에서도 “저는 여러분을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포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구성원과 함께 미래 변화 모색하는 ‘굿 리스너’


▎2019년 8월 중국 네이멍구 지역 사막화 방지를 위한 현지 생태복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의선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 회장의 이런 관점은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정 회장은 임원들과의 워크숍에서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을 예로 들었다. 거북선은 위에 쇠못이 있고, 용두(龍頭)에서 연기가 나고 포를 발사하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외부의 완벽한 설계가 있지만, 내부를 보면 수군이 쉴 수 있는 공간도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이 자신과 함께 싸우는 부하인 수군을 고객으로 배려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리더였다는 설명이다. 조직의 구성원을 고객이라고 여긴다면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정 회장은 격의 없는 소통을 좋아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경청하는 리더로 꼽힌다. 실제 정의선 회장과 만나본 사람들은 그를 ‘굿 리스너(Good Listener)’로 기억한다.

정 회장의 자연스러우면서도 폭넓은 임직원들과의 소통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두 차례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그는 타운홀 미팅에서 “저는 우리 임직원을 믿는다. 같이하면 정말 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며 무한한 신뢰를 표했다. 2019년 타운홀 미팅에서는 청년세대 관련 도서인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를 소개한 뒤 세대 차이에 대한 임직원의 생각이 궁금하다며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알려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장점은 만남의 과정에서 구성원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그는 매니저급 직원에게도 직접 e메일을 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점에는 전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냈다.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구성원에게 따뜻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회사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안심시켰다. 사내 리더들과 간담회 자리에서는 ‘청춘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로 시작하는 사무엘 울만(Samuel Ulman)의 시 ‘청춘’을 대형 모니터에 띄우기도 했다. 이처럼 ‘굿 리스너’인 정의선 회장은 최대한 많이 들으려 노력한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상대방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마음을 얻는다)의 자세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나 글로벌 모터쇼에서 마주친 기자들이 의견을 물어보면 “어떻게 보셨느냐”고 오히려 질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동차 판매로 1등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닌 진보적인 기업 문화가 정착돼 인재들이 가장 오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자주 언급한다.

정 회장의 혁신 의지는 사업 영역에서는 로보틱스(Robotics)·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자율주행·수소 비전 등 신사업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로보틱스·UAM·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정의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민첩한 도약을 가속하고 있다.

“기술은 목적이 아닌 인간을 위한 수단일 뿐”


▎2021년 6월 10일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왼쪽부터)이 UAM (도심항공 모빌리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하고, 사내 로보틱스랩을 통해 자체 로봇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를 발표했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내년 중 최대 23㎏짜리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고, 제조·물류·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에게라도 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류에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로보틱스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닌, 오로지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의 연장선상이다. 로보틱스랩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를 비롯해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VEX)’, AI서비스로봇 ‘달이(DAL-e)’, 로보틱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스팟을 활용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Factory Safety Service Robot)’을 개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정 회장은 사내 UAM 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구체적인 UAM 개발 계획을 공개했는데,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UAM 법인 설립,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 영입 등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이동공간 하늘로 확장… UAM 대중화 기반 다져


▎7월 22일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정의선(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헌액 기념패를 들고 램지 허미즈 자동차 명예의 전당 의장(왼쪽), K.C.크레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부의장([오토모티브 뉴스] 발행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고객의 새로운 이동 경험을 실현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Mobility)에서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셔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취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차량 전동화는 이동수단의 진화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및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융합으로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상품성·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이동의 진화를 통해 인류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4월 양사 모빌리티 서비스 역량을 결집,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본부를 신설했다. TaaS본부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 기획·운영 등을 전담한다.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를 고객 입장에서 통합하고, 사용자 데이터에 근거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도입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을 높이며,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협력사까지 포함하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9월 7일 현대자동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를 열고 그룹의 미래 수소전략인 수소비전 2040과 핵심 수소기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새로운 수소모빌리티, 연료전지시스템 등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를 포함하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중요시한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협력사 ‘파트너십 데이(Partnership Day)’에서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력사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부품업체로의 성공적 전환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친환경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국내 부품사를 위해 정부 및 금융계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사들이 미래 비전을 소통 공유하는 ‘함께하는 미래’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국내 최대 규모 협력사 교육시설인 ‘글로벌 상생협력센터(Global Partnership Center)’를 건립했다.

협력 생태계는 스타트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성장 분야와 연계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로원 1·2호 펀드를 출범시켜 모빌리티·친환경차·AI·커넥티드카 등 미래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총 87개 협력사와 412개 스타트업(사내 스타트업 포함)이 ▷전동화 시스템(배터리, 연료전지) ▷스마트팩토리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 ▷IT·소프트웨어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비즈니스 차원이 아닌 인류와 미래 세대 관점에서 수소를 바라본다. 정 회장에게 수소는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솔루션이다.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의지의 일환이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는 정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입체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급, 200㎾급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시제품도 선보였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기차·선박·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빌딩·공장·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고도화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행사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HTWO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으로, 단순한 에너지 차원을 넘어 인류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를 착공했다.

정의선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실질적 해법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수소의 글로벌 공감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수소는 미래·지구·인류 위한 솔루션” 강한 의지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공식 행보로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했고,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전기차는 승용에 이어 상용도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50여 대가 달리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통해 2023년부터 미국에 30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독일 뮌헨시에 수소버스인 ‘일렉시티’를 인도했다.

현대차그룹은 탄소 배출 저감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는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한다.

경영 불확실성 돌파하고 친환경 브랜드 입지 굳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친환경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인류 보편의 환경, 사회문제를 개선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친환경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의 해양 생태계 보전 프로젝트, 중국의 내몽고 사막화 방지 3기 사업, 국내 여의샛강생태공원 조성 지원사업 등을 올해 시작했다. 환경 등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for Tomorrow 프로젝트’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정 회장의 지난 1년간 경영 성과는 무엇보다 녹록지 않은 글로벌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전후로 글로벌 경영 환경은 극히 불투명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확실성 확대 속에 그룹의 역량을 결집했다. 정 회장은 평상시 강조해온 ‘고객’과 ‘품질’이라는 키워드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위기일수록 고객이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고, 품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신차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완성차 경쟁력을 확보했고, 10월 현재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9월까지 505만여 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지난해 팬데믹 영향으로 인한 감소 폭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산업 수요 성장률을 상회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가 올 9월까지 13.3% 증가하는 동안 양사는 117만5000대를 판매, 33.1%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은 10%로, 전년 대비 1.5%p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지난 8월까지 66만3000여 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28.3% 늘었다. 유럽 전체 산업 수요가 12.7% 증가에 그쳐,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7.1%에서 올해 8.1%로 1%p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SUV와 고급차·고성능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9월까지 국내를 포함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9만1000여 대보다 57% 증가한 14만4000여 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유럽과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친환경 브랜드로서의 입지도 굳히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를 올 9월까지 전년 대비 68% 증가한 53만2000여 대 판매했다.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판매는 17만6000여 대로 전년 대비 70% 신장했다. 넥쏘수소전기차는 지난해 세계 수소전기차 중 최초로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어섰고, 이르면 올 연말 누적 2만 대 판매도 기대된다. 세계 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인 WRC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WRC 진출 5년 만인 201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제조사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올해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정의선 회장 체제 1년을 평가하며 “정의선 회장은 유독 수소차나 모빌리티를 강조하는데, 미래 사회의 방향성을 제대로 파악한 경영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일부 총수와 달리 독재적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려는 자세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1970년생
■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 경영학

주요 경력
■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2018년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 2009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
■ 2003년 기아자동차 기획실장, 현대자동차 기획총괄 부본부장(부사장)
■ 2002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전무)
■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실장, 영업지원사업부장(이사/ 상무)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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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호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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