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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 이철성 총장과 구훈섭 총동문회장이 말하는 건양대학교 비전 

“4만 동문 끈끈한 네트워크로 새로운 100년 힘 있게 열어갈 것”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창학 30주년 기념하며 ‘새로운 건양 100년’ 도약 선포
총동문회 기부시스템 강화로 동문 재정 안정화 박차


▎이철성 건양대 총장(가운데)과 구훈섭 총동문회장(왼쪽), 정원희 ESG연구원장(오른쪽)이 12월 1일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메디컬캠퍼스 죽헌정보관에서 ‘새로운 건양대 100년’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가르쳤으면 책임진다.” 명곡 김희수 박사가 1991년 건양대학교(총장 이철성)를 설립하며 내건 건학이념이다. 전국 최대 규모 안과 전문병원인 김안과병원을 키워낸 김 박사는 인재 육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향의 교육사업에 투신했다. 그로부터 30년, 건양대 구성원은 ‘교육의 성과는 학생이 말한다’는 신념으로 학생의 역량 강화 및 성과 창출에 매진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수취업률 부문 6위로, 비서울권 대학 중에서는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취업지수 1위를 기록했으며, 교육중심 우수대학 순위에서도 2019년 6위에서 2021년 5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건양대에게 2022년은 ‘도약의 원년’이다. 지난 30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역이라는 틀을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건양대 구성원 모두가 뜻을 모았고, 총동문회도 그중 한 축을 맡고 있다. 12월 1일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메디컬캠퍼스 죽헌정보관에서 건양대 이철성 총장, 구훈섭 총동문회장 등과 ‘새로운 건양대 100년’의 비전을 들어봤다.

“국제무대에서 가치 인정받는 인재 키워낸다”


▎이철성 건양대 총장은 12월 1일 “지역대학은 지역 산업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연결된 하나의 거버넌스”라고 말했다.
2021년 1월 총장으로 취임하셨으니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이철성 총장: 정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났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건양대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교직원, 교수는 물론 학생과도 지속해서 소통하느라 바쁘게 보냈습니다.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셨는지요?

이 총장: SNS에 제 일상을 일기 쓰듯이 올리고 있으며, [건양튜브](건양대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고 있습니다. 취임한 지 2개월 후쯤에 국내 대학 최초로 총장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트)를 올렸는데, 예상 외의 뜨거운 반응에 ‘릴스’(15~30초 사이의 짧은 영상)도 찍어서 올렸습니다. 건양대의 각종 영상에 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웃음)

2021년은 건양대가 창학 30주년으로 의미 깊은 한 해였습니다. 건양대에게 지난 30년은 어떤 시간이었습니까?

이 총장: 초창기 30년은 ‘잘 가르치는 대학’, ‘취업을 잘하는 대학’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대학 취업과 관련한 여러 조사에서 건양대는 수도권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건양대는 현재의 성과에 취하지 않고 더욱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건양대는 5월 ‘새로운 건양 100년’을 선포했다. 선포식에서 이 총장은 “대학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패기만만한 각오로 미래를 열어갈 의지를 지닌 학생, 수업에 열정을 지닌 교수, 학생지원에 사명감을 가진 직원이 함께 건양대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까?

이 총장: ‘ 학생이 어떠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학생이 어떤 역할들을 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국제무대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건양대는 세계에서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기업 애플이 가장 혁신적인 단과대학에 주는 ADS(Apple Distinguished School)에 건양대 PRIME창의융합대학이 선정됐다. 앞서 ADS를 받은 미국의 예일대와 오하이오 주립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iF, RedDot, IDEA) 5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세계 디자인 공모전 수상이 갖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구훈섭 총동문회장: 건양대 융합디자인학과가 2017년 국내 대학 최초로 ‘iF디자인어워드’ 본상을 수상했을 때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평가 기준이 대기업 중심이고, 실제로 대기업이 수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대학생이 참여해 본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5년 연속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자를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그밖에 다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중 하나는 응급 구조 상황에서 구조 인력들을 빨리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가드레일에 열차를 설치한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건양대의 의료 특성화와 연결된 창의성을 인정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선배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HUMAN 2025 중장기 발전계획’ 핵심은 사회적 가치 실현


▎구훈섭 건양대 총동문회장은 12월 1일 “학과 단위로 운영되는 동문 네트워크를 규합해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건양대는 ‘HUMAN 2025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총장: 핵심은 인간중심의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입니다. 발표 전에는 역량중심의 교육을 통한 실용인재양성이 교육목표였다면 발전계획은 양성된 인재가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를 고민해서 교육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구 회장: 건양대 인재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창의형 전문인, 둘째는 글로벌 도전인, 셋째는 나눔의 교양인입니다. 즉 전문적인 스킬을 키워 국제무대에 도전하며, 바른 인성을 함양해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뜻입니다.

구 회장은 2019년 1월 제8대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하며 ‘건양 제4의 도약, 다시 하나 되는 건양’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세부적으로는 총동문회 활성화, 기금모금 활성화, 동문가족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건양대 의학과 95학번인구 회장은 건양대학교병원 진료부장이기도 하다.

동문은 대학의 중요한 인적자산입니다. 회장으로서 동문들께 바라고 싶은 점도 많으실 텐데요.

구 회장: 건양대가 30살이 됐습니다. 대학생이던 동문들은 사회 곳곳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도, 동문들도 모두 30년간 쉼 없이 달려오느라 옆이나 뒤를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동문의 힘이 곧바로 대학의 저력으로 나타나는 시대입니다. 모든 동문께 건양대의 도약을 위해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도 우리 동문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제4의 도약’을 선포했습니다. 핵심은 무엇입니까?

구 회장: 4만 동문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기부시스템 강화, 그리고 기부 투명성 확대를 통한 동문회 재정의 안정화입니다. 건양대가 아직은 중소대학이다 보니 동문 네트워크가 학과 단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를 총동문회 차원으로 규합·확대하려고 합니다. 현재 동문회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해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동문 네트워크 활성화, 동문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습니다만, 여건이 된다면 내년 5월 전국의 동문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총동문회 행사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동문가족 지원 사업도 눈에 띕니다.

구 회장: 동문에게 혜택을 나눠주자는 취지입니다. 대표적으로 10월에 저희 총동문회와 건양대병원은 동문을 포함해 직계가족에게도 종합건강검진 우대서비스와 장례식장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내년에는 동문과 그 가족들을 초청해 학교의 발전상도 보여주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동문들에게 뭔가 요구하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드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건양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대학을 도와주신 많은 동문들에게 그에 맞는 적절한 예우를 갖추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학을 지원해주신 동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만족을 드릴 수 있는 맞춤형 예우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부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동문회 재정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동문에게 제공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원도 있습니까?

구 회장: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행사나 학과에서 하는 ‘홈커밍 데이’에 동문회가 참석하거나 경품, 선물 등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평소 학과나 행정부서와 자주 소통하며 동문회 차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학원에서 더 수준높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트북과 교보재를 기증하기도 했고 코로나19 사태 초창기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을 때 동문회 차원에서 마스크 5000장을 구매해 재학생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또한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5억원 확보를 통해 우리 후배들이 걱정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양대 캠퍼스 특성화로 지역대학 위기 극복


▎5월 13일 건양대 논산 창의융합캠퍼스에서 열린 창학 30주년 기념식에서 이철성 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건양대학교
수도권 쏠림 현상,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대학은 존폐 위기다.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 경제의 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수도권 대학으로의 인재 유출은 지역소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지역대학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역대학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이 총장: 지역대학은 지역 산업은 물론 지역 주민과 연결된 하나의 거버넌스입니다. 그렇기에 지역대학 활성화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합니다. 대학과 지역이 상생해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내야 한다고 봅니다.

건양대의 상생 사례가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

이 총장: 논산시와 협업해 자원봉사센터를 대학 내로 유치했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 기업인 발그래(발달장애인과 함께 그리는 미래)를 대학에 입주시켜 발달장애인의 고용과 재활, 독립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 유치원과 노인복지관을 위탁받아 세대 간에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든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법무부의 통합 이주 연구소와 연결된 다문화가정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 회장: 교화 목적으로 논산의 교도소 제소자에게 교양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건양대 교수라면 한번쯤은 논산 교도소에서 특강을 해봤을 겁니다. 또 건양대병원을 통해 대전에 많은 의료적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건양대병원은 창학 30주년에 맞춰 암 질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건양대 의료 나눔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요, 양대 캠퍼스(논산 창의융합캠퍼스, 대전 메디컬캠퍼스)의 특성화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총장: 창의융합캠퍼스의 경우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 그리고 액티브 러닝(능동형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특성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방산전문인력 양성과 관련 연구개발 및 기업지원을 위한 국방산학융합원 설립을 지자체와 함께 추진키로 했습니다. 메디바이오 특성화 대학인 메디컬캠퍼스는 실증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제품의 공동연구, 임상및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메디바이오 실증 기업협업센터를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대학은 산업체, 연구소, 병원의 융복합클러스터를 설립해 대전·세종·충남의 중점분야인 바이오헬스케어 신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취업·창업에 강한 대학입니다. 건양대는 2021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서 순수 취업률로 전체 6위, 비서울권 대학 중에서는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총장: 대학 교육의 성과는 바로 ‘교육을 받은 학생이 이룬 성과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건양대 학생들이 각 분야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성공사례야말로 건양대가 추구하는 혁신 교육의 결과물입니다. 저는 건양대 교수들이 어느 대학 교수보다 취업 지도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취·창업 동기유발학기를 실시한 점도 취업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취·창업 동기유발학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이 총장: 2011년 전국 최초로 신입생 동기유발학기를 시작했으며 이어 2014년부터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창업 동기유발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신입생 동기유발학기는 입학 전 4주 동안 전공 및 학생역량 탐색을 통해 미래 4년간의 대학생활을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후 취·창업 동기유발학기는 2·3·4학년들을 대상으로 신입생 동기유발학기처럼 재학생들도 취·창업에 동기 유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보자는 판단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례로 본인 진로에 필요한 자격증을 알려주고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겁니다.

구 회장: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호응이 좋은 건 선배들이 하는 ‘멘토링 특강’입니다. 예를 들어 국방경찰행정학부의 학생은 대부분 경찰 공무원이나 군인, 군무원을 자신의 진로로 선택한 학생입니다. 현직에 있는 건양대 동문을 초청해 ‘본인은 어떻게 시험을 준비했고,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특강을 진행하면, 그 학생들에게서 확실한 동기부여 효과가 나타납니다.

시장 맞춤형 인재 육성에도 힘써


▎이철성(왼쪽에서 다섯째) 건양대 총장이 6월 2일 교내 입점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ESG 실천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 사진:건양대학교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는 지난해 12월 국가직과 지방직, 경찰직 등 공무원 시험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 합쳐 4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지난 5년을 기준으로 하면 해당 학부 출신 공직 진출자는 총 150여 명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건양대의 의료보건계열 국가고시 누적 합격률(재학생 기준)을 보면 간호사 99.6%, 작업치료사 97.5%, 안경사 98.6%, 임상병리사 98.6%, 치과위생사 99%, 물리치료사 97.3%, 응급구조사 97.2%, 방사선사 92%에 이른다. 건양대 의료보건계열학과 입학은 곧 국가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취업·창업 동기유발 학기 외에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총장: 우리 대학은 취업과 관련해 학과의 로드맵이 분명하게 설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건양대를 선택한 학생은 대부분 자기 진로에 대한 확고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입학합니다. 그 로드맵을 따라가면 ‘자기가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취·창업에 대한 불안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구 회장: 건양대 사이버보안공학과는 취업률이 보통 90%를 넘어섭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이버보안공학과는 경찰 수사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디지털 포렌식 ‘트랙’을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진로가 좀 더 명확해지는 거죠.

건양대 교직원과 교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 총장: 개인적으로 ‘외유내강’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강한 의지를 갖추면서도 주변인과는 부드럽게 소통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교육자로서, 건양대 총장으로서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구성원들도 외유내강 자세로 건양대를 학생 중심의 대학으로 만들어가는 데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정원희 ESG연구원장 - “대학에서부터 ESG 실천… 교양 교육과정에 넣어 학생이 선택”


▎정원희 건양대 ESG연구원장은 12월 1일 “대학에서 할 수 있는 ESG 실천 과제를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성 건양대 총장은 5월 13일 창학 3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지역대학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경영을 선포했다. ESG의 가치를 대학 정책과 학사 운영의 핵심 의제로 도입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과연 건양대식(式) ESG 경영은 어떤 모습일까. 12월 1일 건양대 기획처장을 맡고 있는 정원희 ESG연구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건양대가 ESG 경영을 선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거버넌스 측면으로 본다면 대학은 교육을 토대로 학생과 지역, 나아가 세계와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니 대학은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가치에 중점을 두고 학생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기후·환경부터 사회적 약자 문제까지, 대학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했던 대학의 역할은 이제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양성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건양대는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이철성 총장을 비롯해 건양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댄 끝에 ESG 경영을 선포하게 됐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할 수 있는 ESG 실천 과제를 만들어 실행하고 있습니다.

ESG 메타버스도 구상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에 건양대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기를 대학 내에 설치했고, 건양대 총학생회 스스로 플라스틱 재활용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논산 창의융합캠퍼스와 대전 메디컬캠퍼스에 있는 식당·편의점·카페 입점 업체와도 만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대체식품 전문기업인 ㈜바이오믹스테크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대체육 연구개발(R&D)에 힘을 쏟는 점도 ESG 가치 실현의 일환입니다.”

ESG를 실제 교육과정에 넣어 학생에게 선택권을 줄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ESG 과정을 조금 더 재미있고 실용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학위(Degree) 과정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건양대는 온라인 단기 학위인 나노-디그리(Nano-Degree)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브리-디그리(Bri-Degree)는 교양 교육 과정입니다. 이 브리-디그리 속에 ESG 교과목을 넣어 일정 수준의 비교과나 프로젝트 활동을 이수하면 건양대에서 인증서를 주는 식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인증서를 받은 학생이 졸업 후 기업체, 학교 등 어디에서나 ESG 특강을 할 수 있도록 공신력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외에도 전공 교육과정인 KM-Degree(Konyang Major Nano-Degree)는 연계ㆍ융합 전공으로 계열이 다른 학과들이 융합해 새로운 전공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건양대가 준비하는 메타버스도 ESG와 관련이 있나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 대학생이 건양대 메타버스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E관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한 내용을, S관에서는 사회공헌, G관에서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관련한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입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학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있어서 ESG 경영은 피해갈 수 없는 과제입니다. 건양대 ESG 교육과정이 향후 취업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그 부분까지 고민해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ESG 경영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더욱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건양대 ESG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취업 연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겁니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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