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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1장 얄타(10) 

1930년대 미국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첩자들은 미국 정부 기관의 요직에 있는 고위 관리들과 다져놓은 인맥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여론을 조성하거나 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들이 찬양해 마지않던 러시아는 스탈린이 권력을 독점한 뒤 피로 물들고 있었다.
태평양 서쪽에서 리하르트 조르게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첩자들이 일본군의 남진을 유도하고 동쪽에선 해리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첩자들이 루스벨트 정권의 강경한 대응을 유도하면서 미국과 일본은 전쟁으로 휘말려들었다. 이런 두 갈래 공작은 태평양문제연구회(IPR)를 플랫폼으로 삼았다. 일본에서 공작한 조직과 미국에서 공작한 조직은 IPR에서 함께 활동한 사람들로 이루어졌고 동일한 목표를 위해 협력했다.



작은 민간 단체가 이처럼 거대한 음모를 떠받친 일은 역사적으로 드물다. 게다가 IPR은 그 뒤로도 여러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할 터였다. 이처럼 중요하고 흥미로운 단체를 이끈 사람들 가운데 지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미국의동양학자 오웬 래티모어(Owen Lattimore)였다. 그는 IPR의 인맥을 충실히 관리했고 IPR의 이념적 방향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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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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