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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전 지지율 회복 못하면…윤석열 굉장히 힘들어진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고
■ 역대 대선, 후보자 등록 전후 지지율 1위 후보 예외 없이 당선


▎지난해 11월 25일 한 행사장에 참석한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선후보가 구정(음력 설) 때까지 지지율이 회복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평행선을 보이지 않는다면 2월 들어가서는 선거운동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1월 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재합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때’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이 재등판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최대 이슈인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단일화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괜히 얘기했다가 오히려 손해 볼 수 있는 것이 현재 여건”이라며 “국민의힘이 윤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는 것이 나중에 단일화 얘기가 나오더라도 효율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 다자 대결에서 10%대로 올라선 데 이어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1월 6일 매일경제·MBN 발표)에서 앞서는(윤석열 32.7%, 안철수 43.5%)로 걸로 나타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역시 “구정 주변으로 3강 트로이카를 만들겠다”고 힘줘 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안 후보가 콕 집어 말한 ‘구정’은 음력 설, 2월 1일이다. 그들은 왜 하필 구정을 말할까? 김 전 위원장의 진단처럼 2월 1일까지 윤 후보가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면 정말 선거운동이 힘들어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역대 대선 3주 전 여론조사에서 찾을 수 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역대 모든 대선에서 후보자 등록 전후 지지율(한국갤럽 조사 기준), 다시 말해 대선 3주 전쯤의 지지율이 대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후보 간 지지율 변동은 있었으나, 1위 후보가 역전을 허용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총괄선대위원장이 1월 5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TV를 통해서 지켜본 뒤 이동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과거 결과 기준으로 이번 대선 가늠하는 건 무리” 반론도

2017년 제19대 대선 후보자 등록일 직전에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4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37%로 나타났다. 선거 기간 굴곡은 있었지만, 41.08%를 득표한 문 후보가 21.41%에 그친 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2년 제18대 대선 때도 후보 등록일인 11월 25~26일 직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양자 구도’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7%, 문재인 민주당 후보 44%로 나타났다. 이 격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박 후보의 3.6%p 차이 승리였다.

가장 싱거웠던 대선으로 기억되는 2007년 제17대 대선 때도 후보 등록일 무렵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20%p 차로 앞서더니 결국 26%p 차 대승을 거뒀다.

2002년 제16대 대선 때도 후보 등록 즈음 조사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42.4%,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37.4%로 나타났는데, 최종 결과 역시 48.9%를 얻은 노 후보의 승리(이 후보 46.6%)였다.

1997년 제15대 대선 때 역시 선거운동 시작 직후인 11월 29일 조사에서 김대중 새천년민주당 후보 32.8%,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29.3%였는데, 이 같은 흐름은 끝까지 이어졌다. 최종 결과는 김 후보 40.27%, 이 후보 38.74%.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당선된 1992년 제14대 대선과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승리한 1987년 제13대 대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 2월 13~14일(일·월) : 후보자 등록
- 2월 15일(화) : 선거 기간 개시
- 2월 23~28일(수~월) : 재외투표소 투표
- 3월 4~5일(금·토) : 사전투표
- 3월 9일(수) : 투·개표

하지만 과거의 결과를 기준으로 이번 대선 승패를 가늠하는 건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여론조사·정치 컨설팅 전문 업체 티브릿지코퍼레이션의 박해성 대표는 “과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정치 수준은 높아진 반면 지역주의는 상당히 퇴색했다”면서 “대선 두 달 전인 1월 초에도 후보들의 지지율이 연일 출렁거린다는 건 그만큼 유권자들의 선택에 유동성이 커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영남에서도 이전만큼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 같고, 호남에서도 과거만큼의 ‘몰빵 투표’는 퇴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끝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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