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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이재명이 말하는 2022 대선의 시대정신 

“정권 교체는 퇴행적, 정치 교체·시대 교체 선택해야”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2030세대 정치 참여 늘려 인물, 시대, 세상 교체할 정치 개혁 주체로 키우자”
“‘JM노믹스’ 핵심은 공정과 성장 맞물려 선순환하는 ‘전환적 공정 성장’ 전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번 대선이 ‘퇴행적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 ‘인물교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김상선 기자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 남았다. 후보들마다 시대정신의 총아(寵兒)를 자처하지만, 민심은 누구에게도 힘을 싣지 않은 채 긴장감만 높일 뿐이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이번 대선을 관통할 시대정신을 물었다. 그가 내놓은 답은 일관되게 공정과 성장, 유능한 일꾼이란 키워드로 모아진다.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질문지와 답변서가 여러차례 오갔고 부족한 부분은 후보와 육성으로 소통해 보충했다.

최근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도입 공약에 대한 온라인의 반응이 뜨거웠다. 반나절 만에 발 빠르게 직관적인 콘텐트를 만들어낸 기민함과 실행력도 돋보였다. 어떤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기에 이런 콘텐트가 나올 수 있었나?

“탈모 치료 지원 공약은 청년선대위의 ‘리스너 프로젝트’ 중간 결과 발표 자리에서 처음 거론된 걸 선대위의 ‘소확행 공약’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11월부터 거의 매일같이 소확행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다 이번에 탈모 관련 공약이 히트 쳤다. 리스너 프로젝트는 전국 각지의 목소리를 듣고 중앙선대위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저부터 국민의 목소리를 가급적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국민의 목소리가 실제 공약으로 반영되기 쉬운 구조다.”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있나?

“12월 말부터 온라인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를 통해 맞춤형 공약을 국민이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오픈 첫 주에만 2000건 넘는 제안이 들어왔다는데 얼마나 신선하고 혁신적인 제안이 있는지 기대된다. 국민이 제안한 걸토대로 소확행 공약을 지속해서 만들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거다.”

후보가 선거운동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는 편인가?

“나도 직접 내지만, 많은 사람이 메시지를 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훑어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많다.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있다. 이대남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노동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나는 감각적 기획자, 온라인에서 영감 얻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가 지난 4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유튜브 쇼츠.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반나절 만에 이를 홍보 콘텐트로 만들어냈다. / 사진:유튜브 캡처
전통시장에 가는 것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영감을 많이 얻나?

“현장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요즘은 온라인 네트워크 상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게 훨씬 효율성이 높을 때가 많기도 하다.”

여야를 넘나든 ‘킹메이커‘ 김종인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후보는 연기만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스스로 보기에 숙련된 연기자와 감각적 기획자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

“감각적 기획자에 가까울 거다. 저는 워낙 연기가 안 되는 사람이다(웃음). 우리 캠프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은 세대, 지역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만큼 확장성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겠다. 후보가 지향하는 확장의 목표와 대상은 누구인가?

“지지율이 오르는 건 ‘국민 삶의 개선을 위한다’는 진정성이 국민께 조금씩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현재 지지율이 내 확장성 확대의 분명한 결과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다. 더 겸허한 자세로 준비한 정책들을 국민께 설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려 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민생에 집중해 달라는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돌직구 던진다. 왜 이재명을 찍어야 하나?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간 오로지 성과와 실력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새로 발표한 슬로건도 미래를 향해 가자는 내 비전과 국정 운영 철학, 그리고 국민 한 분 한 분께 실익을 드릴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진심이 담겨 있다. ‘앞으로, 제대로’는 이재명 정부가 나가야 할 길이다. 보복과 정쟁이 난무하는 과거가 아닌 통합과 경제부흥의 미래를 향해 가자는 거다. 또 ‘제대로’ 이재명답게 어떤 일도 빈틈없이 처리하겠다는 약속이다.”

2017년에는 비록 예선이었지만, 당시와 지금 민심의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나.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촛불혁명을 통해 치러진 2017년 대선은 ‘공정’이란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지금의 20대 대선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공정에 ‘성장’이 더해졌다. ‘공정’은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근본 가치다. ‘성장’은 대선 후보의 과제다. 공정이 회복되면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불공정, 불평등, 불균형, 양극화를 해소할 유능하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적임자가 바로 저라고 생각한다.”

5년 전 공정과 지금의 공정을 같은 의미로 규정하기엔 시대적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양극화 ▷기후위기 ▷글로벌 패권 이 4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제1 공약이 ‘전환적 공정성장’이다. 우하향하는 성장률을 우상향의 지속 성장 경로에 올려놓기 위한 전략이다. 공정이 성장을 만들고, 성장이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새로운 시대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창의와 혁신이 자유로운 시장질서 안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산업 재편과 신산업 육성 지원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선순환을 유도해야 할 때다.”

경제 선순환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디지털·에너지 대전환, 바이오산업 등 미래산업에 필요한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로 신속한 산업 재편과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려 한다. 기술 대전환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분배의 문제를 개선하고, 공정한 기회가 국민의 역량을 키워 혁신의 동력이 되는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 ‘전환적 공정성장’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기회의 총량을 늘리고 분배의 공정 실현하겠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시대 교체’를 위해 2030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월 11일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회에서 새 시대 인재 양성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국회 사진기자단
전환적 공정성장을 제1공약으로 삼은 이유는?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위기의 근원이 바로 불공정과 저성장에 있기 때문이다. 기회의 공정, 경쟁의 공정으로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면 경제성장의 계기가 마련된다. 우하향하는 성장률을 우상향으로 돌려 기회의 총량을 늘리고 분배의 공정을 통해 국민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구조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 후보가 선전하고 있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상당하다. ‘정권교체’를 압도할 만한 대안적 의제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기대치를 다 채우지 못하면 새로운 변화를 바란다. 그 변화가 인물의 교체일 수도 있고, 정치세력 교체일 수도 있다. 지금은 정치세력 교체에만 매몰돼 있지만, 정치세력을 교체한 결과가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진취적 교체가 아니라면? 정권교체가 퇴행적 교체라면 본래 교체의 목적에 어긋나는 거다. 현재 상황에서 정권교체는 ‘퇴행적 교체’다. 교체로 더 나아지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세력교체가 아닌 인물 교체, 정치 교체, 시대교체, 세상 교체를 선택하는 게 더 낫다.”

시대 교체, 인물 교체를 해야 할 당위성은?

“우리 정치인의 평균 연령이 사회 역동성에 비해 너무 높다. 부자와 가난한 자, 노동자와 기업가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정치적 대표성을 골고루 가져야 하는데 현실은 어떤가? ‘나이 많고,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자원 배분이나 의사결정이 제대로 안 된다. 그런 걸 고려하면 정치의 대표성이 제대로 갖춰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보나?

“기성세대는 고도성장 시대를 살면서 많은 기회를 누렸다. 그런데 거기서 생긴 불공정 문제를 방치한 결과로 양극화가 심해졌고, 저성장의 한 원인이 됐다. 그에 따른 기회 부족을 청년세대가 전적으로 부담하게 됐다. 이게 2030 세대가 고통을 겪게 된 원인이다. 청년이 역사상 최초로 취약계층이 되고 말았다. 저성장과 양극화에 따른 기회의 실종, 경쟁의 격화로 다양한 불평등을 겪고 있다. 그래서 2030세대는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청년 문제에 대해 후보와 민주당이 가진 솔루션은 뭔가?

“기회의 총량을 늘려야 한다. 경쟁의 룰은 최대한 공정하게 만들고, 그 룰이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 청년 문제의 해법 역시 전환적 공정성장에 있다. 청년들의 고통에 편승해서 편가르기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안타깝다. 2030이 주체적으로 구조의 문제, 둥지를 키우는 문제에 좀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좁아진 둥지에서 살아남으려고 누가 떨어질지를 공정하게 정하는 것과, 그걸 넘어서서 둥지 자체를 키우는 것 중 어느 게 문제를 해결할 길일까?”

과거 사적인 자리에서 후보께선 ‘40대보다 더 젊은 2030 청년세대가 정치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청년세대의 정치 진출을 돕기 위해 어떤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듣고 싶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치 참여 시기가 너무 늦다. 유럽에서는 30대 장관도 나오고, 40대 대통령도 나오는데 우리는 40살 되기 전에는 후보가 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 현실 정치에 대해 배우고 토론할 기회가 적은 것도 청년들의 정계 진출을 제약하는 요소다. 지난 1월 6일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가 청년들의 정치 진출을 돕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 공천기구에 만 39세 이하 청년위원 20% 할당 의무화를 요청하고, 청년들의 선거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청년 후보 등록비용과 경선비용은 50%로 경감하도록 당헌·당규에 정하자고 제안하는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내용들을 담았다. 기성세대의 정치 독점을 막고, 청년들이 정치의 중심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혁신은 꼭 필요하다. 기후나 식량, 환경 문제 등 미래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꾸준히 청년세대의 원활한 정계 진출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5200만의 ‘나‘를 위해 움직이는 나라 꿈꾼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신경제정책인 ‘JM노믹스’는 대전환시대를 맞아 공정과 성장이 맞물려 선순환하는 ‘공정성장’을 기초로 한다. / 사진:국회 사진기자단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가 된 청년 표심에 집중하는 건 선거전략상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기성세대의 상대적 소외감은 어떻게 달랠 건가?

“캐스팅보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캐스팅보터다. 대선은 국민의 대리인을 선출하는 것으로 국민들의 한 표가 결국 대통령을 만들기 때문이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당선도 그 한 표의 힘이었다. 기성세대는 말 그대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지혜의 세대다. 어르신 요양 돌봄 국가책임제, 기본주택 등 어르신들이 존중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정치인은 국민의 대리인이다. 더 많은 국민이 원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책임이 있다. 약속만큼 중요한 게 실천이다. 나는 실력과 진정성으로 성과를 내 왔다.”

대선 전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이 크다. 보수가 재결집하거나, 제3지대가 약진할 가능성, 후보 단일화 이슈도 여전히 살아있다. 남은 변수를 어떻게 통제해 우위를 유지할 건가?

“선거의 정공법은 늘 ‘국민’이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국민께 감동을 드리고 내 장점을 피력해 국민을 설득하는 게 최선의 전략일 거다. 장점을 앞세워 다가가면 결국 진심이 통할 거라 믿는다. 증명된 실력과 실적, 그리고 꼭 해내고 마는 추진력이 바로 나만의 장점이다.”

다른 후보들과 단일화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나?

“안철수 후보나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다. 안 후보의 경우 상대(윤석열) 후보의 지지층이 이탈해 이동하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가 더 비중 있지 않을까. 단일화는 국민의 뜻과 관계없이 이합집산 할 경우 반감이 클 수 있다. 국민의 뜻에 맡기자는 게 내 입장이다. 근본적으로 정치가 분열과 갈등의 단초가 아닌, 통합과 전진의 동력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 없다. 진영과 관계없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협력의 틀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으로 과거 청산과 이념적 대립을 허물 계기가 마련됐다.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화해의 메시지를 갖고 있나?

“‘화해‘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사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최소한 본인들의 참회와 사죄, 사과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과를 받을지 말지는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진실한 사과만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화합의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에 머물기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정부가 되리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보복과 정쟁이 난무하는 과거가 아닌 통합과 경제부흥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더욱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일하는 것 보니 믿음 간다는 말 들을 수 있게 할 것”

그동안 후보 자신과 가족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되풀이됐다. 국민 중에는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않는 이들도 있다. 다시 말해 ‘비호감‘을 상쇄할 키가 있나?

“최근 제 아들 문제로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잘 안다. 이유를 불문하고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 대통령이라면 도덕성의 바탕 아래 실력과 능력 면에서 국민께 호감을 얻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여론조사에서 호감도와 비호감도를 함께 조사한다. 3주 전 SBS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감사하게도 호감도는 제가 1위, 비호감도는 제일 낮은 것으로 나왔다. 참고로 지난해 5월,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14개 세부 항목별 여론조사에서도 국정운영 등 실력을 평가하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결과가 제가 잘하고 있다는 의미보다, 제 가능성에 대한 응원과 신뢰를 보여준 거라 생각한다. 국민께 더 다가가고,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생각이다. ‘일하는 것 보니, 호감이다. 믿음 간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

처음 선대위가 출범할 때 전 의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규모 때문에 효율성과 민첩한 대응력에 관한 의문이 컸다.

“민주당 선대위는 원팀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저와 함께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을 돕는 게 아니라 직접 ‘같이’ 움직이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제 후원회장을 흔쾌히 해주시기로 하면서 원팀을 넘어 드림팀으로 완성되고 있다. 우리 선대위는 실용성 중심으로 움직인다. 실용의 기준은 역시 ‘국민’이다.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집중해 변화가 필요한 영역, 빠르게 움직여야 할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 과제를 찾는다. 몸집은 커보여도 효율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다.”

과거 한국 정치의 중요 과제는 지역정서 극복이었다. 지금은 세대·성별·빈부 등 갈등과 대립구도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사회 갈등은 대개 기회의 부족에서 나온다.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것, 즉 성장의 회복이 갈등 사회를 벗어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링 안에서의 경쟁도 공정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링을 넓혀야 갈등이 줄어들고 기회가 늘어난다. 지금은 대전환의 시기다. 위기를 기회와 도약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기회·분배·경쟁의 공정이다. 전환적 공정성장으로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갈등 없이 더 나은 삶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당선된다면 국민통합의 시대를 만들겠다.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이 좀 더 나은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실용의 통합 정치를 하겠다. 철저히 ‘국민을 위한 실용성’에 국정운영의 방점을 두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여야, 좌우 구분 없이 능력 중심 인사를 펼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기본주택 보급해 주거상승 사다리 만들겠다”

닥쳐올 경제위기와 구조적 대변혁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JM노믹스’라고 불릴지도 모를 이재명의 국가경제 로드맵은 무엇인가?

“JM노믹스는 공정성을 회복해 성장 잠재력을 복원하는 공정성장 전략과, 전환적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전환성장 전략을 토대로 한다. IMF, OECD 등 주요 경제기구들은 공정한 배분, 공정한 기회, 공정한 경쟁으로 지속 성장을 이어가는 ‘포용적 성장 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 관료들은 ‘분배는 성장의 반대 개념, 복지는 경제의 반대 개념’이라는 고도성장 시대의 통념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국가들의 성장 동력은 ▷분배를 공정하게 ▷성장의 기회를 공정하게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를 고루 분배해서 효율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불공정과 양극화 불평등을 완화하는 공정성장 전략이다. 소비자에게 수요 촉진책으로 지역화폐 형태의 소비 쿠폰을 지급해 소득과 소비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려는 시도가 그중 하나다. 공정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의 전환적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전환성장 전략도 JM노믹스의 핵심 요소다. 창의와 혁신이 자유로운 시장 질서 안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산업재편과 신산업 육성 지원으로 양질의 일자리 생성과 경제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에너지 대전환, 바이오산업 등 미래산업에 필요한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해 신속한 산업재편과 신성장동력산업을 지원·육성하려 한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역대 정부가 돈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양대 위기다. 지금까지 정책과 차별화할 복안이 있나?

“저출생 대책에서 중요한 건 부모에게 충분한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것이다. 출생률이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로 육아에 대한 부담과 육아 이후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꼽는다. 독박육아에 대한 불만도 크다. ‘육아는 엄마 몫’이란 인식이 여전하다. 남성도 육아휴직을 맘 놓고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어린이 돌봄을 대폭 확대해 보육 부담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아이 때문에 퇴근 시간에 쫓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또 사회 초년생에게 고품질의 기본주택을 공급해 내집 마련을 돕겠다. 기본주택은 저렴한 비용으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고, 싼 임대료 등으로 빠른 시간에 자산을 모아 자기 집을 마련하는 ‘주거 상승 사다리’ 역할을 하게 될 거다.”

고령화 대책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노인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이다. 기초노령연금 확대가 절실하다. 동시에 국민연금 제도 개편도 필요하다. 2018년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2042년부터 수지적자가 시작돼 2057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초노령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걸로는 적정한 노후 소득 보장이 안 된다. 연금개혁은 저마다 방향이 다르고 장단점이 있어서 충분한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국민연금 5차 재정계산 시기가 도래하는 2023년 이후 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개혁을 논의할 생각이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 앞서 말한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기회와 도약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나. 누가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갖춘 사람인지 잘 판단해달라.”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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