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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9 5大 변수로 가늠해보는 대선 승패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진흙탕 선거’에 유권자들 장탄식
■ 후보 단일화, 李·尹 리스크, TV토론, 코로나19, 박근혜에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월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3·9 대선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8번째 대통령 선거다. 87년 민주화와 함께 어느덧 8번째 대통령을 선출하게 됐지만, 선거전(戰)은 발전은커녕 되레 퇴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진흙탕 대선”이라는 유권자들의 탄식이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대선전은 새해 들어 2강+제3지대 구도에서 3강 2약 내지 2강 1중 2약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 2위를 다투고는 있으나,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둘 다 각종 리스크와 의혹에 휩싸여 있는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 사이 지난해 연말까지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0%를 넘어 20%까지 바라보고 있다. 안 후보는 “설 연휴까지 3강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호언한다.

1월 19일 기준 D-49로 다가온 제20대 대선.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변수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5대 변수로 대선 승패를 미리 가늠해봤다.

①후보 단일화

뭐니뭐니해도 최대 변수는 단일화다. 1월 17일 공개된 조선일보·TV조선 여론조사 4자 가상 대결 결과 지지율은 윤석열 32.8%, 이재명 31.7%, 안철수 12.2%, 심상정 2.7% 순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6%, ‘필요치 않다’는 응답은 43.1%였다. ‘야권 단일후보 경쟁력’ 질문에는 윤 후보가 38.5%, 안 후보가 35.9%였다.

일단 윤 후보와 안 후보, 양측은 단일화와는 거리두기를 한 채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와 안 후보의 전격 연대 가능성을 주목하기도 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단일화가 윤·안 후보만의 전유물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이·윤 후보 측 모두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안 후보 측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귀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월 18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②리스크 안고 있는 李·尹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 봉합으로 한숨을 돌렸던 국민의힘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통화 녹음 파일’ 공개에 이어 ‘무속인 의혹’으로 다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윤 후보 측은 1월 16일 선대본부에서 무속인이 주요 활동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다음 날인 17일 오전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또 윤 후보가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이은 통화 녹음 파일 공개 파문도 변수다. 1월 16일 MBC가 공개한 1차 방송 내용은 생각보다 파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MBC는 미공개분을 바탕으로 2차 방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방송 내용에 따라 윤 후보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의혹’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관련자 3명이 잇달아 숨지면서 국민의힘은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수면 아래에 있을 뿐 소멸한 건 아니다.

아울러 이 후보의 ‘미공개 욕설 파일’도 지뢰가 될 수 있다. 이 파일을 방송에서 공개하라는 야권의 요구도 나온다. 이 후보 관련 의혹이나 논란은 아직은 대부분 설(說)에 가까워 보이지만, 만일 결정적 한방이 나온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③TV토론

설 연휴를 전후로 예정된 대선후보 TV토론도 변수다. 민주당은 1월 27일, 국민의힘은 1월 31일을 주장하며 조율 중이다. TV토론에서는 ‘달변’인 이 후보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윤 후보 측은 특유의 뚝심과 정면돌파로 TV토론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두 후보만의 토론에 반대해온 국민의당은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 대통령후보 초청토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양자 토론은 후보 검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안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 “불공정 토론, 독과점 토론, 비호감 토론”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월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경록 기자
④코로나19 확산

1월 20일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만 2년이다. 코로나19는 초기에 확산세가 거셌을 때만 해도 정부 책임론이 일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되레 정부 역할론이 커졌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여권이 과반 의석을 크게 넘겨 180석을 차지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대선은 또 다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을 결정했지만, 채 한 달도 안 돼 거둬들였다. “국민을 우롱하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월 19일 TBS 교통방송에서 “3개 그룹의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인해보니 2월 중순 2만 명 이상, 최악의 결과는 2월 말 또는 3월 초에 9만 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⑤박근혜 전 대통령

2월 초 퇴원이 예상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인사말을 전하는 형태로 자신의 메시지를 발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메시지 내용에 따라 탄핵 시비가 되살아날 수 있고, 보수 진영에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

‘친박당’인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는 1월 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는 현재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감정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 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해들은 메시지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발언으로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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