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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 ‘1등 금융플랫폼’ 도약 선언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세상을 바꾸는 금융으로 최고의 고객경험 제공할 것”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신년사에서 5대 경영전략 ‘R.E.N.E.W’ 제시, 디지털과 ESG 강조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제공에 역량 집중, 非금융플랫폼에도 진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넷제로’ 은행연합 최고경영자 회의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진정성 있는 ESG 혁신을 펼치고 있다. / 사진:KB금융
은행은 신(神)도 들어가고 싶은 직장으로 각인돼 있다. 풍족한 연봉과 꼼꼼한 복지, 워라밸을 보장하는 환경은 ‘절대로 적자가 나지 않는’ 시스템이 기능하는 한, 영원불멸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1년은 이러한 믿음이 정면으로 도전받았던 시간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상장된 순간, 시중은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22년 1월 6일 기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각각 11위, 19위다. 반면 5대 금융지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KB금융은 16위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익(2020년 기준)이 시중은행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사실을 고려하면,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윤종규(67)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런 현실을 통렬하게 받아들였다. 2022년 1월 3일 여의도 본점에서 발표한 신년사가 자성으로 시작된 배경이다. 윤 회장은 “자산과 이익 규모에서 많은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딩 금융그룹’인 KB보다 인터넷 전문 은행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 KB가 얼마나 가치 있고, 잘 준비된 조직인지 우리가 모두 함께 증명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2019년 신년사에서 그는 “압도적 1위로서의 초격차”를 강조했다. 2020년 신년사에서는 “고객 중심”과 “혁신”을 내세웠다. 그리고 코로나19 시대의 한복판에서 마주한 2021년 신년사에서는 “고객중심 1등 금융플랫폼”을 역설했다. 윤 회장은 집요하고 일관되게 1등, 고객, 플랫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조직원 전체에 탑재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신년사에서 아마존과 월마트를 사례로 든 까닭은


▎윤종규(오른쪽 4번째) KB금융그룹 회장은 2022년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세상에서도 1등을 수성하기 위한 유연한 변화를 주문했다. / 사진:KB금융
윤 회장은 1년 전 신년사에서 “아마존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고객 중심을 넘어선 고객 집착에 있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파부침주(破釜沈舟)의 마인드를 권했다. 파부침주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기존의 익숙한 것이나 관습과 타성에서 벗어나서 필요하다면 기득권까지도 포기하는 결연한 의지의 자세”를 전파한 것이다.

그로부터 1년 후 2022년 신년사에서 윤 회장은 월마트의 ‘커브사이드 픽업 서비스’, ‘인홈 딜리버리 서비스’를 소개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월마트처럼 KB금융그룹도 ‘디지털을 통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인호변(大人虎變)’이라는 화두를 건넸다. 대인호변은 ‘호랑이가 털갈이를 해서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의미다. 윤 회장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우리의 미션을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플랜으로 윤 회장은 중장기 경영전략인 R.E.N.E.W를 제시했다. R.E.N.E.W는 ▷핵심 경쟁력 강화(Reinforce the core) ▷글로벌&비금융사업 영역 확장(Expansion of global&new biz) ▷KB스타뱅킹의 역할 확대(No.1 platform) ▷차별화된 ESG 리더십 확보(Esg leadership) ▷최고의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World class talent&culture) 등 5가지 방향으로 구성된 KB금융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의 알파벳 첫 글자를 조합한 개념이다.

윤 회장은 이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R’은 “금리변동기에 대비해 머니 무브가 가속화하는 금융 환경 곳에서도 KB금융그룹의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역량을 발휘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가계 대출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되기에 기업 금융과 캐피탈 마켓 영역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해 3600만 KB 고객의 신뢰감을 지켜나가겠다는 지향성이다.

‘E’를 위해선 인도네시아 부코핀과 캄보디아 프라삭 등 해외 인수사를 안정화하는 등, 동남아시아시장의 확장과 선진국시장 진출을 ‘투 트랙’으로 두드릴 방침이다. 비금융사업 영역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디지털 헬스케어, 통신, 자동차, 부동산 등 4개 영역에서 비금융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N’ 분야에서 윤 회장은 “금융플랫폼 No.1”을 꼭 집어 천명했다. 그는 “KB스타뱅킹이 그룹의 ‘슈퍼 앱’으로 자리 잡고, 계열사 앱들과의 상호 연계와 보완을 강화하는데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며 “2022년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힘을 모아, 정밀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ESG를 지칭하는 ‘E' 분야에서는 “비즈니스 분야에도 ’넷 제로‘ 설비 투자와 ’K뉴딜‘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 발굴하고 탄소배출 감축 우수기업 지원, 친환경 사업 투자 확대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 계열사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끝으로 인재 양성과 혁신의 조직 문화를 함축하는 ‘W’ 분야에 대해선 “IT, 디지털 부문은 지속적 인재 확보와 채용방식 다변화를 통해 핵심 인재 육성에 앞장서야 한다”며 “빠르고 완결성 있는 KB 스타일 애자일 조직을 그룹 전반으로 확산시켜 KB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KB로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청했다.

윤 회장이 방점을 찍은 2022년 KB금융그룹의 가치는 ‘High Quality’, ‘High Speed’, ‘Low Cost’다. 이를 통해 “고객의 행복한 경제생활을 돕기 위해 KB가 존재하는 것이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 고객에게 믿음을 드리는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KB금융그룹은 디지털 금융시장 내 ‘Top-Tier’ 지위를 굳히기 위해, KB국민은행의 새로운 KB스타뱅킹을 포함한 그룹의 핵심 서비스를 고객 편의 관점에서 과감하게 통합 및 재편성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 KB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새로운 KB스타뱅킹은 정부24, 홈택스 등 외부채널과도 끊김 없이 연결되는 유연한 플랫폼 기반을 갖췄고,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모바일 전용 인프라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거래 속도를 개선하고 장애 발생 시에도 필수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향후 채널 및 서비스의 확장이 계속돼도 KB스타뱅킹의 속도와 안정성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대비했다. 이외에도 리브부동산, KB차차차, 헬스케어 등 비금융플랫폼과도 연계했다.

글로벌 스케일의 ESG 활동


▎KB국민은행의 야심작인 ‘새로운 KB스타뱅킹’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욕의 산물이다. / 사진:KB금융
2021년 11월 KB국민은행은 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리브넥스트’를 출시했다. 리브넥스트는 미래 잠재 성장 고객인 Z세대를 위한 플랫폼으로 특히 독립적인 금융 활동이 어려운 미성년자(10대) 고객의 ‘금융 독립’에 초점을 맞췄다. 주로 부모님의 도움을 통해 금융 생활을 시작했던 10대 고객이 독립적으로 금융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은 물론, 금융 경험을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Z세대 취향의 콘텐츠도 추가했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사설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는 발급자 수 960만 명으로 2021년 월평균 인증 건수가 7700만 건에 달해 안전성과 보안성을 인정받았다. KB모바일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신규 회원가입부터 금융상품 구매까지 모바일에서 다 처리할 수 있다. 여러 계열사의 앱에 탑재해 다양한 금융 거래가 연결되며 거래 편리성을 향상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2022년 1월 15일부터는 모바일로도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2021년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년사에서 윤 회장은 “ESG도 이제 전략 수립 단계를 넘어 계열사별 실질적인 실행력을 높이는 단계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의 전 영역에 걸쳐 ESG경영을 선도하며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KB GREEN WAVE 2030’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ESG 상품 투자 대출을 5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 탄소 중립 전략인 ‘KB Net Zero S.T.A.R’ 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에도 앞장선다.

실제 윤 회장은 2021년 12월 13일 ‘넷제로은행연합(NZBA) 최고경영자 회의’에 아시아-퍼시픽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그동안의 NZBA의 성과를 평가하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은행의 역할 등 2022년 NZBA 전략 방향 설정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오드리 최 모건스탠리의 지속가능투자부문 CEO, 필립 하임 라 방크 포스탈 회장 등 5개 대륙을 대표하는 글로벌 은행의 최고경영자급 12명이 모여 ‘넷제로 이행을 위한 전략 방안’ 등을 논의했다.

탄소중립에 꽂힌 KB금융

회의에서 윤 회장은 ‘넷제로 이행’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SME 고객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공시, 사업모델 조정, 친환경 도입을 위한 컨설팅·교육 지원’, ‘탄소배출 감축 및 포집 기술에 대한 CAPEX 투자 확대’, ‘넷제로 지식 허브로서의 NZBA 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또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은행으로서 KB금융이 주로 진출해 있는 동남아 지역 은행들과 협력해 넷제로 전략을 확산하고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2021년 7월 NZB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선출됐다. 스탠다드차타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들과 함께 은행들의 탄소중립 이행계획 수립, 글로벌 정책에 대한 참여 유도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B금융은 2021년 6월 24일 ESG위원회를 개최하고, 금융 본연의 역할을 통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기 위해 그룹 탄소중립 중장기 추진 전략 ‘KB Net Zero S.T.A.R.’를 선언했다. KB금융의 ‘KB Net Zero S.T.A.R.’는 친환경 기업을 육성 및 지원(Support)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Transform)을 가속화하고, 파리기후협약의 적극적 이행(Align)을 통해 환경을 복원(Restore)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전략이다.

KB금융은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과학적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 방법론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수립했다. 2030년까지 33.3%, 2040년까지 61.0%를 감축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은 2040년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단축했다. 2021년 10월 15일 KB금융은 아시아 지역 금융회사 중 최초로 SBTi로부터 탄소 감축 목표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KB금융은 2021년 11월 13일 미국 S&P Global이 발표한 2021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국내 금융기관 최초 은행산업부문 글로벌 1위 선정 및 6년 연속 월드 지수(World Index)에 편입되면서 KB금융의 ESG 경영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DJSI 지수는 경제·지배구조, 환경, 사회 등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ESG 평가지수 중 하나다. KB금융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기관인 산탄데르(스페인), BNP파리바(프랑스), 몬트리올은행(캐나다), 국립호주은행(호주) 등 전 세계 24개 금융회사만이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KB금융그룹은 2016년부터 6년 연속으로 DJSI 최고 등급인 월드 지수에 편입됐으며, 특히 2021년에는 은행산업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개인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지속가능금융’, ‘사회공헌’, ‘금융포용’, ‘인재유지’ 등에서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평가를 얻었다. KB금융그룹은 2021년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도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전 부문 A+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이어 글로벌 평가기관인 DJSI의 ESG 평가에서도 은행산업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ESG 평가에서 모두 은행권 1위로 공인받았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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