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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새 5억원 ‘뚝↓’…부동산 하락세일까 잠시 멈춤일까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기준금리 인상, 유동성 축소 따른 안정 추세 가속화” vs
■ “대선 이후 세금 규제 완화되면 집값 다시 오를 것”


▎서울의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월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총 6만8736건을 기록했다. 이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하면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시장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1월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광교 센트럴타운 60단지’ 전용 84㎡가 8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직전(지난해 9월) 거래가는 14억원이었다. 석 달 사이에 5억원 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가 진행되면서 거래량 급감, 매수심리지수 하락 등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 사이에서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과 “잠시 멈춤일 뿐”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며 “하향 안정 속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주간 동향을 보면 한강 이북 지역에서 1년 반 동안의 가격 상승세를 종료했다”면서 “전국 매매수급지수가 6주 연속 동시 하락했는데 이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 이후에 최초”라며 부동산시장의 안정세 진입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의 주장처럼 각종 통계를 근거로 보면 부동산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19일 기준, 지난해 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만2150건으로 2012년에 기록한 4만1079건 이후 9년 만에 거래량이 가장 적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토연구원이 1월 18일 발표한 2021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9.4로 지난해 11월 119.5보다 10.1p 하락했다. 이 지수에 따르면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1월 부동산·금융 월간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었던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경기 부양보다는 주택시장 안정화, 가계부채 위험 축소에 맞춰 일관되며 강도 높게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1월 14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어 유동성 축소에 따른 주택시장 안정 추세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인포그래픽.
“대출 어려워져 집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것일 뿐” 주장도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하락세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022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전국 매매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2.0%로 전망했다. 또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022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개선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전국 매매 가격이 2.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금리 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이며,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가 변곡점이기 때문에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서울 광진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출이 어려워져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것일 뿐”이라며 “가격이 좀 더 내려가면 계약하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3월 대선 이후 세금 규제가 완화되면 다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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