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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멀어지는 ‘원팀’…홍준표 이어 김종인도 합류 고사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윤석열과 만찬 회동했던 홍준표, 전략공천 요구 무산되자 다시 등돌려
■ 사실상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밀려난 김종인도 ‘마이 웨이’ 재차 강조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경선후보가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이준석 갈등 봉합 이후 순항하던 국민의힘이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 경선 이후 선대본부(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고사해온 홍준표 의원 그리고 사실상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밀려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재차 ‘마이 웨이’를 선언하면서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에 비판적 지지 자세를 취해오던 홍 의원의 경우 1월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 이후 선대본부 합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홍 의원은 윤 후보와의 만남에서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했다.

이에 윤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공천)하는 것을 저는 원칙으로 세워놓았다”면서 “저는 공천 문제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홍 의원의 요구를 거절했다.

홍 의원 제안이 알려지면서 당 선대본부와 윤 후보 측에서 공개 비판이 쏟아졌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구태를 보인다면) 당원으로서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홍 의원의 제안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대표는 대구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기조를 바꾸려면) 정치적 타협이 있어야 할 텐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원장은)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대선에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 그래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을 수습하지 않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그런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나”라며 “방자하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독자 승리 가능하단 발상은 위험” 경고도

이로써 국민의힘이 바라던 원팀 구성은 멀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홍 의원은 청년 소통 플랫폼에 올라온 ‘중앙선대위 고문 일은 없던 일이 돼버렸다’는 글에 “그렇게 되어가네요”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전략공천 건으로 윤석열-홍준표 원팀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초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사실상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밀려난 김종인 전 위원장도 윤석열 후보 캠프 복귀 가능성에 손사래를 쳤다. 김 전 위원장은 1월 2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 윤 후보 선대본부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 “나는 한번 내가 나온 이상 다시는 돌아가거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시 한번 ‘마이 웨이’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도움’ 요청에 대해서는 “박 의원이 개인적인 희망 사항을 얘기한 것”이라며 “나는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며 이재명 후보 캠프 합류 가능성에서도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윤 후보 독자적으로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되는데 위험한 발상”이라며 “홍 의원, 김 전 위원장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 등과도 함께 가는 원팀을 구성해서 대선을 치르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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