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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肉) 산업 ‘판’ 키우는 식품업계…채식주의자(비건)를 잡아라!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비(非)동물성 식재료… 콩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 대표적
■ 글로벌 시장 4년 새 70% 가까이 성장… 7조4372억원
■ CJ제일제당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국내외 매출 ↑
■ 농심 5월 잠실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오픈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공장식 도축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제일제당의 비건 만두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수출 제품. 사진 CJ제일제당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공장식 도축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체육은 비(非)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를 뜻한다. 콩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식물성 고기가 대표적이다. 식품업계는 채식주의자(비건) 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한국와 호주·싱가포르에서 출시한 이후 1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수출 제품은 오리지널, 김치, 버섯 등 5종이다. 진출국은 말레이시아·필리핀·홍콩·아랍에미리트(UAE)·멕시코·괌·네팔·몽골 등이다.

플랜테이블은 플랜트(식물)와 테이블(식탁)의 합성어다. 첫 제품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다섯 가지 이상의 채소와 대체육, 식물성 오일로 비비고 왕교자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채소 수분으로 인해 질척이는 식감을 극복한 것은 물론 대체육에 사용하는 콩 특유의 향은 자체 천연 조미 소재 ‘테이스트엔리치’로 잡았다.

CJ제일제당은 향후 미주와 유럽을 비롯해 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선보일 계획이다. 만두에 이어 떡갈비와 주먹밥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한국 시장에서도 인기다. 출시 두 달 여 만에 28만 봉 이상 판매되며 목표치를 웃돌았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플랜테이블 제품의 매출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6년 4조4712억원에서 2020년 7조4372억원으로 4년 새 70% 가까이 커졌다.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의 12%가 비건인 호주에서는 대체육 시장이 2030년 약 2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내 벤처 ‘이노백(Inno100)’을 통해 식물성 대체 우유의 사업화도 확정한 상태”라며 “콩이나 완두를 활용한 대체육뿐만 아니라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 단백 연구 등 다양한 대체 단백원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급식용 메뉴 너비아니·함박스테이크 개발 박차


▎농심의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 제품군. 사진 농심
농심은 오는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한다. 포리스트 키친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건강한 메뉴로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포리스트 키친의 총괄 셰프는 미국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 근무 경험을 지닌 김태형 셰프다. 김 셰프는 ‘내 몸이 빛나는 순간, 마이 키토채식 레시피’를 펴내는 등 비건 푸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에서 김 셰프의 노하우와 ‘베지가든’ 기술력을 접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베지가든은 농심이 독자 개발한 대체육 제조 기술을 간편 식품(HMR)에 접목한 브랜드다.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를 비롯해 만두·떡갈비·너비아니 등 40여 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농심의 대체육은 식물성 재료를 성형 틀에 통과시켜 뻥튀기처럼 뽑아내는 원리로 만든다. 고온 고압에서 재료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성형 틀을 통과시키며 원하는 모양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사출 기술을 접목한 자체 대체육 제조 설비를 통해서다. 바나나킥 등 스낵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농심 관계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기존 비건 레스토랑은 식재료의 수급과 신 메뉴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며 “포리스트 키친은 원재료 제작부터 요리까지 농심이 직접 하는 만큼 보다 다양한 메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도 소재 사업 확대를 중장기 비전으로 삼고 미래 신사업으로 대체육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육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채널별로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식품연구소에 전문팀을 구성했다. 국내 급식용 메뉴인 너비아니·함박스테이크·치킨너겟과 글로벌 전용 한식 HMR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여러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최적의 조합을 찾아 기존 고기의 질감을 제대로 구현할 계획이다. 육종별 육즙, 풍미 등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고도화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급식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상 관계자는 “바이오와 전분당으로 대표되는 대상의 소재 사업은 국내외 사업 구조 정착과 단계적 해외 투자,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성장을 지속해왔다”며 “대체육 사업은 물론 화이트 바이오·아미노산·라이신 등 바이오 소재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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