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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文 속에 감춰진 野球의 언어③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키워드’로 미리 보는 2022 프로야구 순위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가 4월 2일 정규시즌을 연다. 정규시즌은 팀당 144경기를 소화하며, 상위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프로야구의 메카’ 잠실구장의 만원 관중 모습. 중앙포토
2022 프로야구가 드디어 막(幕)을 올립니다. 4월 2일 개막과 함께 10개 팀은 팀당 144경기의 대장정에 들어갑니다.

올해는 어떤 팀이 우승의 영예를, 또 어떤 팀이 꼴찌의 불명예를 안을까요?

대체로 지난해 우승팀 KT, 정규시즌 3위 팀 LG 그리고 2년 전 우승팀 NC를 3강으로 꼽는 분위기입니다. 아쉽지만 롯데와 한화는 올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됩니다.

자, 지금부터 4가지 키워드를 통해 2022 프로야구 순위를 전망해보겠습니다.


▎2020년 우승팀에서 지난해 7위로 추락한 NC. 올해 집권 4년 차를 맞은 이동욱 NC 감독은 어게인 2020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절치부심(切齒腐心)

이동욱(48) NC 감독은 지난해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시즌 중 터진 코로나19 술자리 파문으로 팀은 한 방에 훅 갔습니다.

2020년 1위였던 NC는 지난해 7위로 추락했습니다. 이 감독은 올해 중위권을 넘어 정상 탈환을 꿈꿉니다. FA 박건우·손아섭 그리고 부상 중이던 에이스 구창모가 가세했습니다. ‘술자리 파문’ 멤버들이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일 듯합니다.

카를로스 수베로(50) 감독 역시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꼴찌 수모를 당한 터라 이번 시즌을 기다리고 기다렸던수베로 감독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겨우내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기에 기존 자원들의 성장에 기대야 할 처지입니다. 만일 ‘수베로 매직’이 있다면, 지금이 써야 할 찬스입니다.


▎1996년부터 타이거즈에서만 선수-코치로 활약한 뒤 올해 감독에 오른 김종국 KIA 감독. 지난해 구단 사상 9위의 수모를 씻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배수지진(背水之陣)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던 홍원기(49) 키움 감독. 그러나 올해 전망은 썩 밝지 않습니다. 마무리 조상우가 입대했고,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는 KT로 옮겼습니다.

키움은 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던 팀입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악재가 겹쳤지만, 홍원기 감독은 초보답지 않은 리더십으로 마침내 5강을 이뤘습니다.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은 지난해 시즌 도중 지휘봉을 넘겨받았습니다. 그가 팀을 맡은 이후 정확히 승률 5할(53승 8무 53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비쳤습니다.

시즌 초반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 이탈하지만, 젊은 투수 최준용·김진욱의 성장은 반갑기만 합니다. 새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의 방망이도 제법 매섭습니다.

지난해 구단 사상 최초로 9위에 그쳤던 KIA는 사장-단장-감독을 모두 바꿨습니다. 그리고 감독 자리에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종국(49) 감독을 앉혔습니다.

양현종·나성범에 신인 김도영을 얻은 KIA는 시범경기에서 공동 1위에 오르는 기염(氣焰)을 토했습니다. 김종국 감독은 “가을 야구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출사표를 밝혔습니다.


▎감독 첫해였던 2019년 구단 사상 첫 승률 5할, 2020년 구단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 지난해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이룬 이강철 KT 감독. 이 감독은 올해 수성(守城)을 꿈꾼다. 중앙포토
③수성(守城)

중국 역사상 최고 성군으로 평가되는 당 태종의 간신(諫臣, 군주에게 옳은 말을 하는 신하)이었던 위징(魏徵, 580~643)은 말합니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위징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창업은 드러나는 양(陽)이지만, 수성은 드러나지 않는 음(陰)이다. 그래서 수성이 더 어렵다.”

이강철(56) KT 감독은 2연패를 노립니다. 도전자가 아닌 챔피언으로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강백호가 불의의 부상으로 서너 달 자리를 비우게 됐지만, FA로 영입한 박병호를 보며 위안으로 삼습니다.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신기원을 이룬 김태형(55) 두산 감독도 수성의 입장입니다. 올해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간다면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건우가 떠나고, 팀 전력도 전체적으로 노쇠화한 만큼 고전이 예상됩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어깨도 시상치 않고, 작년에 28홈런을 친 양석환도 물음표가 붙습니다. 김 감독은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올해 28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류지현 LG 감독. 1994년 데뷔한 류 감독은 LG에서만 선수-코치로 활약한 뒤 지난해 지휘봉을 잡았다. LG 제공
④창업(創業)

위징의 말처럼 수성보다는 쉬울지 몰라도 창업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허삼영(50) 삼성 감독은 시련이 예상됩니다. 1번 타자 중견수 박해민이 FA 자격을 얻어 LG로 옮겼고, 선발투수 최채흥은군 입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력이 지난해만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불펜 광속구 투수 김윤수와 2년여 만에 돌아온 최충연의 어깨를 믿습니다. 강민호-오재일 등 베테랑 타자들도 듬직합니다. 새로운 왕조 창업에 나선 허삼영입니다.

2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류지현(51) LG 감독은 새 역사 창조에 나섭니다. 올해 우승한다면 LG는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창단 이후 세 번째 정상에 오릅니다.

새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듬직해 보입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왼손 불펜 함덕주도 좋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중고 신인 송찬의도 기대됩니다.

지난해 아깝게 6위에 그친 SSG는 올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거론됩니다. 화룡점정(火龍點睛)은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입니다. 김광현의 가세로 SSG는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 가장 막강한 1~3선발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외국인 거포 케빈 크론, 한국 야구 2년 차 추신수, 30홈런이 가능한 한유섬 등이 해준다면 전망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SSG의 우승은 전신 SK 시절이던 2018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지난해 SSG로 바뀐 뒤로는 당연히 처음이겠죠.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필자 소개: 10년 경력의 전직 야구 담당 기자로 현재 월간중앙(jmagazine.joins.com/monthly)에 재직 중. 2010년 SBS 스포츠 [베이스볼터치] 2012년 SBS 스포츠 [베이스볼크레이지] 2003~2011년 CBS 전남방송 [시사포커스 전남] 등에 출연. 2020년 2월, 2021년 3월 ‘네이버 이달의 블로그(blog.naver.com/hardstuff) 선정. 2021년 7월 네이버 인플루언서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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