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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윤석열 당선인이 찾아뵙겠다고 하자…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尹 당선인 측 대선 후 방문 요청에 金 교수 측 “얼마나 복잡하고 일 많은데”
■ “엄중한 시기에 국가와 국민 그리고 일이 먼저, 나를 만나는 건 나중에라도”


▎‘103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방문 의사를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지인을 통해 윤 당선인 측에 “대통령에게는 국가와 국민이 먼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은 3월 9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건네는 김 교수. 최영재 기자
‘103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예방(禮訪) 의사를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당선인 측은 지난 3월 김 교수 측에 “한번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김 교수 측 이종옥 ‘(사)아가페 복지’ 이사장은 4월 13일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얼마 전 윤 당선인 측에서 교수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연락이 왔길래 교수님께 그 말씀을 전했다”면서 “교수님은 저를 통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이나 다를 바 없다. 대통령에게는 국가와 국민이 먼저’라는 답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윤 당선인 쪽에서 원하면 만날 수야 있지만, 이 엄중한 시기에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가와 국민 그리고 나랏일이다. 지금은 신분이 달라진 분이니 나중에 조용한 때, 편안한 때 보자’는 게 교수님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19일 김 교수는 자택으로 찾아온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나 조언과 덕담을 건넸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2주간의 칩거를 깨고 맨 처음 만난 사람이 김 교수였다. 김 교수는 “국민만을 위해 뭔가를 남기겠다는 사람은 누구나 정치를 해도 괜찮다”며 “적극적으로 정치하라고 권하지도 않겠지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아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3월 19일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면담 후 김 교수가 윤 전 총장에게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건 분열을 통합으로 만드는 일”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서도 김 교수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만나 격려했다. 김 교수는 “좌우는 공존하는 것이지, 나뉘는 것이 아니다”며 진보와 보수의 공존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대선 당일이던 지난 3월 9일 진행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는 “정부는 국민과 더불어 계속된다. 대통령은 그 가운데 5년을 맡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나에게 주어진 5년 동안 할 일이 뭔지, 그걸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분열을 통합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건넸다.

통화 말미에 이 이사장은 “교수님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신문 칼럼이나 강연을 통해서도 전하고 계신다고 보면 된다”면서 “‘대통령에게는 국가와 국민이 먼저’라는 말씀을 저를 통해 윤 당선인 측에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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