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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의 ‘자전거를 타! 보고서’④ 

 

안전하게 즐기려면 학교에서 자전거 의무교육 꼭~ 실시해야

▎자전거도 전문가들에게 타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광나루 한강 공원에서 여섯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는 필자. 사진 오용석
요즘 날이 좋아서인지 수많은 사람이 공원과 한강으로 나오고 있다. 겨울 동안 집 안 구석에서 ‘빨래 걸이’로 살아야 했던 자전거들도 안장에 쌓인 먼지를 털고 바깥세상 구경을 한다.

그런데 ‘자덕(자전거 덕후)’들은 요즘이 가장 위험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사고가 자주 일어나서다. 공원 가장자리에 있는 자전거 도로도 차(자전거)가 다니는 길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무단횡단하는 어른들, 장난치느라 제대로 보지도 않고 갈짓자로 걷는 연인들,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아이들….

설상가상 자전거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이 페달을 마구 밟으면서 자전거 도로는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된다. 불법 유턴, 급정지, 급회전은 기본이요 심지어 역주행하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탈 때 필히 숙지해야 할 여러 가지 수신호. 중앙포토
자전거 교육에 여전히 인색

필자는 이 모든 게 자전거 교육 부재 탓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부분 자전거를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아버지나 삼촌·형에게 배웠다. 자전거 아카데미가 있긴 하지만, 교육 대상은 대부분 성인이고, 학교에서는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덕’ 아버지를 선생님으로 만나면 운이 좋은 거다. 명강사는 아니더라도 자덕들은 올바르게 타는 방법이나 기본적인 자전거 매너, 교통법규, 수신호 정도는 잘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운동장에서 페달을 밟고 앞으로 가는 것만 가르치기 때문에 안전교육이나 올바르게 자전거 타는 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어린이 자전거 안전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지만, 자전거 교육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뒤늦게 법 개정이나 과태료 부과 시스템 같은 제도적인 후속 조치에만 몰두할 뿐 교육 시스템 개선은 늘 뒷전이다.


▎맨 앞에 선 라이더가 따라오는 동료들에게 서행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 오용석
잊지 말자, ABC 점검!

많은 사람이 자전거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것도 문제다.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 이상이고,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며 핸들과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엄연히 차로 인정된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전수칙이 있듯이 자전거를 탈 때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수칙이 있는 이유다.

첫째, 자전거 타기 전 안전장비를 준비하다. 헬멧·전조등·후미등 등 필수 안전장비를 꼭 챙기자.

둘째, ABC 점검을 잊지 말자. A는 공기(air), B는 브레이크, C는 체인이다. 타이어 공기압과 브레이크를 점검하고, 체인의 이물질을 제거한 뒤 윤활유를 칠해주면 ABC 체크는 끝.

셋째, 도로교통법에 따른 수신호 준수다. 자전거에는 방향지시등, 후미등 점멸 등의 장치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가 직접 수신호를 통해 표시해야 한다. 요즘 ‘신상’ 후미등은 감속 시 자동 점멸되지만, 그래도 수신호로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좋다.


▎라이딩 전 함께 모여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 자전거 덕후들. 사진 오용석
스트레칭과 함께 손목·발목 풀어주고

넷째, 자전거 타기도 당연히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 전 준비운동 또는 체조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스트레칭을 해주고, 손목·발목도 가볍게 풀어준다.

오랫동안 자전거 덕후로 살아온 필자는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교 1학년 교육 과정에 자전거 의무교육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즐겁고 안전하게 탈 수 있고, 또 성인이 됐을 때 자동차 운전자로서 자전거 운전자에 대해 이해할 수도 있다.

도로 위에서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훨씬 약자다.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자전거 운전자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자동차 운전자와 자전거 운전자가 서로서로 배려하고 양보한다면 자전거 타는 환경이 더 좋아지고 안전사고도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 의무교육은 필수여야 한다.


※필자 소개: 유럽 자전거·스키·테니스 전문 브랜드 국내 유통, 생존수영 교육 및 스키캠프 운영 사업을 하는 ㈜아세로 대표이사. 남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고, 스키·탁구 등의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혔다. 자전거·테니스·스키·야구·스킨스쿠버·골프 등을 사시사철 즐기는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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