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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선도기업 (16)효성그룹] 친환경·동반성장·주주가치 병행하는 효성그룹 

“ESG는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 위한 필수 조건”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기술력으로 탄소중립 실천,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수상 등 글로벌 호평
중소 협력사와 스타트업 해외 진출 돕고, 지역사회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


▎2021년 6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울산 효성화학 공장 부지에서 개최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친환경 경영을 강조했다. / 사진:효성그룹
재계는 갈수록 3세 경영의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효성그룹은 2017년 1월 조현준(54)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 체제를 열었다. 조 회장은 2022년 3월 17일 그룹의 섬유·무역업을 담당하는 효성티앤씨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3월 18일에는 그룹 지주회사인 ㈜효성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51) 부회장도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로 들어왔다. 그룹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책임경영’은 이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서 신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맥락으로 읽힌다. 신사업의 핵심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입각한다. 실제 조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효성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친환경 기술 개발이다. 리사이클 섬유 사업, 수소·태양광·ES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함으로써 주주와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전 계열사에 ‘그린 마인드’ 탑재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효성의 친환경 섬유 ‘리젠’. / 사진:효성그룹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섬유인 ‘리젠’을 내세우고 있다.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다. 효성티앤씨는 폐페트병을 수거한 장소에 맞춰 ‘리젠서울’, ‘리젠제주’ 등으로 네이밍하는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도 병행했다.

또 다른 계열사 효성첨단소재는 한국에서 탄소섬유를 제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수소경제 트렌드를 선도하는 회사로 꼽힌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핵심 소재로 활용되며 연비 향상으로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를 통해 항공기, 자동차, 에너지, 건축 등 다양한 영역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2만4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2021년 758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6500t 늘렸다.

효성화학은 2013년 세계 최초 독자기술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을 내놓았다. 폴리케톤 1t을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 0.5t을 줄일 수 있다. EU의 탄소규제가 강화되면서 폴리케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세계적 가스·엔지니어링 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2023년까지 연간 생산 1만3000t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2021년 6월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과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수소충전소 사업, 액화수소 공장 건립 등 수소 사업을 본격화했다. 정부의 대형 상용 수소차 보급 정책에 따라 전국 30여 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도 건립할 계획이다. 또 전라남도와 손잡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1조원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10㎿급 수전해 설비 구축 사업에 나서 향후 그린수소 생산량을 연간 최대 20만t까지 늘릴 방침이다. 동시에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설치한다. 전남 지역 산업공단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을 적용해 블루수소 생산 및 활용 사업도 추진한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 4월 첫 ESG 채권을 발행했다. 이렇게 조달된 500억원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배터리 구매에 투입된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중공업 녹색채권의 인증 등급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또 효성은 2017년부터 울산, 창원, 대구 등 사업장에 고효율 설비 교체, 인버터 설치 등 온실가스 에너지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생산라인 공정운영 효율화, 고효율 설비 교체, 신재생에너지 사용 및 저탄소 연료 대체 등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펼쳐 연간 에너지 약 1800만㎾h, 이산화탄소 약 9000t을 줄이고 있다.

2021년 효성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기후변화 대응·물 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원자재 분야 A-등급을 받으며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Honors)’를 수상했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최상위 5개 기업에 해당하는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이 밖에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국제 재생섬유 친환경 인증마크인 GRS, 효성화학은 녹색기업인증, 효성중공업은 녹색건축 인증을 보유 중이다.

조현준 회장은 그룹을 지주사인 ㈜효성과 4개 사업회사로 나누었다. ㈜효성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대표위원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넘겨 독립성을 보장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부당 내부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투명경영 위원회도 설치했다.

이어 효성은 2021년 4월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이사회 내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해온 투명경영위원회가 ESG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위원회는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맡는다. 아울러 전 계열사에 CEO 직속으로 ESG위원회를 설치해 환경, 안전, 기후변화와 관련한 투자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주주들에 파격 배당, ESG 경영의 산물


▎2020년 8월 효성중공업은 정부세종청사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 사진:효성그룹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도 지속하고 있다.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자 효성은 ㈜효성 주당 6500원, 효성티앤씨 주당 5만원, 효성첨단소재 주당 1만원의 ‘폭탄 배당금’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효성은 중소 고객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한 ESG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2022년 3월 2일부터 4일까지 대구 EXCO에서 열린 국내 최대 섬유 전시회 PID에 참가해 섬유 업계의 상생을 이끌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효성은 중국 상하이, 독일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섬유 전시회에 고객사들과 동반 참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시국에 맞물려서는 온라인 전시회 등 비대면 프로그램을 마련해 중소 협력사가 해외 바이어와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고 있다.

이와 함께 효성은 협력사별 특성에 맞는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고, 신규 원단 개발을 제안하는 맞춤형 상담 ‘크레오라 워크숍’도 진행한다. 한국, 홍콩, 뉴욕, 상하이, 인도네시아 등 5곳에서 상시 운영 중인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를 통해 협력사가 개발한 원단을 세계 유명 브랜드에 소개해주고 있다.

또 효성은 2021년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절감 컨설팅’ 활동인 에너지 동행 사업에 참여했다. ㈜효성을 비롯해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은 전·현직 전문가 중심의 에너지경영 혁신 자문단을 구성해 중소 협력사의 공장 내 LED 전등 교체 등을 지원했다.

2021년 효성은 친환경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에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 이 회사에 친환경 섬유의 안정적 공급, 영업, 브랜딩,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을 돕기로 한 것이다. 효성과 플리츠마마는 2018년부터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만든 니트 플리츠백을 시작으로 다양한 친환경 협업을 진행해왔다.

효성은 2022년 4월 6일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푸르메재단에 ‘장애 어린이 의료재활·가족 지원사업’ 지원금 1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사업은 저소득층 장애 어린이·청소년의 재활치료, 비장애 형제의 교육과 심리치료, 효성 임직원 가족과의 동반 가족 여행, 가족 초청 음악회 등 폭넓은 재활치료에 활용된다. 이 외에도 시청각 장애인들이 제약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영화 제작을 후원하고 있다. 발달장애 오케스트라인 온누리사랑챔버에도 악기 교체비를 지원하는 등 장애인 재활과 복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또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도 매년 후원 중이다.

효성은 지난 3월에는 굿윌스토어 은평점을 방문해 노후화된 차량을 대신할 1t 트럭을 전달했다. 효성은 2013년에도 트럭을 지원한 바 있다. 이 차는 10년 동안 기증자들의 물품을 방문 수거하는 용도로 사용돼왔다. 효성은 2013년부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약 7억원을 투자해 ‘함께하는 재단’과 손잡고 굿윌스토어 은평점을 열었다. 현재 은평점에는 중증 장애인 5명과 새터민 2명이 근무하며, 기증받은 물품을 분류·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효성 본사와 지방 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이 꾸준히 기증에 참여한 결과, 4월 시점까지 물품 8만5000여 점이 모였다.

나눔과 후원으로 사회적 책임 강화

또 효성은 마포구 취약 계층을 위해 ‘사랑의 쌀’과 ‘사랑의 김장김치’ 등 생필품을 지원해오고 있다. 16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랑의 쌀’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에도 500세대를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2007년부터 열린 ‘사랑의 김장김치’도 마포구 내 독거노인과 차상위계층 1500세대에 전달됐다. 또 2013년 효성 임직원 봉사활동 차원으로 설립된 효성나눔봉사단은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구립 장군봉 어린이집에 후원금 1100만원을 전했다. 정기 후원금은 어린이집 아이들을 위한 문화활동비와 시설 개선을 위해 활용된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은 적십자사 고액기부클럽인 ‘레드크로스 아너스 기업’에 회원 가입했다. 2020년 2월 지주회사인 ㈜효성이 아너스기업 ‘10억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주요 계열사 4곳도 동참한 것이다. 이 밖에 효성은 2005년부터 대한적십자사의 ‘사랑의 밑반찬 나눔’을 후원하고 있다. 임직원 사랑의 헌혈 나눔, 대한적십자사의 바자회 지원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상북도 울진과 강원도 삼척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복구 성금을 지원하는 등 국가적 재난 위기에도 동참했다. 2020년에도 효성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 복구를 위해 수재의연금 3억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는 5억원을 내놓았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5호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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