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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찜한 기업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녹십자홀딩스, 美 바이오센트릭 900억원에 인수
■ SK·CJ 등 대기업도 수천억 원 투자해 중점 육성


▎SK그룹 지주회사 SK㈜가 인수한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의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SK㈜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 개발 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와 CJ제일제당에 이어 GC(녹십자홀딩스)가 글로벌 CGT CDMO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CGT는 세포와 유전자를 주입하는 환자 개인에 맞춤화한 치료제로, 3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통한다. 유전자 변형 희귀 난치병 등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을 1~2회 투여만으로 완치 수준에 도달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MO 사업은 의약품 개발 기업에서 위탁을 받아 원료 의약품과 임상 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구조다.

GC는 GC셀과 함께 미국 CGT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 지분 100%를 7300만 달러(약 9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GC셀은 지난해 11월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이 합병해 탄생한 통합 법인이다.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센트릭은 뉴저지혁신연구소(NJII)의 자회사로, CGT 공정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한다.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생산 시설에서 자가·동종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GC셀 관계자는 “GC와의 이번 투자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 치료제 생산 시설과 세계 최다 세포 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한 회사의 체급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조사 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미국 CGT CDMO 시장은 연평균 36.3%의 성장세를 보이며 제약·바이오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대우 GC셀 대표는 “추가로 북미 시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3세대 바이오 의약품… ‘블루칩’으로 각광


▎SK㈜는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2021년 3월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사진은 프랑스 바이오 클러스터 제노폴에 위치한 이포스케시 본사. 사진 SK㈜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글로벌 CDMO 통합 법인이자 100% 자회사인 SK팜테코를 앞세워 CGT CDMO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는 SK팜테코를 통해 2021년 3월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지난 1월엔 미국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에 약 42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SK㈜는 이포스케시 인수 이후 유럽 최대 수준의 생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CBM에도 단계적으로 투자해 2025년까지 단일 시설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CGT CDMO 생산 시설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 등을 바탕으로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바타비아 지분 75.8%를 2630억원에 인수하며 CDMO 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증설 등의 투자를 통해 바타비아를 글로벌 CGT CDMO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초 “웰니스·컬처·플랫폼·서스테이너빌리티 등 4대 분야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웰니스 등의 성장 엔진에 내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CGT CDMO 시장은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제조법이 확립된 항체 치료제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CDMO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대형 CDMO 기업은 물론 기술력을 가진 강소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캐털란트·론자·써모피셔 등 세계 주요 CDMO 기업도 CGT를 새 먹거리로 삼고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임윤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CGT는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이 대부분일 정도로 국내외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CGT CDMO 사업에 진출해 빠른 속도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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