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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투표’로 드러난 서울·경기의 표심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 서울 성동구·경기도 선거에서 당보다 인물 위주로 전략투표
■ ‘일 잘하면 여야 없이 찍어준다’는 유권자의 엄중한 메시지


▎송영길(가운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25개 구에서 전패했지만, 정원오(오른쪽) 성동구청장 후보는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가장 의외성을 띤 지역은 서울 성동구다. ‘마·용·성’이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강북 한강 벨트의 핵심을 이루는 지역이다. 여기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57.6%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강맹훈(42.4%)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17개에서 승리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24로 밀린 것을 설욕했다. 지도를 보면 한강변 가운데 국민의힘이 구청장을 내지 못한 곳은 성동구가 유일했다.

그렇다고 성동구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우호적이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은 무려 60.9%에 달했다. 37.6%의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서울 전체를 통틀어도 성동구는 강남구(74.4%), 서초구(72.3%), 용산구(64.9%), 송파구(64.7%) 다음으로 오 후보에게 몰표를 안겨줬다. 시의회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4석 중 3석을 차지했다.

정치권에서는 성동구민들의 ‘전략 투표’ 결과라고 풀이하는 해석이 강하다. 기본적으로 민주당의 부동산 실정과 독선을 응징하되,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면 진보·보수와 무관하게 지지를 보내겠다’는 실리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경기도, 국민의힘은 이겼지만 김은혜는 졌다


▎6월 2일 새벽 경기지사 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확정한 직후 김동연(오른쪽) 민주당 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당보다 인물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교차투표’ 심리는 경기도 선거에서도 도드라졌다. 자치단체장 선거 결과를 들여다보면 국민의힘은 22:9로 민주당에 완승을 거뒀다. 4년 전 경기도 선거 결과가 2:29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극적인 변화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바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정작 도시자 선거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0.15%p 차이로 승리했다. 김동연 후보의 승리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던 민주당에 그나마 위안이었다.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를 찍고, 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를 찍은 ‘교차투표’ 숫자가 25만 표 정도로 추정된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후보가 구도의 약점을 인물론으로 돌파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선거 막판 재산신고에서 오류를 범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며 약 8000표 차이의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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