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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포커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짱개주의의 탄생’ 추천한 까닭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 내용에 대한 동의 아니라는 전제 하에 친중 성향 책 SNS로 추천
■ 윤석열 정부의 친미 외교 비판이라는 해석, 국민의힘에서는 반발


▎문재인(왼쪽) 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대등한 외교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에 관한 의구심을 받았지만, 친중 행보를 끝까지 고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6월 9일 페이스북에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제목은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개주의의 탄생]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랜만에 책을 추천합니다. 도발적인 제목에 매우 논쟁적입니다.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책의 저자 김 교수는 중국 푸단대에서 중·미 관계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책을 관통하는 테마는 ‘혐중 정서는 미국의 기획’이라는 관점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책을 추천한다”고 써놓고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히틀러에 관한 책을 추천한다고 히틀러주의자가 아니라는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굳이 이 책을 소개한 배경에 대해 아무래도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주중 대사로 정재호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과거 문 정부가 노영민, 장하성 등 전문성보다 대통령 측근을 배치한 것과 달리 윤 정부는 전문성 위주로 발탁했다. 주중 대사 외에도 주일 대사에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주러시아 대사에 장호진 한국해양대 석좌교수, 주유엔대사에 황준국 전 주영 대사를 임명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정재호 주중 대사 내정자에 대해 “미국에서 양성된 중국 문제 전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대변하고 있다.

사실상의 현실 정치 발언


▎올림픽 등 국제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중국의 인권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연합뉴스
결국 문 전 대통령의 [짱개주의의 탄생] 추천은 미국으로 기울고 있는 윤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문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대중 저자세 외교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미국과의 관계가 위태롭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며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사실상의 현실 정치 관련 발언으로 보고 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조용히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 아니셨나. 어찌 없던 논란까지 만들어내며 분란을 초래하시나”라고 비판을 가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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