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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커스] 가는 곳마다 암초… 험난하기만 한 尹 정부 국정 행로(1) 

“과학 방역 하겠다더니…” 백신 일변도 방역 정책 文 정부와 유사 

김영준·유길용·최현목·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거듭된 확진자 ‘더블링’… BA.5 변이 바이러스가 재유행 주도

▎정부는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더블링’이 거듭되면서 정부가 7월 13일 새로운 대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기존 60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서 50대 및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했다. 한 총리는 “4차 접종은 코로나 중증화로의 진전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상 국민의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이번 대응 방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부활과 같은 방역 강화 조치는 포함돼 있지 않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유지된다. 다만 한 총리는 “유행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경우, 선별적·단계적 거리두기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질병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8월 중순에서 9월 말 하루 최대 2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유행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해서 이어질 것을 경고했다. 한 총리는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0% 수준으로 충분한 여력이 있지만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이 발생하더라도 입원 치료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5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태를 마주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과학적 방역’,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하면서 ‘과학 방역’을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따라 지지율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 위주 대책 의미 없어, 치료제 적극 사용해야”

정부가 새 조치를 발표한 이유는 7월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63일 만에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했을 때 확진자 수가 2배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도 9일간 지속되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Rt)도 지난달 초 0.74까지 떨어졌다가 7월 12일 1.40까지 5주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BA.5 변이 바이러스다. BA.5는 올해 3월 확진자 수를 62만 명까지 폭증시킨 주범 오미크론(BA.1)의 하위 변이 중 하나다. BA.5는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면역력을 얻은 사람도 쉽게 감염시킬 수 있다. BA.1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했는데, BA.5는 이보다 50%가량 전파가 빠르다. 또 BA.5의 감염재생산지수는 18.6으로, 오미크론(감염재생산지수 12)을 크게 웃돈다. BA.5는 7월 12일 기준 국내 검출률 35.0%로, 방역당국은 BA.5의 우세종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전국 코로나19 위험도를 8주 만에 ‘낮음’에서 ‘중간’ 단계로 올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윤 정부의 대책에 대해 “백신 일변도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백신 접종은 자율로 가되,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거리두기를 유지한 것에는 “거리두기 강화가 코로나19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며 현행 유지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 김영준·유길용·최현목·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8호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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