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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1장 얄타 (17) 

매카시는 많은 적을 상대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적들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가 냉전을 “공산주의적 무신론과 기독교 사이의 전면전”이라고 규정했으므로, 근본적 수준에선 당시와 미래의 모든 공산주의자와 동행자들이 그의 적이었다.
매카시를 직접 공격한 세력만 하더라도 미국의 권력을 쥔 사람을 거의 다 포함했다. 처음엔 트루먼 정권과 민주당이었고, 뒤엔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공화당 좌파와 민주당 전체를 포함했다. 그리고 미국 지식인 사회의 다수가 기꺼이 그 세력에 가담했다. 그래서 그가 파멸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는 그런 운명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굴욕적 타협을 거부하고 끝까지 자신의 믿음을 품고 싸우다가 쓰러졌다.



매카시의 삶이 워낙 강렬했고 그의 파멸이 워낙 극적이었으므로, 사람들은 그의 행적만을 살피고 그의 업적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의 수많은 적이 그를 공격하는 데 쓴 주장들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그는 그저 미국 사회에 부정적 영향만을 끼친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것은 심각한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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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호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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