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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특집] 김태흠 지사의 ‘힘센 충남’ 100년지대계(百年之大計)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에 전력… 김동연 경기지사와 9월 중 업무협약”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주민 혈세 낭비 막겠다”…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 예고
“충남혁신도시에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조속히 추진할 것”


▎김태흠 충남지사는 월간중앙에 “민선 8기 충남도정은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충남도청
김태흠(59) 충남지사의 충남도청으로의 귀환은 2006년 고 이완구 충남지사 체제에서 정무부 지사를 지낸 후 16년 만이다. 그동안 김 지사는 중앙 정치 무대에 뛰어들어 3선 국회의원이 됐다. 5개월 전만 해도 김 지사가 6·1 지방선거에 뛰어들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시 유력한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자신의 행동가치인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실천하기 위해 충남으로 향했고 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그가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충청권 맹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7월 1일 출항한 김태흠호(號)는 도민들에게 ‘강한 추진력’을 약속했다. 그래서 슬로건도 ‘힘쎈(센) 충남, 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했다. 이러한 리더십을 증명하듯 취임 후 곧바로 ‘베이밸리(Bay Valley) 메가시티’ 건설 추진계획에 서명했다. 충남의 100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위해서는 이 사안이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8월 12일, 월간중앙은 김 지사에게서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포함한 주요 공약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당선 소감과 도지사로서 각오는?

“민선 8기 충남도정은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충남의 항구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 100년의 미래 비전을 마련하겠다. 또 강한 추진력으로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하겠다. 다소 정체된 발전 속도에 도민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안다. 이를 해소하고 더 큰 성장을 이뤄내는 역동적인 도정으로 거듭나겠다. 충남 발전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 도민이 느끼던 갑갑한 부분을 시원하게 뚫어드리겠다. 강력하고, 물러섬 없고, 오직 충남의 발전만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강한 추진력으로 충남도 현안 해결 목표


▎윤석열 대통령이 7월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민선 8기 시·도지사 간담회에 앞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도정 슬로건을 ‘힘쎈(센) 충남, 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한 이유는?

“‘힘쎈 충남’은 역동적이고 파워풀하게 도정을 이끌어 충남의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뜻이고, ‘대한민국의 힘’은 이렇듯 힘센 충남이 대한민국 변방이 아닌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선도하는 역사의 주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도정 목표와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민선 8기 5대 목표를 ▷힘차게 성장하는 경제 ▷지역이 주도하는 발전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 ▷가치 있고 품격 있는 삶 ▷우리 뜻이 통하는 충남으로 설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미래 전략산업(반도체·디스플레이·미래차·바이오·2차전지 등) 육성 계획, 지역 특색을 살린 균형발전과 같은 20대 전략을 선정했다. 특히 취임 후 100일 안에 집중적으로 추진할 중점과제(AI 기반 미래차 산업 허브 육성, 탄소중립 경제특별도 선포,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등)를 선정해 도정에 강력한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그중 최우선 과제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이며, 이는 충남의 50년, 100년을 책임질 것이다.”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사업은 김 지사의 취임 1호 결재 사업으로 천안·아산·당진·서산 등 충남 북부권과 평택·안성·화성 등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권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우는 프로젝트다. 이는 경제·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지방 균형 발전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의 기대 효과는?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상하이·선전과 같이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IT) 산업도시를 뛰어넘는 ‘동북아 4차 산업 거점 지역’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면 충남의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어나가는 상징적 존재가 될 수 있다. 충남의 미래 먹거리 마련은 기성세대이자 도지사인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민선 8기 충남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이미 전담팀을 조성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와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업무협약을 위해 실무진 간 세부 사업 항목을 조율 중이다. 김동연 경기지사와는 당선인 때부터 직접 통화하며 사업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해나가자는 합의를 마친 상태다. 7월 8일 참석한 시도지사협의회 당시에도 제 옆자리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양 기관이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협약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빠르면 9월 중 업무협약(MOU)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남은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을 앞두고 있다. 김 지사는 7월 16일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 현장인 대천해수욕장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무원을 늘리게 되면 공공기관을 줄여야 한다. (반대로) 공공기관을 늘리면 공무원을 줄여야 한다”며 “공공기관 개혁은 제 소신이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조에 앞서 도 산하 공공기관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유사 기관은 통합해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을 막아 도민에게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충남은 현재 인구와 규모 면에서 큰 광역 시·도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곧 ‘도민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고 평소 생각해왔다. 그래서 전반적인 진단을 통해 업무가 유사하거나 중복된 기관이면 통폐합하고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면 기능을 조정해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 개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공기업 1개(충남개발공사)와 출연기관 20개(4개 의료원 등), 보조기관 3개(교통연수원 등)를 비롯해 신설 검토 기관 6개(유교문화진흥원 등)까지 포함한 총 30개 기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일할 사람이 필요한 곳은 인력을 늘리고, 중첩된 곳이나 업무가 줄어든 곳은 감축하겠다. 현재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한 상태다. 인력을 더 투입해서라도 연말까지 통폐합 및 기관별 슬림화 방안, 사업비·인건비 절감 등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도출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연말까지 공공기관별 슬림화 방안 마련”


▎김태흠(가운데 흰색 셔츠) 충남지사가 7월 6일 보령해양머드박람회장을 찾아 전시관 내부 준비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내포신도시) 조속 이전은 김 지사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취임 직후인 7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정책설명회 자리를 가진 데 이어 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예산액과 종사자 수가 많은 대형 공공기관이 충남혁신도시로 우선 이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충남혁신도시에 거는 기대는?

“공공기관 이전을 계기로 이전된 공공기관과 지역의 대학·연구소·산업체·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시책과 맞물려 지역 여건에 부합하면서 파급력이 큰 공공기관의 이전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는 충남의 우수한 인재들은 물론, 지역인재 채용 혜택을 통한 충청권의 많은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다. 또 민간기업 유치는 정주 인구의 증가뿐만 아니라 주택·교육·의료·문화·체육 시설 등 정주 여건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지방세수도 증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진단하나?

“책임지고 이를 실행할 기관의 인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도권의 남은 공공기관은 136개소이지만, 이 가운데 적어도 1000명 이상의 종사원이 있는 대형 공공기관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에게 프로스포츠 드래프트제와 같은 ‘우선 선점권’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건의했다. 수도권에 남아 있는 대형 공공기관을 우리 충남에 반드시 이전시키겠다.”

김 지사는 서해안 해양자원을 활용해 ‘충남의 번영’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7월 27일 보령머드테마파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해양머드웰니스 컨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바다를 통해 새로운 번영을 이끌고, 다양하고 풍부한 해양자원을 활용해 해양웰니스 산업을 해양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이며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뜻한다.

“충남은 해양신산업 육성 위한 최적의 장소”


▎김태흠 충남지사는 자연과 한옥이 조화를 이룬 관광지 ‘상화원’을 힐링 휴식처로 추천했다. / 사진:충남도청
서해안 해양자원 활용의 구체적인 계획은?

“충남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접근성, 인프라가 탁월해 해양신산업을 육성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에 세계 5대 갯벌인 가로림만의 해양자원을 적극 활용해 해양바이오·치유·레저관광을 충남의 미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충남을 환황해 해양경제권의 중심으로 이끌고자 한다.”

대표 공약 중 하나인 ‘한국판 골드코스트 조성’ 계획은?

“서해안권에 선진국형 해양레저관광 인프라와 사계절 해양관광 콘텐트를 구축해 호주의 대표 휴양도시인 ‘골드코스트’와 같은 국제적 관광지로 육성하고자 한다. 곧 모습을 드러낼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태안 해양치유센터 같은 곳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크루즈 관광을 융복합하는 방식으로 육성하겠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체류형 관광객이 늘어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대규모 민간투자도 더욱 탄력받을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이 계획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추천하고 싶은 힐링 휴식처가 있다면?

“코로나19가 극심하던 시기에도 힐링 여행지로 사랑받았던 보령시 남포면의 ‘상화원’을 추천한다. 상화원은 보령시 남포면에서 서남쪽으로 8.1㎞, 최치원 유적지가 있는 보리섬 서쪽 1.5㎞ 지점에 있는 섬, 죽도를 말한다. 옛날부터 대나무가 울창해 대섬 또는 죽도로 불렸다.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서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한국식 전통정원이다. 상하원에 있는 여러 공간은 물과 나무, 그리고 바람이 하나가 돼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전통 한옥을 충실하게 살린 ‘한옥마을’, 죽림과 해송 숲에 둘러싸인 ‘빌라단지’, 섬 전체를 빙 둘러가며 연결된 산책로 ‘회랑’에서 한쪽으로는 바다를, 한쪽으로는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콘크리트 도심 속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진정한 만남과 휴식의 공간으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이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209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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