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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특집] ‘일류경제도시’ 그리는 이장우 대전시장 

“‘그랜드 플랜’ 수립해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로 도약”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산업용지 500만 평 공급·나노반도체 육성 등 미래먹거리 확보 총력
자연휴양지 외 도심 문화축제 행사도 개최 예정… 경제 효과 기대


▎이장우 대전시장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그랜드 플랜’의 시발점으로 ‘산업용지 500만 평 공급’을 내놨다. 일자리를 확보하고 인구감소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 사진:대전시청
이장우(57) 대전시장은 10여 년 정치생활을 대전에서만 이어온 ‘토박이’다. 지역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자타공인’ 대전 전문가다. 이 시장은 민선 4기 대전 동구 구청장을 시작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제19대·제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어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현역 시장이던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대전이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민선 8기를 이끌게 된 이 시장은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그랜드 플랜’을 내놨다. 그 시작으로 ‘산업용지 500만 평 확보’를 위한 후보지 검토를 지시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노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월간중앙이 임기 한 달 차에 접어든 이장우 시장에게 대전을 경제중심도시로 피워나갈 ‘그랜드 플랜’에 대해 물었다.

“산업용지 공급해 일자리·인구 감소 막겠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이 잘할 수 있는 나노 반도체를 집중 육성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대전시청
취임 후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소감은?

“첫 한 달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갔다. 취임하자마자 민선 7기에서 추진한 사업들을 실·국별로 상황 보고를 받았는데, 그중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았다. 가령 인수위 시기에 확인한 트램사업 예산이 추진 당시 7400억원에서 2배가 넘는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예산 투입 계획에서조차 혼선을 빚고 있어 놀랐다. 그 외 보문산 개발사업 재검토 등 보완이 필요한 현안이 많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최선책을 마련해서 추진하도록 했다. 시청 직원들에게 ‘일하는 공직 문화’를 요구했고, 나도 함께 매진할 것이다.”

민선 8기 시정 슬로건을 소개해달라.

“‘일류경제도시 대전’이다. 우리 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자 했다. 현재 대전은 대덕특구의 R&D 등 많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데도 일자리와 지역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위기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 유치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점을 반영하고자 했다.”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실현하기 위한 시정 방향은?

“대전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꿀 그랜드 플랜을 수립해 기업하기 좋은 경제친화적 도시로 전환하겠다. 역대 시정에서는 대전의 특화된 장점을 성장 발전시킬 기본 플랜조차 없었다. 일례로, 2002년 유치한 나노종합기술원의 나노 반도체 R&D 성과를 미래산업 먹거리로 전환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발전시켜 나노종합연구원을 설립하고 핵심 관련 기업을 유치해 지역인재 육성 선도사업을 추진하겠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충남대학교를 통해 지역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대전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산업용지 500만 평 조성’을 중점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전이 직면한 고질적인 문제점이 바로 산업용지 부족이다. 이로 인해 일자리 감소와 지방인구 소멸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민선 8기는 경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첨단 기업들이 들어설 대규모 산업용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당선되자마자 담당 부서에 용지 후보지 검토를 지시했다. 후보지마다 최소 100만 평(약 330만㎡) 이상 규모를 도출해 최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조성된 부지에는 나노 반도체 집적단지를 짓고 글로벌 플랫폼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공약사업을 매칭해 추진하고, 대기업 유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울러 예비타당성 검토 추진 시기도 앞당겨 산업용지 공급에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

나노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대전이 나노 반도체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7월 14일 시정 브리핑에서 ‘나노 반도체 부품소재 실증평가원을 설립하고, 나노 반도체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나노 반도체 산업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제품 테스트를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증평가원을 대전에 구축해 성장기반을 지원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나노 반도체 산업단지를 100만 평 이상 규모로 조성해 관련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테스트베드 등 유관시설도 유치할 계획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개발 기술과 나노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

‘나노 반도체 핵심산업 육성’ 비전 제시


▎대전시는 계족산 황톳길이나 대청호에 위치한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인 호반낭만길 등 자연휴양지와 더불어 다양한 지역축제를 통해 ‘꿀잼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사진:대전시청
1973년 조성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대전의 명물 중 하나다. 국내 최대 R&D 집적지로서 국가경제와 산업발전을 견인한 주요 자원이다. 대덕특구의 기술기반으로 1993년 개최한 대전엑스포는 ‘과학도시대전’이라는 명성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 대덕특구가 50년간 대전 부흥의 혁신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 50주년을 맞아 과학도시 대전의 새 도약을 위한 방안이 있는가?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연구본부, 대전시가 원팀으로 대전을 ‘과학기반 일류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나노 반도체·바이오·방위 산업이 중심축이 된다. 이를 위해 2021년 4월 30일 과학기술관계장관 회의에서 확정된 ‘대덕특구 재창조 종합계획’을 토대로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를 재창조하겠다. 이를 위한 재창조위원회 등 거버넌스가 이미 지방정부 주도하에 운영 중이다. 또 대전시와 대덕특구가 협력해 특구 내 과학기술 성과를 산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개방된 소통 공간인 플랫폼을 특구 내에 만들어 산·학·연·관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제2대덕연구단지 조성’도 중앙정부와 소통하면서 추진할 것이다.”

대전에 도시철도 3~5호선 건설을 약속했다.

“앞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데 교통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도시철도가 대중교통 문제 해결에 효율적이란 점에서 3·4·5호선 증설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민선 7기부터 추진해오던 2호선 트램 철도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보완하면서, 3호선도 계획대로 용역을 추진해 대전 신·구 도심을 모두 아우르는 균형발전 청사진을 속도감 있게 마련하겠다. 시정 전반기 동안 대전 3·4·5호선을 검토해 도시철도망 구축 및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 2호선 준공 후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3개 노선 동시 또는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은 과거 유성특구 등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조용한 도시 분위기와 오래된 관광지라는 이미지 탓에 젊은 세대들에게 “대전엔 성심당밖에 없다”는 밈(meme)으로 회자되기도 하지만, 지자체는 젊은 세대들이 찾아올 만한 관광명소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 시장 또한 “대전이 ‘노잼도시’라는 불명예를 벗어나 이제는 ‘꿀잼도시’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을 노잼도시 아닌 ‘꿀잼도시’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전의 대표 힐링 명소는?

“대전은 계룡산 수통골을 비롯해 식장산·보문산·장태산·계족산과 대청호·금강·갑천·유등천 등 천혜의 산수에 둘러싸여 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에는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비롯해 숲속의집·산림욕장·건강지압로·산림문화휴양관 등이 갖춰져 있다. 계족산 황톳길은 14.5㎞ 길이로 조성돼 있으며, 맨발바닥을 감싸는 부드러운 황토 발 마사지와 더불어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 대청호 오백리 길에는 이현동 억새밭·황새바위 등 자연경관이 조성돼있고 호수 곳곳마다 갖은 비경·비화가 담겨 있다. 그중 백미로 꼽히는 호반낭만길에는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도 보존돼 있다.”

도심 속 쉬어 갈 만한 공간도 많은 것으로 안다.

“유성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아트&사이언스와 엑스포아쿠아리움에서 쇼핑과 오락거리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엑스포 과학공원 한빛탑 물빛광장에서도 음악 분수 등 아름다운 야경과 볼거리가 많다.”

하반기에 대전에서 준비 중인 축제가 있다고 들었다.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이 8월 21~28일 8일간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와인 전시·시음회 및 시민 참여 행사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또 9~11월 동안 사이언스페스티벌·효문화뿌리축제·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동구청장 재직 시절 성공시킨 ‘대전 0시 축제’를 확대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간 대표 콘텐트 부족과 경제 활성화 효과 미약이라고 지적받았던 ‘토토즐 페스티벌’을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로 변경해 구도심 지역의 문화 축제로 만들겠다. ‘0시 축제’를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와 같이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축제로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될 것이다. 연중 사계절 야간 관광지로서 대전을 ‘꿀잼도시’로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짓는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돔구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추진 계획은?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은 이전 정부의 사업을 이어받아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계획에 더해 문화·예술 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 공간 조성 및 장래 돔구장으로 증축할 수 있는 기초 구조를 반영하는 것까지 검토 중이다. 검토 결과와 구체적인 사업 일정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 시정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준다면?

“대전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임기 중엔 일 잘하는 시장으로, 임기 후엔 일 잘했던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시정의 우선순위를 시민의 이익으로 두고 임해서 최고의 시정으로 시민들께 보답하겠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202209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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