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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의 21세기 명의(名醫) 이야기(1)]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 

“1년에 한 번은 검진해야 실명 질환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눈에 가장 위험한 운동은 농구·축구 아니라 배드민턴”
“루테인·오메가3 등 건강식품, 과장 없는지 유의해야”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은 안과 전문의이자 ㈜비쥬웍스 공동 창업자이며 책 [렌즈삽입술로 시력 리셋]의 저자다. / 사진: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곳간에 억만금을 쌓아놓고 있어도 아프면 무슨 소용인가. 사람은 아프지 말아야 한다. 우선 와병(臥病)을 피하는 예방 지식이 필요하다. 불행히도 아프게 됐다면 하루빨리 병석(病席)을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를 잘 만나야 한다.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것이 최고의 인복(人福)이다. 월간중앙이 각 분야 국내 톱 명의들, 글로벌 차원에서 K메디컬 시대를 이끌 의학 전문가를 독자들을 대신해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건강 정보는 차고 넘친다. 이번 시리즈는 명의들의 고민을 경청해 국가적인 새로운 솔루션도 모색하려고 한다.

흔히들 눈은 마음의 창이요, 등불이요, 거울이라고 한다. 그렇다. ‘눈이 곧 영혼’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우리는 눈을 좀 만만하게 보는 경향도 있다. 눈 건강에 소홀하다 보면 불편을 넘어 최악의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눈 건강 관리의 최근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류익희 안과 전문의를 인터뷰했다. 그는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이다. 국내 시력 교정분야에서 시술 건수 기준으로 넘버원인 병원이다.

그는 ㈜비쥬웍스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과 안과학을 접목하는 스타트업이다. 그는 최근 [렌즈삽입술로 시력 리셋: 렌즈삽입술을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를 출간한 의학서 저자이기도 하다.

근시는 유전적인 소인이 60~70% 차지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이 쓴 [렌즈삽입술로 시력 리셋]. /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류익희 원장은 해외 학술지에도 40편 이상 논문을 쓴 의학자다. 대학교수나 연구기관 소속 학자가 아닌 그가 논문을 열심히 쓰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안과학이 발전시키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는 글로벌스탠더드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에게 눈 건강 상식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의 말을 듣고 한마디로 ‘가짜’ 눈 건강 지식으로 협박하는 공포 마케팅에는 ‘노’라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학 관련 새로운 정보가 매일매일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상충되는 연구 결과도 많다. 예컨대 어느 날 커피가 몸에 좋다고 했다가 다음 날 나쁘다고 한다. 생업으로 바쁜 일반인들이 잘못된 지식을 채 바꾸지 못해 신화가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눈 건강에 대한 오해나 신화는?

“굉장히 많다. 대표적으로 ‘밤에 불 끄고 핸드폰 보면 눈이 나빠진다’가 있다. 눈이 약간 피로해지는 등 해로울 수는 있어도 그런 행동이 시력이 나빠지는 무조건적인 원인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시력이 나빠진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이 늘 와서 ‘우리 아이가 핸드폰을 많이 해서 시력이 나빠지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신다. 근시의 발생과 진행에서 유전적인 소인이 60~70% 이상이고 후천적인 생활 습관이 30~40%다. 아이들의 생활 습관과 무관하게 눈이 나빠질 수 있는 원인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뭐를 많이 해서 그런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부모들께 설명한다.”

안경에 대한 오해도 있을 것 같다.

“아이에게 일찍 안경을 씌우면 눈이 튀어나온다는 오해가 있다. 안경을 씌워서 눈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근시가 생기니까 튀어나오는 것이다. 안경이 아니라 콘택트렌즈를 끼워줘도 마찬가지다. 근시가 진행하면 원래보다 눈이 튀어나온다.”

그러한 ‘유전자 결정론’을 극복할 길은 없는가?

“있다. 근시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다. 제가 쓴 이번 책에서도 언급했는데,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학교 운동장을 대신할 체육관을 지어서 아이들이 실내에서 운동하게 한다. 아이들 눈건강에 국가 차원에서 개입하는 나라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햇볕이 아이들 눈 건강에 좋다’는 연구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낮에 야외에서 두 시간 이상 놀 수 있게 권고한다.”

오메가3, 안구건조증에 도움 주는 건 사실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캡처
책을 읽다가 눈이 침침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제일 좋은 것은 눈을 감아 쉬게 해주는 것이다. 초점에 아무것도 맺히지 않게 하면 눈이 일단 쉴 수 있다. 거기서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온찜질을 하는 것은 좀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문화는 워낙 보약이나 ‘준보약’처럼 인식되는 건강보조식품을 좋아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몸보신과 관련된 부정확한 지식도 많을 것 같다.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맹신이 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루테인이다. 저도 여러 번 방송에 불려가서 상담도 했지만, ‘황반변성 예방에 루테인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문제에 과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 관련 연구 결과는 ‘황반변성 환자들이 중기나 말기로 넘어가는 것을 루테인이 일부 막아주더라’였다. 멀쩡한 사람이 루테인을 안 먹으면 황반변성이 되고, 루테인을 먹으면 황반변성이 안 될 것이라는 연구는 아니었다.”

논란이 되는 다른 제품은 없는가?

“오메가3가 눈에 좋냐 안 좋냐, 이것도 굉장히 뜨거운 이슈다. 어떤 연구는 오메가3가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된다’, 어떤 연구는 ‘도움이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적어도 안구 건조증에는 도움이 된다는 쪽의 논문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생선으로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하려면, 고등어 반 토막을 하루 세끼 정도로 먹어야 한다. 음식으로 우리가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부족분은 영양제로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눈에 나쁜 음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음식은 눈에 무조건 안 좋은 음식이다.”

눈을 다치게 하는 운동은 농구나 축구처럼 신체 접촉이 격한 운동인가?

“배드민턴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운동이다. 셔틀콕은 눈을 직접 가격한다. 눈이 아주 심각하게 망가져서 오시는 분들이 꽤 된다. 셔틀콕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다. 눈에 위험한 운동으로 다들 격투기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단 격투기는 하는 사람 수가 많지 않다. 격투기로 눈꺼풀이 찢어지거나 안와골절이 돼서 오시는데, 이는 좀 다른 이야기다.”

폐경 이후 여성들은 안구건조증에 취약해


▎류익희(왼쪽) 대표 원장이 2019년 12월 일본 렌즈삽입술의 대가로 불리는 카즈타카 카미아(가운데) 키타사토 대학병원 교수의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 사진: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실버사회에서는 아무래도 어르신의 눈 건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노안이 예전보다 더 빨리 온다. 예전에는 40대 초·중반이 돼야 노안이 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30대 후반에도 노안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수정체 탄력성이 조금 이른 나이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노안이 조금 일찍 온다. 우리 눈이 가까운 데 있는 것을 보고 멀리 있는 것을 볼 때, 수정체가 두꺼워졌다가 얇아졌다가 한다. 원거리, 근거리에 대한 초점 맺기를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데 가까운 곳만 본다. 그래서 수정체가 두꺼워졌다 얇아지기를 반복하지 못하고 그냥 두꺼워져만 있는 것이다. 사람 몸도 자꾸 근육운동을 해야 근육이 붙는데, 수정체가 한 곳에만 멈춰져 있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주변에서 누가 암에 걸렸다든가 차 사고를 당했다라는 것은 듣는 것 같다. 하지만 누가 실명을 했다는 것은 좀 드물다. 그런 느낌과는 달리 실제로는 실명 사례가 상당히 많은 것인가?

“그렇다. 실명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우리나라 3대 실명 질환은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이다.”

연령대별 눈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유아기에 가장 시력을 위협하는 것은 사시(斜視)다. 아이의 발육 단계에 따라서 부모와 눈을 잘 맞추고 눈이 정렬되는 정도가 똑바른지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체크를 못하겠다면, 안과에 와서 한 번씩 체크하는 것을 추천해드릴 수 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눈을 관리한다는 것은, 결국은 안과에 와서 정기적인 검진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학회 차원에서는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안과에 와서 기본적인 안과 검사와 안저 촬영을 권고한다. 안저 촬영을 하면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처럼 우리가 좀 흔하게 볼 수 있는 실명 위험 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근시자가 벌써 80%에 육박한다. 눈이 나쁜 분들이 많은데, 본인이 눈이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두어 번 일괄 검진을 하긴 하지만, 거기서도 놓치는 경우들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 6개월에 한 번은 병원에 와서 시력을 체크하고 자기에게 잘 맞는 안경을 착용해 최대한 불편함을 줄여야 한다. 자칫 안경을 조기에 쓰지 못하면 약시가 될 수도 있다. 만 10세에서 12세 전에 안경으로 시력을 발달시켜주면 약시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직장인들이 특별히 취약하게 노출된 눈 문제는 없는가?

“특히 그런 것은 없다. 그런데 직장인은 대부분 데스크 업무를 한다. 아무래도 안구 건조증을 포함해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에 취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여성 직장인이 안구건조증에 자주 노출된다. 남성 직장인과 비교하면, 유병률 자체가 7대3, 6대4 정도로 여성이 더 많다. 더군다나 폐경 이후에 호르몬 변화를 많이 겪고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안구건조증이 아주 많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CEO와 여성 직장인은 안구건조증에 대해 훨씬 더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 임원분들이나 대표들이 제게 흔히 하시는 질문 중 하나가 ‘블루라이트 안경을 써야 하는가’다. 블루라이트가 눈에 어떤 해가 되느냐를 따져봐야 하는데 그것도 제가 볼 때는 일부 전자회사에서 만들어낸 일종의 공포마케팅인 듯하다. 아직 블루라이트가 눈에 엄청나게 유해하다는 객관적인 지표나 연구는 없다고 본다.”

놓치기 쉬운 눈의 이상 징후가 있는가? 눈이 아프거나 쑤시는 경우도 있는가?

“시력을 위협하는 중대 질환들은 대부분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안과에서 가장 흔하게 언급하는 질환이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이 세 가지다. 일단 백내장은 50대 이후에는 조금씩 누구에게나 생기는 노화성 질환이다. 질병으로 보기는 좀 어렵다. 노화인데 증상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만 가지고 이것이 백내장이다 아니다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뿌옇게 보이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 백내장이다. 백내장이 생기는 종류, 유형에 여러 가지가 있다. 수정체 정중앙에 생기는 백내장 같은 경우는, 밝은 데 가면 오히려 시력이 떨어지고, 어두운 데 가면 시력이 좋아지는 증상도 있을 수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망가지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병이다. 그런데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만약에 본인이 시야가 좁아졌다고 느끼고 병원에 오시는 경우는 그것은 거의 녹내장 말기다. 녹내장은 아직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더 심해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나라 안과 진료 수준은 세계 정상


▎2019년 11월 세계적인 안과기업 Alcon에서 주최한 ‘2019 Alcon WAVELIGHT’ 유저 미팅이 개최된 가운데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이 올바른 환자 관리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차 안에서 책보는 것과 스마트폰 보는 것, 어느 쪽이 눈에 더 나쁜가?

“매체가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활자 크기가 오히려 중요할 것 같다. 작으면 작을수록 눈이 피로할 것 같다.”

요즘 K를 붙이면 뭐든지 잘된다. K팝, K영화, K음식 등 K의 전성시대다. K안과학의 가능성은 어떤가?

“우리나라 안과 진료 수준은 이미 세계 정상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근시 유병률이 높아 우리나라 시력교정 기술이 발달돼 있고 외국에서도 많이 보러 온다. 다만 일반인들이 보시기에 우리나라 안과 선생님들이 외국에 많이 안 알려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언어 장벽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과 선생님들이 영어만 더 잘할 수 있으면, 본인들이 지금하는 것들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외국에 노출시킬 수 있고, 그러면 더 인정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있다.”

‘의학 전문 번역가’를 많이 양성해 한국말로 쓰고 영어로 번역하면 되지 않을까?

“안과 용어는 일반 의사들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외계어다. 그렇기 때문에 안과 지식이 없는 사람이 번역이나 통역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인공지능과 안과학을 접목시키고 있다.

“그렇다. 제가 안과 전문의이기도 하지만 인공지능회사 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처럼 안과 시력교정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있고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가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의사들의 진료 환경을 도와줄 수 있는 양질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그것 자체가 꼭 진료를 잘하고 수술을 잘하는 K의료를 넘어 우리나라 안과실력 전체를 외국에 널리 알릴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의사이자 CEO로 200여 명 생계 책임져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 원장은 인터뷰에서 “근시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김환영
이번에 나온 책에 추천사를 쓰신 분들은 ‘류 원장이 세계 톱이다’라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러한지 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가?

“제가 몸담은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가 한 해 시력교정 수술 건수로는, 단일 기관으로 우리나라에서 1등이다. 우리나라 1등은 전 세계 1등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제가 관심을 특히 많이 가진 고도근시 교정을 위한 안내렌즈삽입술은 제가 아는 한 우리 의료기관이 독보적인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세계 1위라고 해주시는 것 같다. 또 저희가 1차 의료기관에서는 드물게 임상연구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의사이자 저술가이자 CEO다. 직업이 3개다. 특히 다른 CEO에게 공유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200여 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수장이다. 또 2년 남짓 된 스타트업 비쥬웍스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제 직원이 13명, 매출 10억원이다. 의료인공지능 회사로 매출이 10억원인 회사도 흔치 않다.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들이 모든 사업 분야로 확장하면서 스타트업들이 자리를 잡기 참 힘든 구조가 됐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투자를 받아서 덩치가 커져 있는 회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쟁 회사들이 인공지능 개발자를 포함해 소중한 인재들을 싹쓸이해 데려가고 있다. 그래서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다 보니까 결국 우리 구성원을 어떻게 대우해주느냐, 그게 제가 회사를 어떻게 꾸려나가느냐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급여’를 많이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급여는 대기업이 더 많이 줄 수 있다. 결국 구성원이 성장해나가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만약 ‘우리 구성원’이 성장해 더 큰 회사로 옮겨간다면 축하해줄 수 있는 그런 큰마음도 필요하다. 대신 구성원이 우리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그들이 정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대표 입장에서는 많은 부분을 양보해야 한다. 그 양보가 지금 당장에는 큰 양보처럼 보일지 모르나 나중 되면 별거 아닌, 훨씬 큰 상급(賞給)으로 돌아올 것 같다.(웃음)”

※ 김환영 중앙 글로벌머니 지식칼럼니스트 - 서울대 외교학과와 스탠퍼드대(중남미학 석사, 정치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중앙일보에 지식전문기자로 입사, 심의실장과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서강대·한경대·단국대 등에서 강단에 섰다. 지은 책으로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곁에 두고 읽는 인생 문장]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따뜻한 종교 이야기] [CEO를 위한 인문학] [대한민국을 말하다: 세계적 석학들과의 인터뷰 33선] [마음고전] 등이 있다.

202209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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