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화제 자치단체장] 조현일 경산시장이 말하는 ‘꽃피우는 행정론(論)’ 

“휴수동행(携手同行) 정신으로 경산시민 행복 챙기겠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관내 대학만 10개, “선택과 집중으로 대학 경쟁력 제고”
신세계 아울렛 유치 위해 국회 방문 등 ‘발로 뛰는 행정’


▎조현일 경산시장은 9월 6일 인터뷰에서 “앉아서 결재만 하는 시장이 아니라 365일 경산의 이익을 위해 발로 뛰는 시장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사진:경산시청
조현일 경산시장이 그간 걸어온 행적을 보면 ‘교육’과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0·11대 경북도의원이었을 당시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다수의 교육 관련 조례안을 발의했으며, 중책인 교육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압량 중학교 신설, 성암초등학교 이전·신축 예산 확보는 그의 대표적인 의정활동 성과로 꼽힌다.

유권자들에게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민선 8기 경산시장으로 당선됐다. 그가 4년 동안 이끌 경산은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 도시’로 불린다. 관내에 대학이 10개, 대학생 수만 11만 명에 이른다. 경산은 인구가 해마다 증가하는 보기 드문 ‘성장 도시’이기도 하다. 기업·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조 시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7월 1일 취임식에서 그는 “순간의 성과에 취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꾸준히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과연 조 시장이 그리는 경산은 어떤 모습일까. 9월 6일 경산시청 시장실에서 그를 만나 경산의 미래와 행정 개혁을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적극 행정’으로 시민들 어려움 해결 나서


▎조현일 경산시장이 8월 10일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경산시청
시장으로 일하게 된 감회가 클 것 같다.

“경산시장이라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것에 시민들 앞에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리며, 부족한 저에게 소중한 한 표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성원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더욱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열심히 듣고 소통하겠다.”

시정 슬로건이 ‘꽃피다 시민중심 행복경산’이다.

“시민들 마음에 꽃을 피워주고자 하는 바람을 슬로건에 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일련의 악재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시민들은 크나큰 고충을 겪고 있다. 그래서 위축된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극 행정’으로 시민의 어려움을 해결해 눅눅해진 마음을 다시 한번 피워주자는 의미다. 꽃을 피우고 나면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나에게 보장된 임기 4년 동안 ‘시민이 걱정 없이 사는 경산’이라는 열매를 맺어보고 싶다.”

앞서 조 시장은 ‘적극 행정’을 포함한 5개 시정 목표를 세워 공개했다. ▷살고 싶은 도시환경 ▷일자리 중심 미래경제 ▷사람 중심 교육문화 ▷지켜주는 행복 복지 ▷시민중심 적극 행정이 그것이다.

시민중심 행복경산을 만들려면?

“도시 성장에만 치중하지 않고 시민 행복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일 것이다. 순간의 성과에 취하지 않고 잘하고 있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겠다. 시민 행복을 위해 경산에 있는 공직자 1300여 명 모두가 하나로 뭉쳐 시민의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 때로는 힘들고 익숙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묵묵히 현장의 작은 목소리를 경청해 모두가 행복하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얼마 전 국회를 방문했는데, 그 이유는?

“지역 현안 사업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세계사이먼의 명품프리미엄 아울렛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앞서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에 아울렛 유치를 추진해왔는데, 산업지구의 용도가 산업시설 용지로 돼 있어 제자리걸음 상태다. 그래서 산업시설용지를 유통상업시설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앞으로도 아울렛 유치 건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중앙정부와 지속해서 논의해나가겠다.”

경산과 대구 동구·수성구는 동일 생활권인데 상생 방안이 있나?

“경제·교육·교통이 서로 얽혀 있어 동반자 관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경산은 물론 동구·수성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에는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동구에 신축 예정인 공공의료원에 대해서 경산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업무협약(MOU)을 맺어 협력하려고 한다. 경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성구와는 정보통신기술(ICT)융합센터,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몰, 사회간접자본(SOC)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조하도록 하겠다.”

국책사업 유치해 산·학·관 협력 강화할 것


▎조현일 경산시장이 지역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돕고 있다. / 사진:경산시청
경산 소재 대학들과는 어떻게 상생할 계획인지?

“교육혁신 시범도시 사업을 추진해 경산을 ‘진정한 대학도시’로 만들어가겠다. 전국의 지역 대학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산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개방형 순환 대학 시스템(온라인 수업, 오프라인 캠퍼스 부지 및 시설물 활용)을 구축하는 국책사업을 유치해 산·학·관 협력을 강화하고 캠퍼스 산업단지, 상생 캠퍼스 등으로 대학이 경산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 천편일률적 시비 지원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가겠다. 또 캠퍼스 안에 있는 강당·체육관·운동장을 시민의 평생교육과 문화시설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청년도시 경산을 만들기 위해 영남대 입구 대임지구에 청년대학광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콘텐트로 채워갈 계획인가?

“나는 경산의 대학이 살아야 경산의 경기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학생이 매력을 느낄만한 공간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대학로에 청년문화거리를 조성하고 대학연합 축제를 열어 경산의 청년문화를 꽃피우도록 하겠다. 사업에 대한 적정성, 실현 가능성은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검토해 이러한 장소들이 경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 또 대임지구에 들어설 경산미래융합벤처타운과 경산지식산업센터에 ICT 앵커 기업을 대거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겠다. 경산이 ICT 창업의 메카로 거듭나도록 적극적으로 힘쓰겠다.”

조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시민고충상담 태스크포스(TF) 등 전담기구를 신설해 소통의 폭을 넓혔다. ‘시민 행복’을 최우선하는 조 시장의 시정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역할은?

“사업에 실패한 소상공인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것이 센터를 열게 된 주된 목적이다. 현장에 나가 요식업 소상공인과 대화해보면 좋은 레시피를 갖고 있음에도 여러 외부적 요인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센터는 단순히 행정적 고충을 상담하는 데만 머물지 않고 사업에 실패한 젊은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재기하는 데 필요한 교육은 물론 시비 지원 대상자를 뽑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 센터가 소상공인의 성공과 경산의 발전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의 각오를 들려달라.

“휴수동행(携手同行)의 정신을 실천해나가겠다. 북풍이 차갑게 불어대는 벌판이라도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가면 극복할 수 있다는 뜻처럼 시민만 바라보고 함께 정진하면 시민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앉아서 결재만 하는 시장이 아니라 365일 경산의 이익을 위해 발로 뛰는 시장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그러니 시민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성원과 따끔한 질책으로 함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210호 (2022.09.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