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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2023년 주목받는 혁신 자치단체장] ‘40년 기업가’ 김기웅 서천군수의 경제 혁신 청사진 

“서천의 현재도 미래도 바다에 달려… 해양바이오 산업 클러스터 조성할 것”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장항 산단에 1510억 투자해 기업·연구기관 유치할 것
서천을 문화의 요람으로 만들어 예술·공연 꽃피울 계획


▎지난 2022년 9월, 김기웅 서천군수는 해양개발 청사진의 시발점인 해양바이오 산업 클러스터의 연구센터 착공식에 참가했다. / 사진:서천군
김기웅 서천군수는 ‘바다 전문가’다. 군수직에 취임하기까지 해양 관련 회사만 여럿 운영해왔다. 그는 아버지가 설립한 작은 회사를 1986년에 물려받아 연 매출 수백억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만성적자로 존폐 위기에 놓인 서천군수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을 2차례 역임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당시 수산물 유통 구조를 뜯어고쳐 지역경제의 한 축을 공고히 하고 조합원 어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성을 키운, 검증된 경영자다. 인구 감소와 휘청이는 지역경제로 지방소멸 위기에 봉착한 서천군에 김 군수가 부임한 지 6개월. 스스로를 ‘경제군수’라 칭한 그는 “김기웅이 군수로 있는 동안 ‘경제 하나는 확실히 살아났다’는 평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월간중앙이 40년 기업가 출신 김기웅 서천군수를 2023년 주목할 만한 혁신지방지단체장으로 선정한 이유다.

바다의 고부가 가치에 대해 기회가 날때마다 강조하는 게 인상적이다.

“바다가 곧 경제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에서 다양한 수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하고, 지역 개발을 통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한다. 대내외 무역의 실크로드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해양바이오 산업과 같이 바다에서 나올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바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다.”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이하 장항산단)에 해양바이오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지난 9월 장항산단 클러스터의 첫 단추인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 착공식을 했다. 2025년까지 예산 약 1510억원을 투입해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 특화지식산업센터, 수장연구동, 인증지원센터, 소재·제품 대량생산 플랜트 등을 짓는 구상의 시발점이다. 지원센터는 2024년 준공 예정이며, 예산 374억원이 투입됐다. 해양생물 소재 제품 개발과 생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양바이오 관련 기업에 대한 연구 및 실험공간, 첨단장비 등 R&D 인프라를 제공하고,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의 입주를 촉진하겠다.”

서천의 해양 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수출입 통로인 항구를 확충하는 것이다. 서천은 국제항만, 국가어항을 갖추고 있고, 기차역과 고속도로 IC가 3개씩 뚫린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다만, 국제항만인 장항항 시설이 협소해서 원활한 물동량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물동량이 증가할 것을 고려해 지금부터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와 국회,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을 방문해 장항항에 1만t급 2선석을 추가로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바다만큼 문화 좋아해… 문화·관광 키울 것”


▎김기웅 군수는 바다만큼이나 문화를 사랑한다. 김 군수에게 문화는 회의에서 “서천에 청년 댄스팀이나 힙합댄스팀이 있느냐”고 물어볼 만큼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는 현안이다. / 사진:서천군
김기웅 군수는 바다만큼이나 문화를 사랑한다고 했다. 군수에 취임한 후로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지역 곳곳에서 공연을 열도록 돕고, 예술인 지원·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에게 있어 문화란 군수 주재 회의에서 “서천에 청년 댄스팀이나 힙합댄스팀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볼 만큼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는 현안이다. 김 군수는 “서천을 문화의 중심지, 요람으로 만들어 군만의 특별한 예술과 공연을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소개해달라.

“서천 송림산림욕장은 가을이 되면 맥문동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올가을 개화 시기에만 10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한다. 내년에 재즈 등 여러 장르가 함께하는 ‘맥문동축제’를 준비 중이다. 또 산업발전 시기 서천군의 부흥을 이끈 ‘장항제련소’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제련박물관’ 건립도 구상 중이다. 모티브는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산업기술기념관이다. 장항제련소 부지 인근에 장항항이 있는데, 항구 개발이 완공되면 크루즈 선박까지 접안할 수 있게 설계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

관광 산업에 필요한 숙박시설 유치에도 적극적이라고 들었다.

“서천군은 관광지로도 이름 높지만 전국 단위 체육도시로도 유명하다. 매년 태권도·족구·배드민턴·역도·해양레포츠 등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스포츠팀 합숙도 유치 중이다. 역도, 태권도는 세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숙박시설이 부족해 현재 종천면과 서면 지역에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호텔도 유치하고자 전국 곳곳을 다니고 있다.”

김 군수는 취임 전까지 유능한 사업가로 명성을 떨쳤다. 사업가는 모든 과정에서 최고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서천군은 사용 연수 50년이 넘은 현 청사를 떠나 2023년 5월 신청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김 군수는 이에 맞춰 행정조직 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치가와 행정가 출신의 군수가 이어졌던 서천군에, 김기웅 군수가 집도해 이끌어낼 혁신에 서천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202301호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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