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 한강공원 억새꽃.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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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르는 강에서 밤으로 가는 바다까지하얀 그대가 까무라치게 펄럭인다백마의 꼬리 같은 시간을 나부끼며멈추지 않고 동이 틀 그곳으로달려가는 것 같다내 생각 너머로 가는 그대여그곳은 다가갈 수 없는 먼 길,억울하게 당한 이름들이 우우우 몰려온다사뭇 흔들리는 그대의 그 몸부림을누가 빼앗으려 하느냐흔들려 본 사람만이 안다지칠 줄 모르는 상처가빛을 머금은 눈부심을 보낼 수 있음을 안다그대처럼 서럽게 견디는 몸짓이무얼 말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여전히 그대의 꿈은 밤에도강 물결을 따라 바다로 가는 빛이다
※ 김호균 - 광주 출생. 1994년 [세숫대야론]으로 [세계일보] 신춘문예, [첫눈과 종이비행기]로 [광주매일]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작품 활동 시작. 1985년 오월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물 밖에서 물을 가지고 놀았다](걷는 사람, 2020) 등이 있음. 제4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