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구용역 통한 전국 지자체 최초 제도 설문조사 실시답례품 발굴부터 유명 인사 릴레이 기부로 참여 분위기 고조
▎김영환 충북지사가 3월 7일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안착과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고향사랑기부 인증 챌린지’에 동참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충청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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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한 홍보와 기금 사업 준비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온힘을 쏟고 있는 충청북도의 노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충청북도는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부터 사전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해 5월 제도 준비를 위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충북연구원에 의뢰하고, 3개월간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지역민과 출향인을 대상으로 제도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제도 준비를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해 타 연구기관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충북도가 시행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 시 답례품 선호 품목으로는 지역특산품(61%), 공공시설 이용(36%) 순으로 조사됐다.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음’이 53%로 인지도 제고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반영해 지난해 9월부터 2개월간 답례품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시·군 연석회의와 추천을 통해 60여 개 답례품 후보군을 결정했다. 이 중 중복 품목과 계절 품목을 제외했고, 관광시설의 경우 공공시설 위주로 제도 시행 즉시 제공 가능한 20개 품목을 선정했다. 이후 답례품 선정위원회 구성과 평가를 통해 답례 품목을 최종 확정했고, 제도 시행과 함께 기부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충북도가 제공하는 답례품은 현재 총 22개 품목으로 늘었다. 주로 충북에서 생산되는 농·특산품으로 정했다. 충북 ‘못난이 김치’, 화장품 공동 브랜드 제품,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유화 그리기 키트 등이 눈에 띈다. 못난이 김치 사업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버려질 위기에 처한 농가 배추를 도내 인증 김치 제조업체와 연결해 되살려낼 목적으로 시도했다. 도시 농부와 일손 이음 사업 인력 등을 활용해 만든 값싸고 품질 좋은 김치를 민간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처음 담근 못난이 김치는 중국산 김치와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견줄 만하다는 평가다. 중국산 김치를 몰아내자는 이른바 ‘김치 의병 운동’ 아이콘으로 떠올랐다.충북도는 답례품 발굴 선정과 함께 지난해부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를 다각적으로 추진했다. 제도의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차원에서 자체 웹툰을 제작해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서 알렸다. 라디오 캠페인은 물론 주요 나들목에 관련 현수막을 달았고, KTX 이용자가 많은 오송역에 대형 조명 광고를 설치하는 등 제도 시행 전부터 충북만의 홍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김영환 도지사가 제도를 직접 설명하는 ‘정책원정대’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재하는 등 자연스러운 기부 문화 조성에도 힘썼다. 또 명절에 관내 농협중앙회와 함께 전통시장 등에서 캠페인을 추진하는 등 시행 초기 제도를 널리 알려 국민 모두가 지역 발전을 위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충북 1호 기부자는 청주 출신 나영석 PD
▎나영석 PD가 1월 4일 충북 고향사랑기부제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 PD는 기부 한도 최대 금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 사진:충청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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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는 특히 유명 인사들의 릴레이 기부를 유도해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KBS 국민 예능 ‘1박2일’을 연출한 나영석 PD는 지난 1월 4일 충북 고향사랑기부제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 PD는 이날 한도 최대 금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나 PD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 덕성초등학교, 청주 대성중, 청주 신흥고를 졸업했고, 연세대 재학 시절 충북학사 서서울관에서 학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 PD는 “고향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출향인이 고향을 위한 기부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청주 출신인 배우 유해진도 1월 17일 NH농협은행을 통해 충북도에 500만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했다. 유해진은 영화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등에 출연했다. 이 밖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고향인 음성군의 1호 기부자가 됐다.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으로, ‘옥천여신’으로 불리는 이미주도 옥천군 1호 기부자로 동참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안치용(괴산한지박물관장) 씨는 고향 제천시에 500만원을 낸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방송인 조영구는 충주시에 100만원을 내 연예인 1호 기부자가 되는 동시에 홍보 동영상 제작에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충북을 사랑하는 유명 인사들의 기부 마음은 출향인은 물론 국민들에게 전해져 제도 관심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분위기다.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들의 고향사랑기부제 챌린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근거인 ‘고향사랑기부금법’을 대표 발의한 한병도(더불민주당, 전북 익산시) 국회의원이 시작한 ‘고향사랑기부 인증 챌린지’는 SNS에서 기부 인증자로 지명된 사람이 소감과 인증 사진을 올리며 다음 기부 인증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두 달 동안 이어지고 있다. 충청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영환 도지사가 지명됐고, 다음 추천자로 김태흠 충남지사를 지명했다. 유명 인사들의 챌린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기부 문화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분위기다.올해 시행에 들어간 고향사랑기부제는 거주지 외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한 뒤 세액 공제와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기부액은 전액 해당 지역 주민의 복리후생에 쓰인다.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방 재정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 특산물 등 답례품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게 이 제도의 취지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 공제가 된다.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도 16.5%의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개인이 10만원을 기부하면 3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500만원을 기부하면 150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제공받게 된다.
수도권 출향인 관심 모을 홍보 전략 펼쳐
▎충청북도의 ‘못난이 김치’ 사업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버려질 위기에 처한 농가 배추를 도내 인증 김치 제조업체와 연결해 되살려낼 목적으로 시작했다. 충북도는 이 못난이 김치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 품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사진:충청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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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은 기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광고법에 의한 홍보 방법인 전광판, 홈페이지, SNS 등을 활용한 제도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초기라서 어려운 점이 많지만, 효율적 홍보를 통해 제도가 안착하도록 힘쓴다는 방침이다. 우선 수도권 출향인과 국민에게 충북을 어필해 관심을 유도하고, 직접적 기부로 이어져 관계 인구를 맺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충북 출향인은 111만 명 정도다. 이 중 약 60%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와 시·군은 5월 중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충청북도 고향사랑한마당’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한 지하철 스크린 도어, 주요 지점 전광판 등을 활용해 수도권 인구의 기부를 유치한다는 방안이다. 특히 단순 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가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충북에 와서 먹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나 체험 상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해 관계 인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향후 충북도의 계획이다.아울러 모은 기부금으로 충북의 중점 사업인 의료비 후불제와 연계해 취약 계층의 의료 지원을 돕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도의 첫 번째 기부금 사업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답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금 사용 용도는 건강·의료·복지 분야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기부자의 이목을 끌면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복리 증진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고향사랑기금사업 발굴 협의회’ 등 거버넌스를 구성해 기금 사업을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제’에서 착안해 시행한 제도다. 일본은 2008년 제도 시행 당시 모금액이 82억 엔 정도였지만, 2020년에는 그 규모가 82배인 6724억 엔으로 증가했다. 현재도 모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도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지방 소멸을 막고 지방 시대를 새롭게 열게 하는 단초가 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충청북도는 도·농복합도시로,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는 기초 지자체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구가 증가한 시·군은 증평군 1곳에 불과하다. 출향인이나 충북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 충북 응원의 시작인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충청북도와 인연을 맺게 된다면 충북 발전은 물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