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서 풀을 뜯는 얼룩말. 케냐 나쿠루 국립공원.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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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프리카 들판에서는 첫사랑을 부르지 않아도구름 정원 위에 순한 당신 이름이 적힌다우리도 저리 자유로운 물결로 흘러다녔을까흰 미시령 넘어 그 밤 함께 누웠던속초의 푸른 바다가 저 빛깔이었을까그때 무슨 말을 하였는지 어떤 풀을 먹었는지얼룩말처럼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저기 흰 빛으로 남아 있는 당신을구름 나비라 부르고 싶다그 아래 꽃 피는 정원이 우리의 집이다무얼 남기고 지울까 하는 생각은저 구름 뒤에 숨긴다그리움의 날갯짓이 뜨겁게 공중에 펼쳐진다면우리는 지금 이별을 몰라도 좋다
※ 문정영 -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 [잉크],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두 번째 농담] 등이 있음. 계간 [시산맥] 발행인, 동주문학상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창작기금 3회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