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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대한민국 수출첨병 K방산 경쟁력(1) | 항공·유도 무기 

초음속 독수리 ‘FA-50’ 한반도 넘어 전세계 하늘 누빈다 

세계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 우수한 성능에 가격 경쟁력도 갖춰
항공기·잠수함 타격하는 여러 유도 무기도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올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8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초음속 전투기 FA-50은 국내 항공기 중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되는 기종이다.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과거의 전쟁은 새로운 전술 및 전략에 따라 무기체계 개발을 요구했던 반면, 현대전은 급속한 군사과학기술 발전으로 개발된 무기체계에 의해 전술 및 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오늘날 ‘게임체인저’인 새로운 무기체계는 전쟁 승패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활용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기체계는 전투 수단을 형성하는 장비와 조작 및 운용기술을 망라한 복합체를 말한다. 특히 항공·유도 분야는 현대전뿐만 아니라 장차 우주전을 포함한 미래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무기체계로 꼽힌다. 항공·유도 분야 무기체계 중 대표적인 전투기부터 활주로, 관제시설, 연료, 주유시설, 무장, 사격 통제장치, 조종사 및 정비사의 기술 수준까지를 종합해 하나의 무기체계로 보아야 한다.

국산 헬기, 동남아시아 수출 가시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서 열린 방산 수출 전략회의 야외전시장에서 국산 헬기를 둘러보고 있다.
군사과학기술은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항공 분야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기술 진부화(기술 발전에 따른 기존 제품의 폐기)의 진전 속도로 인해 끊임없는 노력과 대규모 자원의 투자가 요구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영국은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한 바 있다. 항공기술을 민간 여객기 분야에도 집중하면서 1954년부터 시작해 세계 최초로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하지만, 영국은 1976년 극심한 경제난으로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연구개발 관련 비용을 대폭 삭감했고, 이후 자국 내 항공 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반면, 프랑스는 전쟁으로 인해 항공 산업이 무너지고, 공군 재창설을 위한 전투기를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형국임에도 자국 내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50년대 후반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이스라엘의 승리로 6일 만에 끝내게 한 미라주 전투기는 프랑스 항공 분야 관련 기술력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전투기에서 우주선까지도 자체 개발이 가능해진 프랑스는 유럽 공동 여객기 사업도 주도했다. 오늘날에 유럽 공동 여객기 사업을 배경으로 탄생했던 에어버스는 여객기 판매량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서방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항공우주 분야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가 프랑스다.

한국은 KT-1 훈련기 양산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국산 FA-50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항공기 중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되는 기종이 바로 FA-50 전투기다. FA-50 전투기는 초음속 다목적 경공격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해 현재 이라크·필리핀·말레이시아·폴란드 등에 수출되며, 해외 경쟁 기종과 비교하더라도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90년대 육군은 입체적 작전 수행을 목적으로 외국산 중형기동헬기를 도입했다. 이때 시도한 면허 생산을 계기로 국내 항공기술이 축적됐고, 2010년에는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한 국산 기동헬기가 하늘로 비상했다. 최근에는 노후한 외국산 중형기동헬기 성능 개량을 검토하면서 국산 헬기로도 대체 가능해졌다. 즉, 제조 및 생산과정에서 성능과 품질이 지속해서 안정된 국산 헬기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항공 분야는 유도 무기체계와 밀접한 관련성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유도 무기류는 표적 파괴를 위해 탄두를 장착해 비행궤도를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무인 비행체를 일컫는다. 유도 무기체계는 항공 분야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한 가운데, 현대전에 있어 대표적인 첨단 정밀 무기체계로 꼽힌다.

사용 용도에 따라 유도 무기체계는 대지용, 대함용, 대공용, 수중용으로 구분한다. 대지 유도무기는 지상 표적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대전차 유도무기, 다연장 로켓체계(MLRS), 탄도탄 및 순항 유도탄 등으로 세분화된다. 대함 유도무기는 함정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무기이며, 대공 유도무기는 방공작전 시 공중표적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수중 유도무기는 수중에서 함정 공격에 사용하는 것으로 어뢰가 이에 해당된다. 이처럼 항공 및 유도 무기체계 분야의 발전 및 개발과정은 유사점이 많다.

스마트 유도탄 KGGB 개발 성공


▎2019년 10월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LIG 넥스원 부스에서 함대함 유도 무기 ‘해성’을 살펴보고 있다.
미래 전장이 효과기반의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변화하면서 전장 공간이 확대됨에 따라 항공 전력을 이용한 정밀타격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항공 전력 플랫폼은 스텔스화 및 무인화·정보화되는 추세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유도 무기체계 성능 및 요구사항도 변화하고 있다. 또한, 공중에서 발사되는 각종 유도 무기는 소형화 및 경량화, 사거리 정밀도 향상, 관통력 극대화, 고속 및 고기동화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항공기는 육지와 바다의 2차원에서 공중전의 3차원으로 교전 영역 범위를 확대하고, 전방에서의 전투 수행과 적 후방지대까지 공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장 개념을 바꿔 놓았다.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과 해군 등도 자체적으로 항공기 전력을 보유 중이다. 항공 전력은 해당 군의 주력인 전차·장갑차·함정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동이 가능해 전투력을 크게 높인다.

군용 항공기에 탑재해 공중에서 발사되는 유도 무기는 크게 공중 표적을 공격하는 공대공 유도 무기와 지상 또는 해상의 표적을 요격하는 공대지 및 공대함 유도 무기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공대공 유도 무기는 사거리에 따라 단거리형과 중·장거리형으로 나뉘는데, 지상을 타격하는 무기에는 자체 추진력을 가진 공대지 유도 무기와 유도 키트를 장착한 스마트 유도폭탄 등이 있으며, 적의 사거리 밖에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해 아군 플랫폼의 생존 가능성을 확보한다. 해상을 공격하는 유도 무기는 항공기에서 발사돼 군함이나 잠수함을 타격함으로써 해군 전력을 보강하게 된다.

대표적으로는 휴대용 유도 무기인 현궁은 3세대 보병용 및 차량 탑재용 대전차 유도 무기로서 지대지 및 지대함으로도 사용된다. 저고도로 침투하는적 항공기와 헬리콥터 및 무인기 등을 타격하는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다. 이외에도 함정 방어용 유도 무기 해궁, 해안을 통해 고속으로 기습 상륙하는 다수의 적 공기부양정을 정밀 타격하는 유도 무기 비궁이 있다. 천마는 육군 기동부대 및 국가 주요시설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된 단거리 저고도 지대공 유도 무기며, K917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천궁은 자체 중량 400㎏으로, 고체로켓 추진체가 제공하는 마하 4 비행속도를 자랑한다. 천궁의 지향성 폭발 탄두는 종말 단계에서 능동 레이더 유도로 목표물에 근접해 폭발 파편 방식으로 요격한다.

또 해상에서 운용되는 함대함 유도 무기인 해성과 중어뢰인 백상어, 경어뢰 청상어, 대잠로켓 홍상어까지 성공적으로 개발돼 군 전력이 증강했다. 여기에 더해 재래식 폭탄에 유도 키트를 장착한 스마트 유도탄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의 개발과 탄도 유도 무기 현무2, 순항 유도 무기인 현무3의 개발까지 완료했다.

한국형 C-RAM 방호체계 구축해야

국내 유도 무기의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지상 발사유도 무기나 해상 유도 무기는 해외 선진 기술과 비교하더라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장거리 유도 무기와 같은 첨단 무기체계 분야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다만 공대공·공대지 등 공중 발사유도 무기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제공권의 확보 여부가 승리를 좌우하는 현대전에서 항공기 탑재 유도 무기 관련 최첨단·정밀 기술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며, 전쟁 초기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단거리 및 중·장거리 공대공 유도 무기를 고도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7월 19일, KFX 보라매 사업으로 추진 중인 KF-21 전투기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KF-21 시제2호기에서 기총발사시험 및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장착과 분리시험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이어 2026년 추가 무장시험 블록-Ⅰ을 통해 공대지 능력을 갖추고, 2028년까지 블록-Ⅱ 단계에 공대공 무장 능력을 갖출 예정인데, 당초 사업 추진일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군은 KF-21 무장 개발 과정에서 익숙한 미국산 유도 무기 대신에 비교적 기술자료 확보가 수월한 유럽산 단거리 공대공 유도 무기 ‘IRIS-T’, 중거리 공 대공 유 도 무 기 ‘METEOR’와의 연동을 추진 중이다. 이는 향후 국산 유도 무기체계 개발과 항공기 연동을 염두에 둔 안배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국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중거리 공대지 유도탄,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레이저 유도폭탄, 극초음속공대지 유도탄 등 KF-21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에도 적용할 항공·유도 무기체계 개발 소요가 정부 주도 사업으로 시작해 업체 주도 사업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기술로 개발하는 항공·유도 무기체계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성능 개량이 용이하도록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반도 주변 정세에 따라 대탄도 임무뿐만 아니라 근접방호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장사정포나 방사포로부터 핵심자산과 기반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형 C-RAM(로켓·곡사포·박격포 등의 투사체를 요격하는 장비) 방호체계 구축도 요망된다. 또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가시화된 ‘드론 전쟁’, 우주군 창설을 통한 ‘우주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 choigiil81@sangj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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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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