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 추출 R&D 노하우로 원료부터 완제까지 일괄 생산 체계 구축전문의약품·헬스케어사업도 고른 성장… 매년 매출 기록 경신해 눈길
▎동국제약은 약 200억원을 들여 충북 진천공장에 천연물 추출 공장을 세웠다. 잇몸약 ‘인사돌’은 최근 스위스 의약품청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 사진:동국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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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전에 해외 판권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해 오던 제품을 역수출할 수 있게 된 제약사가 있다.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구내염 치료제 오라메디, 여성갱년기 치료제 훼라민Q 등 장수 브랜드를 앞세워 일반의약품 강자로 자리매김한 동국제약 얘기다.동국제약의 잇몸약 ‘인사돌’은 최근 스위스 의약품청(Swissmedic)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동국제약은 판매망 구축 등 현지 출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인사돌은 구강 보건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1970년대 국내에서 처음 발매됐다. 많은 사람이 흔히 겪는 ‘잇몸병’을 국민병으로 인식시키고 치료와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잇몸 건강 향상에 기여해 왔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포함한 국내 유수 기관과 연계해 임상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일반의약품의 과학적 마케팅 방법론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인사돌은 올해 유럽 수출 기반을 마련하며 제2 전성기를 맞게 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의약 기술이 선진화한 유럽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던 동국제약이 이제는 자체 원료 합성 뿐만 아니라 임상 연구 진행, 복용 편의성을 위한 제형 변경 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더 나아가 수출까지 가능해지면서 위상을 확립하게 됐다”고 했다. 동국제약은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동국제약은 인사돌플러스 외에도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여성갱년기 치료제 훼라민Q, 탈모 개선제 ‘판시딜’, 정맥순환 개선제 ‘센시아’, 치질약 ‘치센’, 전립선 비대증 개선제 ‘카리토포텐’ 등의 일반의약품 라인업을 지녔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식물에서 유래한 생약이 주성분이라는 점이다.동국제약은 생약 추출 분야에서 50년 이상 축적한 연구·개발(R&D) 경험과 제품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료의약품부터 최종 제형의 완제의약품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등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천연에서 유래한 생약 성분 의약품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효능에도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물·개량 신약 연구·개발에 속도동국제약은 생약 추출 분야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천연물 신약 등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한 효능의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2018년 약 2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공장에 천연물 추출 공장을 별도로 세웠다. 원료 투입부터 추출·농축, 여과·분리, 정제·포장 등 생약 성분 의약품 생산 전 과정을 하나의 공장동에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동국제약은 신공장 완공 이후 마데카솔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의 핵심 원료인 ‘TECA(센텔라정량추출물)’를 전량 자체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생산성을 개선했다. 신공장은 TECA뿐만 아니라 다양한 천연물 생약 성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범용성과 확장성도 갖췄다는 게 동국제약의 설명이다.동국제약은 최근 새로운 일반의약품을 출시하면서 인지 기능 관련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내년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인구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과 인지력 감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해 동국제약은 지난 1월 생약 복합 성분 기억력·집중력 개선제 ‘메모레인캡슐’을 출시했다.동국제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분야 R&D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개량 신약 ‘DKF-313’의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올해 DKF-313에 대한 품목 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적용한 비만치료제, 말단비대증 치료제 등의 개량 신약도 개발할 계획이다.동국제약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헬스케어사업부도 순항하고 있다.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인 식물 유래 성분을 적용한 센텔리안24와 인사돌 핵심 성분을 함유한 ‘덴트릭스 치약’ 등의 생활건강 브랜드, 뉴트리션 브랜드 ‘마이핏’ 등을 통해 건식사업부를 확대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는 중이다. 동국제약이 지난해 출시한 미용기기 ‘마데카프라임’과 ‘마데카프라임 인피니티’ 등도 효능과 사용 편의성을 바탕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동국제약의 헬스케어 제품들은 특히 라이브 홈쇼핑 위주에서 벗어나 국내 온·오프라인, 수출 등으로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추세다. 동국제약은 현재 미국(월마트, 아마존닷컴)과 일본(아마존 재팬, 라쿠텐, 큐컴 등), 중국(티몰 등) 시장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점차 다양한 국가로 수출 인프라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동국제약은 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ETC(전문의약품)사업부, OTC(일반의약품)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해외사업부, 동국생명과학(자회사) 등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10.49% 증가한 731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금융 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13일 기준 동국제약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대비 10.70% 증가한 8092억원이다.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동국제약 주가는 헬스케어 부문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부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도 10.1%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