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조회 기간에만 고가 차량 없으면 언제든 재계약 가능
김희정 의원 “제도 미비점 보완해 임대주택 취지 살려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LH 입주민 가운데 311명이 임대주택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인 3708만원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무주택 서민을 위해 도입된 임대주택의 취지가 무색하게 입주민 가운데 고가의 차량 보유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입주민 311명이 임대주택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인 3708만원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35명은 외제 차를 보유하고 있는데 BMW가 50대로 가장 많았고, 벤츠 38대, 테슬라 9대, 아우디 9대, 포르쉐 5대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가의 국산 차 중에서는 제네시스 모델이 78대(G80 29대, GV 24대, GV80 15대 등)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산 전기차 브랜드 중 최대 6000만원까지 하는 EV6 20대, 아이오닉5 8대 등으로 조사됐다.

제도적 허점 드러나

▎김희정 의원은 “임대주택사업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김희정 의원실]

LH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자 2024년 1월 5일 이전 입주자의 경우 차량가액(2024년 기준 3708만원) 초과 시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자 자격조회 기간에만 고가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 재계약이 가능해 제도적 허점으로 지적된다.

김희정 의원은 “임대주택사업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와 LH는 입주자 자격조회 등을 더욱 강화하는 등 제도의 미비점을 적극 보완해 실제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 등에게 주거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목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