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팬이라면 읽을 책
저자 스티븐 로치 출판사 북돋움 값 2만5000원저자는 올해 중 세계 경제가 회복되다가 다시 가라앉는 이중침체를 겪을 확률을 40%로 분석한다. 확률이 40%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 아닐까?그러나 그는 경기회복에 회의적인 쪽에 비중을 더 둔다. 그는 “이중침체에는 논쟁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 이유로 네 가지를 든다.우선 세계 금융부문 부실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IMF(국제통화기금) 통계를 인용해 세계의 부실자산이 약 3조4000억 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상각된 규모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로 인해 금융회사의 이익이 줄어들고 대출 여력도 감소하리라고 예상한다.나머지 세 가지 이유로는 광범위한 경기침체, 미국 소비 부진, 중국 경기부양 정책의 부작용을 들었다. 게다가 저자는 두 가지 충격도 경기를 다시 침체로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먼저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정책 당국이 출구전략을 계속 미룰 경우 거품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그는 또 무역 분쟁과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위험을 걱정한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격을 더하지 않을까. 저자는 이 변수는 분석하지 않았다.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는 저자가 올해 초 이 책 원고를 마친 뒤 불거졌다.세계 경제의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수많은 변수와 경제주체가 상호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판단과 실행은 각자의 몫이다. 저자와 달리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도 꾸준히 회복되리라고 예상한다면 그쪽에 서서 투자하고 비즈니스를 벌이면 된다. 저자의 전망에 동조한다면 계속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책은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이다.양장본 책의 두께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주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내놓은 경제 분석 자료와 기고, 강연을 모아 이 책을 냈다. 책은 500쪽이 넘지만 약 80개의 글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각 글의 분량은 짧은 편이다.다룬 주제의 폭은 넓다. 저자는 주로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세계 경제를 분석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해 견해를 제시했고 북한 핵무장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자유무역 옹호론자의 입장을 견지한다. 그는 “협정이 수월하게 통과된다면 보호무역주의의 등장을 두려워했던 내 생각이 틀린 셈이 된다”고 말했다.중국이 북핵에 어떻게 대응할까. 저자는 “중국은 아시아의 안정성을 해치는 북한을 편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제에 비해 제목은 폭이 좁다. 아마 30여 년 유지한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력을 접고 아시아 회장을 맡게 된 저자의 입지를 반영한 듯하다.저자는 “아시아가 앞으로 세계 경제성장을 강력하게 이끄는 중심지가 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왜 저자가 몇 년 전에 쓴 칼럼을 지금 읽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지 못한다. 2007년 2월에 쓴 ‘두바이의 크레인’의 일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걸린다.“이 놀라운 현상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엄청난 부동산 거품이거나 중동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어느 쪽이든 세계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백우진 기자 cobalt@joongang.co.kr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한국에 피터 드러커의 사상을 보급해 온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이 썼다. 저자는 피터 드러커가 위대한 경영학자가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창의적으로 질문하는 습관’을 꼽았다. 그 질문을 38가지 유형으로 묶은 책이다. 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시간의 주인인가? 누가 선택하는가? 잃어버린 고리는 무엇인가? 누군가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적이 있는가? 다음에 할 일은 무엇인가?■ 이재규 편저
소셜네트워크, 관계와 공유
저자 김중태 출판사 한스미디어 02-707-037 값 1만7000원Econo Book|『소셜네트워크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지난해까지 23년간 미국 수퍼보울에 광고를 했던 펩시는 올해부터 광고를 중단하고 대신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 2000만 달러짜리 광고를 집행한다. 2008년 미 대선에서 오바마 진영은 막판 3개월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집중 공략했다.선거 막판 마이스페이스 이용자 중 오바마 지지자는 65만 명, 상대인 매케인은 15만 명이었다. 정치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순 방문자 수에서 워싱턴포스트를 추월했다.2001년 생긴 이노센티브라는 사이트는 20년이 지나도록 해결하지 못한 ‘엑손 발데스호 기름 유출’ 사건을 단박에 해결했다. 미국 정부가 이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하자 수천 건의 아이디어가 올라왔기 때문이다.루퍼드 머독은 마이스페이스를 5억8000만 달러에 인수한 후 이듬해 구글과 9억 달러짜리 광고 계약을 했다. 지난해 10월 강남 파이낸스 화재 현장을 최초로 중계한 것은 빌딩 근무자들이 찍은 트위터였다.소셜네트워크 힘을 보여준 예인데 감이 잘 온다. 다른 예를 보자. 당신은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 인터넷을 검색해 A성형외과를 찾았다. 홈페이지에는 병원 찬양 글이 가득하다. 일단 병원을 찾아간다. 병원 앞. 당신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위치기반 정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는다. 앱을 실행하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A병원 정보가 뜬다.“이 병원에서 수술하다가 시력을 잃었어요.” “성형 부작용으로 얼굴이 망가졌는데 보상도 안 해주는 악질입니다.” 이런 정보는 A병원장이 지우려야 지울 수가 없다. 안도하면서 옆 설렁탕집으로 향한다. 또 정보가 뜬다. “이 집 설렁탕은 가짜 뼈를 쓴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이미 미국에서 시작됐다.이 책은 김중태 IT문화원장이 최근 불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움직임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 스스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분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고 밝혔듯이 철저히 초보자를 대상으로 쉽게 썼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와 현상을 보면서 독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메시지가 있다. 소셜네트워크 비즈니스에 담긴 철학. 바로 ‘관계와 공유’다.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대한민국 유망종목 200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라가치 투자 방식으로 엄선한 국내 200개 주식을 수록한 책이다.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기업의 가치라는 기준으로 투자 포인트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개 기업의 10년치 재무제표를 일일이 수록했다는 점이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국내 주식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시도다. 투자할 종목을 골라야겠다는 마음보다 가치주를 발굴하는 기준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이라면 큰 도움이 되겠다.■ 한국투자교육연구소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