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통섭을 말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적용된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경제서적에서는 더 그러하다.그러나 뉴욕타임스의 금융·경제기자 출신인 에두아르도 포터의 『모든 것의 가격』에서 그런 틀은 그냥 깨진다. 가격이 경제학의 단편적 이론이 아니라 인류 전반에 걸친 역사와 문화의 산물이자 결정체임을 밝혀내고 있기 때문이다.신앙과 종교에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포터는 망설임 없이 개신교 종교혁명을 들고 나온다. 사회적 여건 변화로 개신교 신앙의 가격이 가톨릭 신앙의 가격보다 더 쌌기 때문에 사람들이 개신교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이 남성보다 교회에 더 많이 가는 이유로 여성이 교회에 가는 시간의 가격이 더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이런 방식으로 포터는 가격이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값을 매길 수 있다는 입장에서 글을 풀어놓는다. 그는 노예해방의 이유를 노예의 가격 상승과 자유로운 공장 노동자의 가격 하락에서 찾는다. 중세 일부다처제 사회가 일부일처제 사회로 바뀐 것을 놓고는 ‘아내의 가격’이 높아져 여러 아내를 거느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포터는 특히 인간의 생명이나 행복, 심지어 미래 같은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도 가격을 부여해 상품화한다. 아니 공짜에 가격의 의미를 던지는 솜씨는 이 책의 백미에 해당하지 싶다.“공짜는 그 자체로 본질적 가치를 지닌다. MIT에서 실시한 한 실험에서는 10달러짜리 아마존 기프트 카드 한 장을 1달러에 구매하거나 20달러짜리 기프트 카드 한 장을 8달러에 구매하라는 제안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가 후자를 택했다. 그 편이 더 큰 이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카드의 가격을 각각 1달러씩 더 낮춰 부르자 전원이 10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를 선택했다. 후자가 13달러의 이득을 주고 전자는 10달러의 이득을 줬지만 전자는 완전히 ‘공짜’였기 때문이다.”(207쪽)포터에 따르면 가격은 세상을 움직이는 기준이자 원동력이다. 그렇다고 그를 가격 맹신론자로 규정할 수는 없다. 그가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 메커니즘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선을 지속적으로 던지기 때문이다.예컨대 포터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해 “미국 주택가격의 급상승으로 발생한 경제적 재앙에 대해 하나의 문명으로서 얼마의 비용을 지불해야 좋은지를 우리는 아직도 알아내지 못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또 “1990년대의 저유가 시대가 환경에 헤아릴 수 없이 커다란 해를 끼친 것으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이렇듯 가격은 유익한 동시에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합리적인 가격책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정교한 계량경제학을 들고 나와도 마찬가지다. 이에 포터는 “인간의 모든 측면을 포함시킨다면 경제학은 우리가 지난 50년 동안 익숙해져 온 것보다 더 지저분하고 수학적으로 덜 고상한 분야가 될 것”임을 전제하면서 세상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돕게 될 새로운 경제학의 필요성을 내세운다. 그가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개념 자체에 대한 수정을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M-everything책과 신문은 추억의 상품이 될까?신문과 책.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이 만들어 낸 미디어는 추억의 상품이 될까? 저자는 거대한 미디어 변화를 고찰하면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이 책은 미디어 변혁의 현상과 흐름, 그리고 저널리즘의 혼돈을 밀도 있게 분석한 역작이다. 책 제목은 ‘미디어 변화와 혁신에 관한 모든 흐름’이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디테일 경영낭비를 이익으로 바꾸는 경영2004년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디테일의 힘』의 저자 왕중추가 신작을 냈다. 저수익, 저성장, 초경쟁 시대에 이익을 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책이다. 저자는 애플을 예로 들면서 “애플이 30% 넘는 이익률을 내는 원천은 창의력과 기술력이 아니라 내부 낭비를 효과적으로 통제한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