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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6월 29일 발표한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을 놓고 당장 긴장하는 건 학생과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긴장의 강도는 교육출판업계 쪽이 더 높다. 21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사교육 시장에 디지털과 모바일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플릿PC의 급격한 보급으로 스마트러닝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미리 투자한 기업이 있는 반면 수익성을 따지며 주춤한 기업도 있다. 교육업계 대표주자인 웅진씽크빅은 준비를 서둘렀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 교사와 함께하는 오프라인 학습과 온라인상 자기주도학습을 병행하는 ‘웅진씽크U’를 이미 내놨다. 업계 점유율 1위인 대교가 불과 10개 미만의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놓은 것에 비해 웅진씽크빅은 120여 개 교육용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각 부문에서 대부분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떼는 스마트러닝 시장에서 미래 황금맥을 캐는 최봉수(51) 웅진씽크빅 대표를 파주 본사에서 6월 29일 만났다.교과부가 발표한 스마트 교육 전략이 주목 받고 있다. 최 대표가 생각하는 스마트 교육은 무엇이며 웅진씽크빅은 어떻게 구현해 나가고 있나.“스마트라는 단어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학습하는 것만 지칭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교실에서 컴퓨터로 수업하는 형태까지 모두 포함한 게 스마트 교육이다. 씽크U 역시 스마트 러닝의 좋은 예다. 학생의 수준에 따라 다른 형태로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다 틀리면 모르는 부분을 다시 배울 수 있도록 연관된 문항이 다음 문제로 출제된다. 학생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그걸 보완할 수 있는 형태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마트러닝의 핵심은 개인별 맞춤 교육, 자기주도학습, 쌍방향 프로그램이라고 본다.”교육 매개체가 종이에서 디지털 모바일 기기 등으로 바뀌면서 학습 형태도 달라진다는 얘기인데 달라진 매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종이 학습지는 철저히 공급자 중심의 콘텐트다. 소비자 수준을 예측하고 나눈다 해도 상·중·하가 고작이다. 학습지를 하나 사면 풀 수 있는 문제는 한정돼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은 소비자 중심으로 설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생이 내놓은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은 터치 방식이어서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하고 휴대하기도 간편해 언제 어디서나 교육 받을 수 있다.”웅진씽크빅은 업계에서도 교육용 앱을 가장 많이 빨리 내놨다. 앱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냉정하게 말해 앱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앱 400여 개를 내놓을 예정이다. 매출 목표는 40억원이다. 종이책으로 400권을 내놓는다면 100억원 정도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앱 시장의 규모가 작다. 매일 50여 개의 앱이 쏟아지고 있어 새 제품의 효과도 오래가지 않는다. 웅진씽크빅 전체 매출 목표 9000억원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다. 반면 한번 개발해 유통시장에 내놓으면 국내외에서 특별한 비용 없이 팔 수 있다. 유통 과정이 단순해 개발자가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팔 수 있다. 특히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앱 매출의 1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일본 앱 시장은 우리나라의 20배, 미국 시장은 100배가 넘는다.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좋은 콘텐트라면 현지 사정에 맞게 약간만 바꿔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시장이 초기 단계라 기존 교육출판업체가 스마트 교육 사업에 적극적이진 않다.“기존 사업과 비교해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 경쟁사들은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면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생각은 다르다. 먼저 뛰어들어 리드하려고 한다. 이미 개발한 콘텐트를 활용하는 데다 외부 앱 개발업체와 손잡아 리스크를 줄이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뛰어난 개발업체를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일주일 만에 1만여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잉글리시 리스타트(English restart)’, 한국 앱스토어 유료 앱 전체에서 2위를 차지한 ‘스피킹 자신감 Basic’ 등은 이미 꽤 수익도 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비판은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기존 콘텐트를 어떻게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있나.“우리가 가진 교육 콘텐트를 디지털로 바꿀 뿐만 아니라 이걸 모듈 단위로 쪼개 데이터베이스 창고에 쌓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나눈 학습 데이터베이스는 웹이나 모바일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와 결합해 새로운 콘텐트로 만든다. 예를 들어 40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단원별로 5분씩 8개로 나눠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학생에게 맞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식이다. 모듈화하고 재설계하는 것, 모바일 기기와 콘텐트를 결합하는 역량이 앞으로 교육 시장에서 매우 중요할 것이다.”
웅진씽크빅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이미 전국적으로 10만 명의 회원이 씽크U로 공부하고 있다. 올 말까지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프로그램을 모두 내놓으면 30만 명이 이 프로그램을 쓸 전망이다. 2년 전부터 20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개발한 결과다. 모든 과목에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러닝 시스템 기반을 마련했고, 학습지 교사를 대상으로 학습 지도 교육도 이미 완료했다. 후발업체가 우리를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긴 했지만 온라인 교육이라 일단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새로운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가격을 더 내릴 수도 있는 게 선발업체의 강점이다.”스마트 교육이 학습 모델로 정착하려면.“스마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자료가 필요하다. 학습지 한 과목을 만드는 데 보통 4만여 개의 문제 문항이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씽크U 프로그램 한 과목을 만들 때에는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무려 16만 문항이 들어갔다. 사회과학 과목에는 활자와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필요한데 저작권 문제가 걸려 쉽지 않다. 전자 교과서라면 내용을 자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이런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역량 있는 기업이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