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 불황 모르는 평택·안성·이천 집값


▎삼성·LG의 대규모 투자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평택의 고덕 신도시.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져있지만 예외인 지역도 있다. 평택·안성·오산·이천시는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대규모 산업단지를 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LG·신세계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잇따라 공장·물류센터·연구센터 등을 짓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도 평택시 아파트 값은 최근 2년 새 2.54% 올랐다. 안성시는 1.95%, 오산시는 1.39%, 이천시는 1.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1.34% 떨어졌다.

개발 호재에 인구도 늘어

불황을 모르는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대규모 개발 호재다. 그것도 인구 유입이 확실한 산업단지 조성이 중심이다. 평택시는 최근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고덕산업단지 내 395만㎡에 바이오산업,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갖춘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수원시에 있는 사업장의 2.4배 규모로, 3만여 명이 근무하게 된다.

LG전자도 2016년까지 평택에 전자부품·컴퓨터 등을 생산하는 진위2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에 2017년까지 용산 미군기지가 팽성읍 일대로 이전하면서 유입 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평택 인구는 2010년 5월 41만2388명에서 올 5월 42만9856명으로, 2년 새 1만7000여 명이 늘어났다.

안성시는 대기업 물류센터가 몰리고 있다. 신세계는 공도읍 진사리 주변에 대형 복합쇼핑몰과 물류센터를 짓는다. 현재 홈플러스가 원곡물류단지에 150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농협은 미양면에 1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KCC가 2조원을 투자해 추가로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안성시는 안성제1~3공단 등이 있어 주택 수요가 안정적인 편이었다.

이천시는 그간 수도권에서도 개발이 덜 이뤄진 지역에 속했는데 최근 크고 작은 개발 호재가 몰렸다. 마장면 장암리 일대에 5만 3000㎡ 규모의 서이천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된다. 2014년 말 완공 예정이며 금속가공제품 제조업, 기타 기계, 장비제조 업종이 입주한다. 덕편산업단지는 마장택지개발지구와 연계된 산업단지다. 마장지구 주변 4만㎡에 들어선다.

전파부품·컴퓨터·영상 등 첨단 산업 기업이 입주한다. 모가면 소고리 일대에 6만㎡ 규모의 모가산업단지가 개발된다. 최근 부지조성 공사가 끝났고 공장 등이 본격 들어서고 있다. 현재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 공사가 한창이고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이 뚫리면 이천시에 이천역과 부발역이 들어선다.

오산시는 가장산업단지가 든든한 수요층을 형성한다. 제1지구(51만4000㎡)와 제2지구(59만9000㎡)로 나눠 조성되는데 이미 단지 조성을 마쳤고 기업들이 줄줄이 입점하고 있다. 제1지구는 애초 44만2000㎡로 조성될 계획이었지만 7만1000㎡가 확대됐고 기계·전기·전자·화학 등 30여 기업이 입주한다. 제2지구는 음식료·출판·의료·화학 등 업종 관련 70여 기업이 들어선다. 2010년 아모레퍼시픽이 입점하기로 하면서 화장품 관련 기업이 줄줄이 몰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8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신청사가 준공했고 11월 말 입주한다.

이들 지역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기본적으로 산업단지에서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 직주근접성이 좋아 산업단지 근로자들을 배후 수요로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평택시는 삼성·LG산업단지 주변이나 고덕신도시, 미군이 이전하는 팽성읍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평택역 역세권도 입지가 좋은 편이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아니어도 소형 아파트도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한상가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평택시 비전동 한성아파트 79㎡형으로, 수익률이 연 7.7%다. 최근 비전동 소사벌지구, 청북지구 등지에 새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

안성시는 최근 원룸 공급이 크게 늘었다. 한동안 소형주택 공급이 뜸해 대부분 낡은 주택뿐이었는데 신세계 등이 물류센터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임대수요를 노린 투자자들이 원룸 신축에 나서고 있다. 공도읍 A공인 관계자는 “새 원룸은 기존 원룸보다 월세를 10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어 전용면적 33㎡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5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기존 원룸을 매입해 임대해도 연 7~1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33㎡형 매매가는 5000만~7000만원 정도고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40만원선이다.

이천은 새로 뚫리는 교통망 인근을 눈 여겨볼 만하다. 중부고속도로 남이천나들목,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이천·부발역이 새로 조성된다. 다만 신설역이 가까워도 역세권 상권이 제한적일 수 있어 입지를 잘 골라야 한다. 역세권 개발방식이 수용인지, 환지인지에 따라서도 수익률 편차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개발 윤곽이 나온 후에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눈에 띄는 주거지는 우선 마장면 오천리 일대 86만㎡에 조성되는 마장택지개발지구가 있다.

인근에 특수전사령부가 이전해 지구 안에 간부용 영외숙소 등 1000여 가구와 공공·민영주택 3900여 가구 등 총 4800여 가구 아파트가 들어선다. 중리동 일대 86만㎡에는 중리택지개발사업 진행 중이다. 중리지구에는 아파트 5700여 가구가 들어서며 2014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데 이천시청·경찰서 등과 행정타운이 가까워 수요층이 든든한 편이다.

상승 여력 따져봐야

오산시는 가장산업단지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조성이 마무리 단계인 가장산업단지 제2지구 입주율이 신통찮다. 현재 에이스틸사와 더미스킨사 등 화장품 업체가 입주 의사 밝혔지만 입주율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오산시가 특구 지정에 나서 장기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오산시는 최근 2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다. 향후 분양하는 새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단,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시세가 많이 뛰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오산시의 경우 2년 새 집값이 30%씩 뛴 단지도 적지 않다. 갈곶동 동부아파트 76㎡(이하 공급면적)는 2년 전보다 3000만~5000만원 정도 집값이 올라 1억4000만~1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현재 가격에 이미 개발 호재가 반영돼 추가 상승 가능성이 희박할 수 있어 지난 몇 년간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