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2013년 정기 인사의 특징은 성과주의 중시로 요약할 수 있다. 또 ‘조직을 더 젊게 만들고, 실력만 있으면 출신은 묻지 않으며, 금융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는 두 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돈주(56) 부사장이 전략마케팅담당을, 홍원표(52) 부사장이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을 맡게 됐다.해외 영업통인 이 사장은 2009년 1월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으로 부임한 뒤 갤럭시 시리즈를 글로벌 1위에 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 사장의 승진으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부문장인 신종균(56) 사장을 비롯해 이철환 개발실장,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등 사장이 4명이 됐다. KT 임원 출신인 홍 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임원으로 합류한 후 이번에 사장에 올랐다. 그는 통신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휴대폰 사업 일류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기판유리 양산에 성공한 박원규(53) 삼성코닝정밀소재 부사장, 특수선박·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선박 건조를 주도한 박대영(59) 삼성중공업 부사장,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자산 운용을 도약시킨 윤용암(56) 삼성자산운용 부사장도 사장에 올랐다.지난해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을 내부에서 발탁한 데 이어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부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내부 승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간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출신 임원이 다른 계열사 사장으로 가는 관행이 있었다.박근희(59) 삼성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사장을 역임한 금융전문가인 그는 지난해 삼성생명 사장으로 부임한 뒤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청주상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그는 “상고와 지방대 출신이란 점이 한번도 걸림돌이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는 임대기(56)·이인용(55)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 사장은 제일기획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제일기획 광고팀장, 국내광고 부문장을 거친 그는 2009년 미래전략실로 옮겨 광고·홍보 분야를 맡아 오다가 이번 인사로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다.MBC 앵커 출신 이인용 사장은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입사한 뒤 사내·외 소통 강화와 그룹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이 됐다. 이인용 사장과 홍원표 사장은 삼성이 순혈주의에서 탈피해 중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번 인사로 사장단 업무도 일부 변경됐다. 권오현(60)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직해오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직을 김기남(54) 종합기술원장이 맡는다. 권 부회장은 DS부문장과 종합기술원장직을 겸직한다.신동빈 회장 “준비된 경영으로 저성장 대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2월 5일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준비된 경영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인재개발원 용인연수원에서 2012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고 “많은 전문가가 세계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불황기에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롯데그룹의 국내외 44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롯데정책본부 임원 등 총 53명이 참석했다.신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어야 기회도 모색하고 성장을 위한 도약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비상경영이라고 연구비, 제품 개발비 같은 미래성 비용을 아끼는 것은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황일수록 고정관념을 버리고 발상을 전환해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경영행보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롯데의 업종과 관련된 좋은 M&A(인수합병) 물건이 나왔을 때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어 “해외 사업이 매출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등 꾸준하고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아시아 톱 10 기업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해외 사업 확장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기에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준비만 열심히하다 타이밍을 놓쳐 많은 투자비를 들이고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러시아 롯데호텔과 베트남 하노이센터를 통한 롯데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 계열사 성장을 이끌어낸 사례를 제시하며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정말 중요한 성공요소”라고 말했다.정준양 회장 “주인의식으로 혁신역량 높이자”포스코를 비롯해 출자사·해외법인·외주파트너사·공급사 등 포스코패밀리사 임직원 1600여명이 모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을 다짐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12월 5일 경북 포항 한마당체육관에서 포스코패밀리는 한 해 동안 펼친 혁신활동을 돌아보고 우수혁신사례를 공유하는 ‘IF(Innovation Festival·혁신축제) 2012’를 열었다.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공급 과잉에 따른 철강경기 침체 속에서도 철강업체 경쟁력 1위를 지켜낸 데는 패밀리 차원의 혁신활동이 있었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 소통·협업·융합이라는 테마를 몽골 유목민의 생존법과 바이킹의 이동, 실크로드 상인을 통해 각 지역으로 전파된 국수의 진화와 발전 등이 담긴 영상으로 풀어냈다.이번 IF에서는 올 한 해 우수한 성과를 낸 개인과 조직 총 60건이 상을 받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날 “위기를 공유하고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모두 주인의식으로 무장하고 혁신역량을 높여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하드웨어 중심으로 진행된 원가절감 등의 혁신활동을 소프트웨어에도 적용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패밀리의 힘을 모아 내년에도 힘찬 도약을 이어나가자”고당부했다.
정몽원 회장 “해외 사업 적극 진출”한라건설이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한라건설은 12월 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정몽원 회장 주재로 한라그룹 건설부문 워크숍을 개최하고 해외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는 정몽원 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무현 부회장, 최병수 사장, 한라엔컴 이은시 사장, 한라개발 배영한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각국에서 활동 중인 해외 법인장들도 참여했다.한라건설은 이날 워크숍에서 Need(진출·성장·확대에 대한 공감대 형성), Solution(다르게, 새롭게, 더 뛰어야) Visualization(성과평가, 지원, 보상규정 등), Action Plan(구체적 실행방안) 등 해외 사업의 4대 추진 원칙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소통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사·현장·현지 지사가 하나의 ‘One Body’ 체계를 형성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