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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삼두체제의 완성 - 재닛 옐런, FRB 의장에 지명되면서 메르켈 독일 총리, 라가르드 IMF 총재와 세계경제 이끈다

재닛 옐런이 세계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여성 삼두체제를 완성하려는 참이다. 옐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지명됐다. 상원의 전폭적인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과 4명의 여성 대법원 판사 재직자(3명은 현직) 같은 유력한 여성들을 뛰어넘어 쿼츠(경제뉴스 웹사이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 역사상 가장 막강한 여성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성이 지배하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막강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이끄는 다른 두 여성과 합류하게 된다.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지 8년이 흘렀다. 그녀는 지난 9월말 3선에 성공했다. 독일은 유럽 금융의 명실상부한 대들보 역할을 한다. 그리고 메르켈의 총선 승리는 그녀가 독일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사령탑이라는 증거가 된다.

그녀가 추진한 긴축조치는 이미 재정적으로 탄탄한 독일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권) 변두리에 있는 나라들은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다. 그리스같은 나라가 대표적이다. 여러 해 동안 헐떡거리며 독일이 강제한 정부 지출삭감에 반대하는 폭력시위를 진압해야 했다.


독일 경제의 강점은 대부분 전임자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통과시킨 개혁의 유산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유럽 대륙이 국가부채의 하중을 견뎌내도록 떠받치면서 포브스가 선정한 2013년 100대 여성 실력자 리스트의 정상 자리를 지킨다. 그녀 곁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거의 뜻이 맞지 않는다.

두 지도자는 유럽연합의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유럽연합·국제통화기금) 체제를 구축했다. 부채에 허덕이는 회원국들의 구제를 담당하는 3대 금융기관이다. 하지만 취약한 경제를 보호하는 방법에 관해 두 사람은 정반대의 견해를 나타낸다.

보수적인 메르켈의 거의 웃음기 없는 얼굴은 게르만 민족 특유의 냉정함과 진지함을 풍긴다. 그녀는 재정적 통일성과 규율을 촉구한다. 9월 22일 총선을 앞두고 국내경제의 강점 홍보에 열을 올리며 트로이카의 금고에 더 많은 자금을 기여할 의사가 없는 듯했다. 라가르드의 말쑥한 바지 정장은 그녀의 프랑스풍 세련미를 말해준다. 2012년 유럽에 적어도 1조 달러의 긴급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IMF 회원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2012년 1월 라가르드가 베를린의 독일외교협회에서 연설할 때 두 지도자 간의 갈등이 뚜렷해졌다. 그녀는 세계가 “1930년대 대공황 같은 순간”을 피하도록 독일이 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뒤 영어 대신 독일어로 연설하며 요한 볼프강 괴테의 시를 인용했다.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해야 한다.” 옐런은 두 여성 사이에 어느 정도 다리 역할을 할지 모른다.

옐런은 라가르드와 마찬가지로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성장을 지지하는 듯하다. IMF는 10월 9일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긴급조치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의 결과를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정가 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저리 자금’의 공급중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투자자들이 무려 2조3000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FRB는 매달 850억 달러를 시중에 푸는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다수 지표는 옐런이 그와 같은 양적완화정책을 계속할 것임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옐런은 유럽경제사 문제에도 독특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메르켈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옐런은 1991년 동독 노동시장에 관한 기념비적인 연구논문을 공동 저술했다. 메르켈은 옛 소련 시절의 동독에서 태어났다. 옐런의 논문은 옛 동독 근로자들이 독일 통일의 조건에 따라 어떻게 고용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밀려났는지 “설득력 있게” 입증했다. 공적통화·금융기관포럼(OMFIF) 데이비드 마시 회장의 평가다.

“옐런이 잘 알듯이 그 경험은 변두리 유로화 사용국들의 일부 운명을 의미심장하게 반영한다. 그들은 1999년 독일과 통화를 통합한 뒤 극심한 경쟁력 상실과 높은 실업률에 신음해 왔다.” 지난 8월 마시가 평했다. “두 여성이 앞에 놓인 장애물을 뛰어넘는다면 단순히 경제뿐 아니라 많은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당시 마시가 말한 장애물, 즉 옐런의 지명 확보와 메르켈의 총선 승리는 이미 극복됐다.

— ALEXANDER C. KAUFMAN



“개방형 세계경제 체제 구축하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경제 회복이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일 될 것이라고 예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경제 회복이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경제의 7% 성장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범위 안에 든다”고 덧붙였다.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은 “아태 지역 국가는 세계경제 회복 과정에서 엔진 역할을 맡아야 하고, 개방형 세계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극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한 APEC은 거시경제 정책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회원국 관계와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심화하며 경제일체화(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에서 우려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하며 “연간 성장률 7%”가 2020년까지 일인당 소득을 배로 늘린다는 중국의 중기 목표를 이루는 데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세계경제의 완전한 회복과 건전한 성장을 이루는 것은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의 미래는 자신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자체 규제의 의도된 결과일 뿐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기초여건이 튼튼하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경제 부양보다는 개혁에 더 비중을 둔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부채를 끌어 들여 기반시설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경제를 좀 더 지속 가능한 길로 이끌 생각이다. 그러나 급진적 개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두뇌집단의 분석가들은 중국에선 개혁의 여지가 제한돼 있다고 본다. 정책의 급진적인 변화가 성장률 둔화를 악화시켜 결국 정부가 시장통제 정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연방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셧다운) 때문에 아시아 순방자체를 취소했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여러 국가들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APEC의 2개 회원국은 세계 전체의 실질적 GDP 성장 중 55%를 차지한다.

투자자들과 대중이 중국 경제의 급속한 둔화를 우려하자 지난 8월 중국 통계청은 올해 성장률이 7.5%로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해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려 했다. 중국 경제는 상반기 6개월 동안 연률로 환산해 7.6% 성장했다. 2012년의 7.7%, 2011년의 9.3%보다 감소했다.

— M ROCHAN




“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 탈레반의 총격을 받고 살아 남은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 호소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는 여성의 교육 권리를 옹호하는 세계적인 상징이 됐다. 그녀는 정확히 1년 전 탈레반 괴한에게 총격을 받아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런데도 그녀는 파키스탄 정부에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탈레반은 파키스탄인 수천 명을 살해했다.

말랄라는 총상을 치료하는 수술을 장기간 받은 뒤 현재 영국 버밍엄에 살고 있다. 그녀는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을지 모른다는 소문에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면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받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 없다. 내 목표는 노벨평화상이 아니라 평화를 얻는 것이고, 모든 어린이가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10월 11일 노벨위원회는 말랄라 대신 화학무기금지 기구를 노벨 평화상수상자로 선정했다.)

또 말랄라는 파키스탄 정부에 탈레반과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나와즈 샤리프 총리와 임란 칸 야당 대표도 환영하는 바다. “문제를 해결하고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길은 대화”라고 말랄라는 말했다.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테러와 극단주의에 대항해 싸우는 최선의 길이 아주 간단하다. 어린 세대에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녀는 탈레반이 평화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대화를 통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고 구타하는 행위는 이슬람에 정면 배치된다. 이슬람의 이름을 악용하는 행동이다.” 말랄라는 조국으로 돌아가 정치를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우리 나라의 미래를 바꾸고 교육을 의무화하고 싶다. 나라가 평화를 되찾고 모든 소녀와 소년이 학교에 다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한편 ABC 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샤히둘라 샤히드는 말랄라가 여자아이들의 교육을 주창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우리가 다시 그녀를 찾아낸다면 그녀를 살해할 것이다. 그녀의 죽음에 우리는 긍지를 느낄 것이다. 그녀는 교육을 전파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슬람을 조롱했기 때문에 우리의 표적이 됐다.”

— PALASH GHOSH




노벨상의 역설 - 스티븐 호킹, 입증하기 불가할 뿐 아니라 관측조차 어려운 연구에 매달려 물리학상 못 받아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은 우주 탄생의 열쇠로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일찌감치 예견한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 피터 힉스와 벨기에의 브뤼셀자유대 명예교수 프랑수아 앙글레르에게 돌아갔다. 저명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올해도 상을 못 받았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과학의 최고 영예인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려면 아카데미상을 받는 것보다 조건이 훨씬 까다롭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물리학상은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을 한 사람”에게 수여돼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발견이나 발명’이다. 우주가 작동하는 원리를 아무리 멋지게 설명해도 그 이론을 받쳐주는 탄탄한 증거가 없으면 상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 결과 경이로운 물리학 이론의 제안과 노벨상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생긴다. 예를 들어 피터 힉스가 물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소립자들이 어떻게 질량을 얻는지 설명하는 방식을 생각해낸 것은 정확히 49년 전이었다.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이 질문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물리학 표준모형(Standard Model of Physics)의 마지막 퍼즐 조각 중 하나였다.

질량이 없으면 모든 물질은 광자(photon)와 같아진다. 그러면 물질이 빛의 속도로 움직여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아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힉스의 이론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의 가정된 존재를 근거로 했다. 힉스 입자와 그 원천인 힉스 장(Higgs field)은 수십 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지하에 건설된 대형 강입자 충돌 가속기를 통해 힉스로 추정되는 입자가 발견됐다.

2012년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에서 힉스 추정 입자가 발견되자 호킹은 힉스가 노벨상을 타리라고 예측했다. 호킹은 물리학 이론을 두고 내기를 거는 버릇이 있다. 그는 힉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돈을 걸었다가 추정 입자가 발견되자 내기에서 졌다고 인정하고 미시간대 물리학자 고든 케인에게 100달러를 건넸다.

호킹은 노벨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터무니없는 일처럼 보인다.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를 썼고, 블랙홀의 청사진을 만들어낸 과학자가 아직도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니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호킹이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에 이끌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M이론으로 불리는 끈이론을 연장해 양자 물리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조화시키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M이론은 시공간에 11개의 차원이 있다고 상정한다. 그러나 빛 같은 특정 에너지는 ‘막(brane)’으로 불리는 3차원 공간에 갇혀 있다.

M이론은 입증될 수만 있다면 이른바 ‘만물의 법칙(theory of everything)’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현실적으로 검증할 방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끈 이론의 일부 측면은 검증이 가능하지만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고출력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의 기술 능력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도 일부 있다. 예를 들어 학자들은 LHC에서 양자를 충돌시켜 힉스 비슷한 입자를 발견했는데 그 입자가 끈이론의 기본 중 하나인 초대칭 개념을 입증할 수 있다.

스티븐 호킹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좀 더 현실적인 주제는 블랙홀 연구일 듯하다. LHC가 소형 블랙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LHC 내부에서 입자가 서로 충돌하면 극소형 패키지 속에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질량-에너지 등가성(아인슈타인의 E=mc₂ 등식) 덕분에 우리는 입자의 에너지가 많을수록 질량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안다.

호킹은 2012년 시애틀 과학축제에 참가해 이렇게 농담했다. “그런 소형 블랙홀은 일단 만들어지면 ‘호킹 방사(Hawking radiation)’로 알려진 에너지 방출을 통해 모든 질량을 잃게 되고 블랙홀이 증발하면 모든 정보도 사라진다. 그러면 내가 노벨상을 타게 된다.”

—ROXANNE PAL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