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과 미국의 경제 제재 위협에도 크림공화국 주민들은 3월 16일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해 러시아에 귀속되기로 결정했다. 다음 수치를 보면 그 결정이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듯하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해 옛 소련권 국가 15개국 중 11개국 국민을 상대로 1991년의 소련 붕괴가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인 응답자의 56%는 소련의 붕괴가 자국에 ‘해로운’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소비에트연방 해체가 ‘이로웠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보다 러시아계 주민의 비율이 훨씬 높다. 따라서 그곳 주민들이 옛 소련의 종주국이던 러시아에 우호적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소련이 붕괴한 1991년부터 2012년까지 우크라이나 경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36% 성장했다. 그 정도면 건전한 성장수준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제외하고 옛 소련권 국가 전부는 우크라이나보다 1인당 GDP 성장률이 훨씬 높았다.원래 우크라이나보다 1인당 GDP가 월등했던 러시아는 같은 기간 276% 성장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는 소련 붕괴 전에도 1인당 GDP가 아주 낮았기 때문에 136% 성장이라는 수치가 더욱 왜소해 보인다.따라서 서방의 경제 제재 위협에도 크림공화국이 러시아의 일부가 되고 싶어한 게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러시아의 군사적 보호와 상대적으로 더 안정된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