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저자와의 대화 | [미래 경영] 펴낸 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 - 미래를 기회로 만드는 3차원 예측법
사회·기술·환경·인구·정치·경제·자원을 시간·공간·분야의 3요소로 분석
▎사진:중앙포토
현대사회의 변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사회가 가진 불확실성도 더 없이 커지고 있다. 기술이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고민하는 주제다. 그는 “10년 앞만 생각해도 가슴이 갑갑해진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 개발은커녕, 주력 산업이 가진 경쟁력을 유지하는 일조차 벅차 보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미래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왔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한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야 하나. 그는 “지금처럼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미래 예측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17년 간 KAIST 전산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 네오위즈 창업자 신승우 대표 등 수많은 벤처 기업인을 키워내며 ‘K AIST벤처 창업의 대부’로 꼽혔다. 2000년대 초반엔 KAIST에 ‘바이오및뇌공학과’를 개설했다. 우리나라 먹거리 창출의 핵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에 있다고 생각해서다. 이후 수많은 인재를 양성했고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그러던 그는 2011년 새로운 분야에 주목하고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미래학이다.
▎저자 : 이광형 / 출판사 : 생능 / 값 : 1만8000원
“목표는 우리나라의 장기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일입니다. 2013년 KAIST에 미래전략대학원과 미래전략연구센터를 설립해 동료 교수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국회 최고위미래전략과정을 이끌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미래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미래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이번에 출판한 [미래 경영]은 그가 KAIST에서 지난 수 년 간 강의하는 가운데 찾은 방법론이다. 이 교수는 강의시간에 토론을 즐긴다. 무모하고 심지어 무례한 질문에도 개의치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치고 들어오는 비판이다. 이를 통해 가설을 보완하고 더욱 날카롭게 다듬을 수 있다. “방법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미래를 이야기하며 가장 확실한 점은 아무도 미래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래는 예측이 필요한 분야다.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준비해야 실제 벌어진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했다. 별자리를 분석했고, 사주팔자를 따졌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은 본성이 있어서다.
그는 책을 통해 미래 경영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환경·패턴·목표를 탐색하는 예측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미래를 분석하고 인식하기 위해 글로벌 미래학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접근법을 보여준다.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7가지 요소가 있다. 미래 변화 7대 요소인 ‘S T E P P E R’는 사회(S o c i et y)·기술(Technology)·환경(Environment)·인구(Population)·정치(Politics)·경제(Economics)·자원(Resource)의 머리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미래학은 이 7가지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원인을 파악하고 변화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이 교수는 여기에 새로운 방법론을 더했다. 그가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며 정리한 3차원 미래 예측법이다.“예측 오류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회 분위기에 따라 같은 요소가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를 감안하며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3차원 미래 예측법은 시간·공간·분야의 3요소를 확정한 다음 분석을 시작한다. 볼펜을 예로 들어 보자. 볼펜은 2015년(시간)에 존재하고, 일반 기업 사무실(공간)에 있고, 플라스틱 재질로 글 쓰는 도구(분야)로 사용한다. 이제 3가지 요소를 변화시켜 보자. 10년 후를 가정하면 볼펜은 2025년에 존재한다. 사무실이나 가정집(공간)에서 여전히 사용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잉크가 나오는 형태는 많이 줄어들고 전자펜 유형(분야)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한국은 그동안 추격형 전략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 미국과 일본이 걸어온 길을 따라 움직이면 됐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이제 직접 길을 개척하는 선도형 전략을 세워야 하는 시기다. 이 교수는 “먼 훗날의 일로 생각되는 미래도 어느 순간엔가 내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포기하면 미래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에 감당할 길이 없어진다. 미리 준비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세워야 한다. 미래 분석은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관심을 두고 계속 자료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어느 미래학자가 말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요. 최선을 다해 오류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를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