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한국군이 이라크에 파병됐지만 경제적 실익이 없다. 지난해 12월 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카이로=서정민 중앙일보 특파원.“재주는 곰이 넘고 계약을 따내는 것은 외국 기업들이지요.” 최근 아르빌 자이툰 부대 내 코리아센터에서 사업하던 K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아르빌에서의 사업을 정리했다. 이라크를 겨냥한 우리의 경제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이라크 입국 금지조치로 사실상 경제활동 자체가 어려워 지난 일 년 동안 수출이나 건설 수주는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3600여 명에 달하는 장병과 막대한 국고가 사용되는 이라크 파병. 하지만 경제적 실익은 전무하다는 얘기다.
“한국군에 감사”=한국군이 주둔하는 아르빌 시내의 최대 호텔인 아르빌 호텔은 방이 없다. 2004년 문을 연 이후 100% 객실 예약률을 계속 유지해왔다. 외국인 투자자와 회사 직원들이 대부분의 방을 장기 임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K씨는 이 호텔에 머무르는 한 독일 친구로부터 최근 속쓰린 말을 들었다.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의 쿠르디스탄 지역 담당자인 그는 “우리는 한국군에 감사해 하고 있다. 이곳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군이 직접적으로 치안을 담당하지는 않지만 3600여 명의 외국군 주둔이 현지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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