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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IT강국’ 한국부터 왔어요” 

그레이엄 매튜스 신임 뉴질랜드투자청장 


"한국은 처음인데 (방한 일정이) 짧죠? 40개가 되는 뉴질랜드투자청 해외사무소를 다 도는 것도 큰일이네요. 토요일에 일본에 갔다가 중국도 들러야 합니다.”

5월 13일 뉴질랜드 대사관 로비. 신임 그레이엄 매튜스 뉴질랜드투자청장은 “어제 도착해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을 거쳐 하루 일정으로 다녀가는 해외 인사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3박4일 일정이 짧다며 쑥스러워하는 그가 신선해 보였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매튜스 청장은 지금 투자청 산하 해외사무소를 하나씩 돌아보고 있다. 그는 투자청 혁신방향을 정하자마자 해외근무 직원 90명을 일일이 만나 이를 설명할 예정이다.

그가 아시아 순방길에서 가장 먼저 찾은 나라가 한국이다. 그는 “IT는 뉴질랜드에 무척 중요하다”며 그래서 IT 강국인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는 예전에는 세상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와 긴밀히 연결된 가운데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입니다.”뉴질랜드는 IT기술이 다른 분야와 별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낙농, 생명공학, 영화산업 같은 뉴질랜드 핵심 산업군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IT기술을 활용한다.

전국을 초고속인터넷망으로 엮는 광네트워크 공사는 세계 경제와 끈을 이어주고, 무선태그(RFID) 같은 기술은 육우나 젖소 생산은 물론 키위 출하량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뉴질랜드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상위권을 양보한 적이 없다. 올해 3월 포브스가 발표한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도 5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반지의 제왕’.
매튜스 청장은 “뉴질랜드에는 기본적으로 투자 제약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를 가리지 않고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모든 기업은 전체 경비의 15%를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뉴질랜드에 투자한 모든 기업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을 매칭펀드로 재투자 받는다.

투자자 우선이라는 비즈니스 마인드도 주목할 만하다. 방한 중에도 대성, 오뚜기 등 한국 기업의 회장들을 만나 취임인사를 했다. 매튜스 청장은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영국의 잘나가는 투자컨설팅회사의 파트너였다. 공직생활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한 지 6개월도 안 된 청장에게 이 일을 그만두면 무엇을 할거냐고 물었다.

“(웃음) 아마도 다시 민간 분야로 돌아가겠죠. 제가 공직에 있는 것은 맞지만, 투자를 유치해 좋은 성과를 내는 건 민간이든 공공영역이든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직자지만 100% 비즈니스 마인드로 일하고 있죠.”

988호 (200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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