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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트라우마’에 몸살 앓다 

죽어가는 기업 임원의 마지막 ‘직장別曲’
재취업 면접 때 “부장도 괜찮다” 했지만 핀잔만 들어 

이윤찬 기자·chan4877@joongang.co.kr
여기 죽어가는 회사의 임원이 있다. 두 번째 시련이다. 그의 첫 번째 직장은 외환위기 폭풍에 휘말려 쓰러졌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바람 앞에 등불 신세다. 그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모아놓은 돈은 없고, 재취업의 문은 바늘구멍만큼 좁다. 자존심을 접고 ‘부장’으로 지원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핀잔과 냉대뿐이다. ‘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중견기업 임원의 애달픈 ‘직장별곡’을 들어봤다.
참여정부 시절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했던 중견기업 A사. 하지만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회사의 성장엔진이 멈췄다. 세계 불황 탓에 매출이 급감했고, 지나친 차입으로 인한 금융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800여 명에 이르던 직원은 어느새 3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진행된 구조조정.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도 ‘두려움’을 안고 산다. 이 회사의 B전무는 요즘 1인3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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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호 (201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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